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겨울 안양천을 오가며...

쉰세대 2022. 3. 2. 23:23

2월도 다 지나가고 춘 3월이 되었는데도 아직 바람이 엄청 차다.

그래도 봄기운이 있어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볕은 바깥 날씨를 잊게 한다.

산책 겸 운동을 나가려고 해도 마음과는 달리 몸이 자꾸 움츠려 든다.

다른 곳에 가 봐도 겨울이라 재미가 없어니 매일 안양천으로 나가게 된다.

더 늦기 전에 겨울 안양천을 지나다니며 찍었던 사진을 부랴부랴 올린다,

 

안양천을 가기 위해 목동 아파트 4단지를 지나가는데

아빠와 딸이 고양이와 놀고 있다.

지나가다 보면 길냥이 여러 마리가 이곳에 살고 있는지 가끔 보였다.

 

갑자기 고양이가 나무 위로 눈 깜짝할 사이에 뛰어 올라간다.

같이 놀던 부녀도 놀라고 나도 놀라고...

고양이 꼬리가 예쁘다.

 

그러고는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목동 아파트를 지나면 실내 빙상장과 목동 운동장 옆을 지나간다.

 

목동 운동장에 코로나 선별장이 임시로 마련되어

휴일이면 검사받으러 온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목동 운동장 옆 고가도로로 올라와서 왼쪽으로 가면

목동 주경기장이 길 건너에 있다.

이날은 왼쪽 방향으로...

왼쪽으로 가면 한강과 합해지는 두물머리 쪽인데 이대 목동병원도 만나고

양정고등학교도 만나고 신목동역르로 내려온다.

우리 집에서 출발하여 안양천 둑으로 한 바퀴 돌면

2시간 반 거리인데 놀며 쉬며 걸으니 2시간 반 이상 걷는다.

 

이 날은 2월 초인데 날씨가 따뜻하여 오랜만에 맨발로 황톳길을 걸었다.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황토가 딱딱하기는 해도 싱그럽다.

 

세족장...

한글로 발 씻는 곳이라고 하면 좋을 텐데 유식하게 세족장이란다.

그리고 이곳 옆에 화장실이 있는데 화장실이라고 쓰지 않고

영어로 Toilets로 쓰여있고 Man,  Woman 으로 적혀있다.

우리나라 사람들 너무 똑똑해...ㅎ

 

아직은 동절기이기도 하고 수리 중이라서 발 씻는 곳에 물이 안 나온다.

옆 화장실에서 발을 씻었는데 발이 엄청 시리다.

그래서 다음날은 물티슈를 준비해 갔다.

 

 

 

목동 이대병원 뒤쪽 희망교를 건너면 억새가 하늘 높이 자라서

지나가기가 무서웠는데 어느새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잔디를 심고

의자까지 설치를 해 두었다.

이쪽은 영등포구 양평동 쪽이다.

 

개천을 정비하더니 서울 바람길 숲이라는 표지도 해두었다.

 

개천 가까이 걸을 수 있게 바닥에는 마대를 깔아 다니기 좋게 해 두었는데

아직은 울퉁불퉁하여 걷기가 어렵다.

 

안양천의 작은 섬.

바닥에 지프라기 같은 게 있어 자세히 보니 불이 들어오는 작은 전구들이다.

해가 지고 어두워지면 이렇게 조명이 켜진다.

 

사진을 찍게끔 액자도 만들어 놓고.

 

이 길은 보행자 길이 3곳, 자전거 도로가 1곳이 조성되어있다.

 

새로 보행자 전용길을 넓게 잘 만들어두었다.

영등포구에서 신경을 많이 썼네.

한강 2.3km는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 두물머리이다.

 

풀 속에 먹을 것이 있는지 많은 참새들이 날아든다.

참새들 날아드는 모습이 낙엽 같았다.

 

목동교 아래에는 겨울철이면 제설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이 차들은 염화칼슘을 뿌리는 차 들이다.

이 차들도 머지않아 철수하겠지.

 

물이 아직 찰 텐데 물닭인지 청둥오리인지 한 가족이 자맥질을 하고 있다.

 

어제오늘 날씨가 따뜻하니 물고기가 물밖로 많이 뛴다.

순식간에 뛰기 때문에 카메라로 찍을 수가 없다.

겨우 한 마리 찍었었는데 제대로 안 찍혔다. ( 3월 2일.)

 

와~~~

내 다리 좀 보소....ㅎ

 

양천구와 영등포구를 잇는 작은 다리 "희망교 "

이 다리를 건너 집으로 오는 날도 있고 좀 더 걸어서

신목동역에서 집으로 오기도 한다....

 

집으로 오는 길목 이화여대 목동 병원 옆의 양정고등학교...

역사가 꽤 오래되어 올해 졸업식이 중학교는 108회,

고등학교는 105회이다.

 

며칠 전 지나올 때는 졸업 현수막이 걸려있었는데

오늘 지나오며 보니 입학식 현수막이 걸려있다.

 

 

지난번 손기정 체육공원에 갔을 때 소개한 양정고등학교와 양정중학교가

이곳으로 이전해 왔다.

 

목동 운동장 옆 육교 기준으로 오른쪽으로 가면 만나는 영학정.

어느 날은 오른쪽으로 간다.

보통 한 번은 오른쪽, 한번은 왼쪽으로 걷는다.

오른쪽으로 가면 고척돔이 있는데 몸상태가 좋을 땐

고척 야구장까지 걷고 보통은 안양천 잠수교까지 걸으며

실개천에서 놀고 오기도 한다.

 

 

영학정 아래에 국궁장이 있는데 오늘은 활을 쏘는 궁사가 없다.

 

양천구에서 영등포구를 잇는 오목교.

우리가 처음 화곡동으로 이사 왔을 땐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가는 다리였는데

지금은 아주 큰 다리이고 복잡하다.

멀리 북한산이 보인다.

 

오목교 아래로 내려오면 실개천으로 가는 길목에 전에 없던 나무가 심어져 있다.

멀리서 보고 빨간 꽃이 핀 줄 알았다.

이름표를 보니 " 남천 오타 푸쿠 "라고 적혀있다.

늘 보던 남천보다 키가 작고 색은 더 진한데 열매가 없다.

 

넓은 꽃밭에는 아직 아무것도 안 심었나 보다.

무슨 꽃을 심었을까 궁금하다.

 

날씨도 춥고 오미크론 환자도 17만 명 ( 2월 25일 현재 ) 이상 나오니까

 산책 나온 사람이 없다.

 

 

산책 나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니 이 그네도 비어있다.

이곳에 앉아 한참 흔들거리고....

 

 

아직도 저 그네에 사람이 앉지 않았네.

항상 사람들이 앉아있어 저곳에 앉기가 쉽지 않은 곳인데...

 

 

실개천 전당대에서 내려다본 풍경..

 봄이 오면 노랗게 시든 저 풀들이 초록이 되어 더 예쁠 텐데...

 

하늘하늘 한 두 개씩 내리던 눈이 목동 아파트에 들어서니

 갑자기 소나기 눈이 되어 퍼붓는다.

바람과 함께 눈이 내리니 걸어갈 수도 없고 눈도 뜰 수가 없어

한참을 피하였다.

 

집에 도착하니 살아있는 눈사람이 되었다.

아마 이 눈이 올 겨울 마지막 눈이 되겠지. ( 2월 19일 현재 )

 

이곳 안양천은 우리 집에서 접근하기 좋고 평지이라서 걷기도 좋고

이곳을 한 바퀴 돌면 12.000보 정도가 되니 나의 하루 운동량이 알맞다.

그래서 자주 가게 되고 갈 때마다 색다른 게 있으면 사진을 찍게 되어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다.

이 사진들은 한번에 찍은게 아니고 갈때마다 찍어서 보관한 사진들이다.

일주일에 2~3번을 가니 완전 내 손바닥 안이다.

이제 3월이 되었어니 땅속에서 식물들이 기지개를 켜며 나올 준비를 하고 있겠지.

이 겨울 황량하고 쓸쓸한 게 지겨워 봄이 어느 때보다 더 기다려진다.

그리고 안양천의 변화가 많이 기대가 된다..

 

병원에 갔다 오는 지하철에서 바라본 한강.

양화대교가 멋져서 폰을 켰는데 차가 달리니 옆으로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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