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그 놈 목소리, ( 보이스 피싱,)

쉰세대 2022. 4. 20. 00:16

요즘 뉴스에서 심심찮게 보이스 피싱에 대해 나온다.

그런 뉴스를 볼 때마다 참 나쁜 놈들이네... 하며

남의 일로만 알았다.

그런데 나에게도 악마 같은 그놈의 목소리가 들렸다.

 

위의 음성 파일은 나에게 그놈에게서 걸려온 전화 녹음이다.

제주도 여행 중이던 지난 3월 30일 낯선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내용은 들어보니 어이없는 거짓 전화이었다.

난 농협 은행과 거래를 하지 않으니 농협 통장도 없고

주민등록증도 항상 가지고 다니기에 금방 보이스 피싱이구나 하고

눈치를 챘다.

요즘은 전화통화를 하면 자동으로 녹음이 되기에

이 사실을 식구들과 지인들에게 이런 전화 조심하라며 보내주고 잊고 있었다.

 

오늘 점심식사 후 커피를 마시는데 집 전화벨이 울린다.

요즘은 모두 다 핸드폰으로 전화가 오기에

선거를 앞두고 설문 조사 전화인 줄 알고 받았다.

 

 나 :    여보세요?

 여자 :  이*영 씨 어머니세요?

 나 :  그렇습니다만 누구시죠?

 여자 : 이*영 씨가 많이 아파요..

 나 :   왜요? 어디가 아파요? ( 난 이때는 병원 간호사인 줄 알았다.)

       어디 다쳤나요?

여자 : 다친 게 아니고 이*영 씨 바꿔드릴게요.

그놈 :  ( 우는 소리로) 엄마, 엉엉엉...

         나 지금 사채업자에게 붙잡혀서 맞고 있어..

나 : ( 순간적으로 보이스 피싱이라고 눈치를 챘음. 그래도 모른 척하고 연기를 하며)

     왜 사채업자에게 맞고 있어?

  (그러니까 무엇으로 때리는 소리를 내고 그놈은 더 크게 울고 )

그놈 : 동창생이 보증서 달래서 썼는데 사채였나 봐, 그 동창생이 튀어서

         내가 대신 잡혀와서 맞고 있어.

        동창생이 사채를 5천만 원을 썼대...

( 통화 소리를 들은 남편이 아들에게 전화하니 아들은 잘 있다고 하고..)

 나 :  지금 아들에게 전화 왔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며 전화를 끊었다.

 

이런 전화를 연거푸 받고 보니 내 정보가 털렸나 보다고 아들이 걱정을 한다.

 

위에 녹음 파일을 공개를 하면 내 이름과 생년월일까지 공개가 되기에

안 하려고 했는데 여러 사람들이 주의를 하는 게 좋을 거 같아서 글을 쓰고 있다.

물론 미리 알고 피해를 입지 않지만 그래도 자식을 들먹이며 전화를 하니

마음 약한 사람들이 당하기도 한다.

고향에 사시는 시댁 친척 아주머니도 지난 연말에 이런 전화를 받고

천오백만 원이라는 거금을 당했다고 한다.

 

이런 놈이 판치고 다니는 세상이니 참 어수선하다.

안 잡는 건지 못 잡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