나의 이야기

옥상은 재활 치료 센터...

쉰세대 2023. 2. 21. 23:13

재활 병원에서 3주일 입원해서 치료받고 퇴원하여
집으로 왔는데 나의 집은 언덕 위에 위치해 있고
또 건물의 4층이라 내려가기가 쉽지 않다.
집으로 온 10일 후 필요한 게 있어 집 가까운 곳의 편의점을
잠시 다녀왔는데 그날 밤에는 너무 힘이 들어 완전히 초주검 상태였다.
이러니 외출은 생각도 못하니 밖으로 나갈 수가 없고
운동은 해야겠기에 옥상으로 올라가서 일단 걷기 운동부터 하려고 생각했다.

           **1월 26일...(수술 후, 38일,)**

그런데 밤사이 눈이 와서 옥상이 흰 눈으로 덮였다.
일단 눈 녹을 때까지 옥상에서 운동하는 건 포기하고
거실을 빙글빙글 돌아 2.000보를 걸었다.

다행히 날씨가 따뜻하여 3일 지나니 눈이 거의 녹고 하늘이 맑다.

토요일 오전에 걷는데 비행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날아간다..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비행기..

오후 구름이 몰려 와 해를 가린다.
비 올 구름이 아니고 석양이 구름에 가려 멋진 모습을 연출한다.

                    **( 1월 29일,  오후 4:54,) **

보통 오전에는 날아가는 비행기가 많고
오후에는 날아오는 비행기가 많다.

어느 날은 하늘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고
어느 날은 파란 하늘에 흰구름이 떠 있고

어느 날은 먹구름이 뒤덮고 있을 때도 있다.
나는 흰 구름이 적당히 있는 하늘이 좋다.

하늘이 우리네 일생과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옥상에서 보면 SBS 방송국이 보이고
뒤쪽 높은 아파트는 현대 41인데
아래는 현대 백화점이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이다.

 

옥상을 한 바퀴 돌면 정확하게 500보이다.

                  **1월 31일, ( 수술 후 43일 ,)**

 

어디에서 오는 비행기이고

 

어디로 가는 비행기 일까?
걷기만 하면 심심하고 지루할텐데 비행기 날아오고 가는 걸 보며
이런저런 상상하면 시간이 잘 간다.

걷다 하늘을 보니 낮달이 제법 크기에 달력을 보니
정월 열하루이다.
며칠 후면 정월 대보름이 되겠네..

내 걸음걸이가 어떤가 보기 위해 신발에 물을 묻혀
걸어가며 발도장을 찍어 봤다.

 

                     ** ( 2월 3일, 오후 5:52,) **

 

겨울 동안 옥탑방에 들어 놓았던 천리향이 꽃봉오리가 예쁘게 맺혀있다.

 

옥상 바닥에 매직펜으로 줄을 그어놓고
걷는 연습을 해 봤다.

1월 31일 수술한 강북 삼성병원에 경과 보러 갔는데
수술하신 교수님이 아직 제대로 꺾이지도 않았고
펴지지도 않았다며 운동을 더 하라고 하시기에
걷는 것 만 가지고 안 될 거 같아 연구를 하다
빨래 건조대 두 개에 막대기를 걸어 놓고 무릎을 올리는 운동을 하기 위해
이렇게 설치해 봤다.

 

2월 5일, ( 수술 후 48일 ,)

무릎을 들어 올리는 연습을 했다.

무릎 들어 올리기 운동을 하고 나니 계단 오르기와 내려가기가 훨씬 수월하다.

날씨가 봄날처럼 따뜻하기도 하고
천리향은 땅에 심으면 월동도 하는 나무이기에
옥탑방에서 아들이 들고 나와서 옥상 제자리에 두었다.

천리향 꽃봉오리가 많이 맺어 있다.
머지않아 필 거 같다.
금방 필 거 같은 꽃봉오리가 2주일이 지났는데 

아직 안 핀다.

 

                           ** ( 2월 5일 , 오후 5: 41,) **

 

                                    ** ( 2월 6일, 오후 5 : 31,) **

 

높은 하늘에 비행기 지나간 자국이 포물선을 그리고

태양의 빛의 굴절로 얼른 거리고 하늘색은 주황색으로 환상적이다.

 

저녁노을 사진을 찍을 때 비행기 날아오는 모습을 함께 찍는 걸 좋아한다.

 

 

2월 13일 , 오후 5;09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
1초 1분도 같은 모습이 없다.

 

                  **  2월 13일, 오후 5:52, **

 

              ** 2월 15일 , 오후 12 : 50,**

 

               ** 2월 15일, 오후 5: 57,**

1년 중 이 계절 이 시기가 저녁노을이 제일 예쁘다.

 

옥상에서 걷기 운동을 하는 동안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과

어디에서 오는 비행기인지 석양으로 날아오는 모양을 즐기며 

걸으니 지루하지 않고 걸을 만하다.

 

아이들이 주문 한 실내 자전거가 도착했다.
10 일 전에 주문했는데 우리가 직접 조립할 수가 없으니
조립하는 기사 일정에 맞추다 보니
10 일이나 늦게 배달되었다.

무릎 치료용이니까 일반 실내용과 크기와 모양이 다르다.
하얗고 자그마한 게 예쁘기까지 하다.


아이들은 거실에 두고 TV 보면서 타면 지루하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거실에는 둘 곳도 마땅하지 않고 우리는 TV를 즐겨 보지 않기에 빈방에 설치했다.

                    ** 2월 16일, ( 수술 후, 58일 ,) **

시운전을 해 봤다.
자전거를. 타며 셀프로 찍었더니 많이 흔들리며 찍혔다.
아이들에게. 동영상을 보냈더니 자전거가 고정이 되지 않고
움직이냐며 답신이 온다.
고정이 잘 되어 조금도 흔들림이 없다.

 

처음 타는 날은 재활병원에서 처럼 15분을 탔다.

오늘은 옥상에서 걷는 운동을 하고 무릎 올리기는 안 한고

자전거 타기 30분을 했다.

오늘이 정확하게 수술한 지 2개월 하고 2일째인데

날짜로는 64일째이다.

일요일 아들이 와서 보고는 걸음걸이가 2주 전 보다 많이 안정이 되었다며

칭찬을 해준다.

요즘은 볼일이 있으면 가까운 거리를 가기도 한다.

지난 금요일은 우체국도 다녀오고 어제는 주민센터도 갔었는데

옥상을 걸을 때는 바닥이 평평해서 잘 걸었는데

막상 밖에서 걸을 때는 바닥이 울퉁불퉁해서 조심스럽고

힘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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