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무지외반증 수술을 하다.

쉰세대 2021. 7. 25. 19:02

나의 신체 중 콤플렉스가 한두 곳이 아니지만 그중에  손발이 크고 못생긴 게 제일 신경이 쓰이는 것이다.

손이 너무 커서 어디 내어놓기도 싫고 발이 크니 신발을 살 때도 많이 창피하다.

그런데 발이 말썽을 부린다.

정확하게 10년 전에 무지외반증 수술을 했는데 다시 재발했다.

그 당시 그야말로 뼈를 깎는 아픔으로 다시는 안 하고 싶은 수술이었는데

엄지발가락이 휘어져 검지 발가락으로 기우니 다른 발가락 사이에 굳은살이 

박혀 걷는 게 아주 고역이었다.

참고 또 참았는데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수술을 결심했다.

 

요즘은 병원에 간호해줄 사람이 없어도 병원에서 해주는 곳이 많다.

이 병원도 보호자, 간병인이 없어도 걱정이 없다고 한다.

 

 

검사를 하기 위해 하루 전에 입원을 하였다.

병원에서 첫 식사.

반찬은 괜찮은 편인데 간이 약간 싱거워서 맛을 못 느꼈다.

이 식사 후 내일 수술할 때까지 금식이다.

 

나의 발을 수술할 의사 선생님.

 

수술을 하기 위해 마취는 하반신만 했기에 정신이 있어니 불안한 마음으로 마음속으로 기도를 많이 했다,

의사 선생님의 대화도 들렸다.

수술 시작하기 전 어떤 음악을 좋아하느냐며 물어보시기에 마음이 안정이 되는 음악이면 좋겠다고 했더니

이선희의 노래를 들려주셨다.

수술하는 시간이 길지 않았기에 음악 몇 곡 듣고 나니 수술은 끝났다고 하신다.

 

수술 후 첫 식사.

흰 죽과 뭇국 등 아주 부드러운 식사가 나왔다.

 

수술하는 방법이 최소침습이라고 한다.

중앙일보 기사에 수술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되어있다.

나도 십 년 전 아팠던 기억으로 무서워서 하기 싫었는데 지인이 이곳에서 수술하여

좋은 경과를 보고 결심하게 되었다.

 

오늘이 중복이라고 삼계탕과 수박화채가 나왔다.

 

수술 전과 수술 후의 비교 사진,

왼쪽 엄지발가락이 많이 휘어져있었는데 

오른쪽 사진이 수술 후 사진인데 핀을 4개로 고정을 시켰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고 살아있는 날까지 잘 걸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의사 선생님이 수술은 아주 잘 되었어니 걱정하지 마라고 하신다.

 

병원에서의 마지막 식사.

국 대신 누룽지가 나오고 야채샐러드가 있어 좋았다.

 

여러 종목의 스포츠 선수 치료를 하고 있는 거 같다.

 

이렇게 다시 수술을 했는데 이번의 수술은 뼈를 깎지 않고 심으로 발가락 뼈를 고정을 시켰다.

전에 수술했을 때는 입원을 일주일 이상 하였고 엄청 아파서 

 뼈를 깎는 아픔이었는데 또 그런 고통이 오면 어쩌나 걱정을 했는데

이번 수술은 그리 많이 아프지 않고 입원도 3박 4일을 하였다.

그리고  수술 다음날 비록 절뚝거리지만 걸을 수가 있다.

 

집에서 처음으로 스스로 소독을 하였다.

2주 후에 실밥을 뽑으러 다시 병원을 가고 

6주 후에 핀 뽑으러 또 병원에 가야 한다.

 

수술한 발에 신고 다녀야 하는 특수 신발.

이런 신발을 신고 운동도 하지 못하고 산책도 못할 거 같다.

그래도 뜨거운 요즘 어차피 바깥 외출이 힘든데 이때 하기를 잘한 거 같다.

그래도 6주를 집안에만 있을걸 생각하니 아득하다.

안양천에 백일홍이 많이 피었다고 동생이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안양천의 백일홍이 나를 기다릴텐데....ㅎ

백일 동안 피는 꽃이니까 볼 수가 있겠지...

 

근처에 살다 이사를 한 친구가 문밖 계단에 가보라며 전화를 했다.

계단에 나가보니 김치통과 쇼핑백이 놓여있어 열어보니

세상에나....

오이소박이 한통하고 찐 옥수수가 들어있다.

수술했다는 소식을 듣고 시장도 못 가고 반찬 하기도 힘들겠다며

아들에게 운전을 시켜 오이소박이 한통과 옥수수 찐 걸 가지고 와서

들어오지 않고 계단에 두고 집으로 가고 있다고 한다.

오이소박이는 적당히 익어 아주 맛있고 찐 옥수수는 한 개씩 먹고

사진을 찍었다.

아플 때마다 밑반찬을 해서 가져다준다.

그리고 여행을 갈 때도 나를 데리고 가려고 하는 친구이기에 여행도 몇 번이나 갔다.

내가 언제 어떻게 복을 지었기에 이런 친구가 나를 챙겨주는지 

고마워 어쩔 줄 모르겠다.

너무 고마워 수정을 해서 올린다.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8월 3일,

실밥을 제거하는 줄 알았는데 실밥이 자연히 녹는 거라며 뽑지 않았다.

X-레이 촬영해서 경과를 확인하니 아주 잘 되었다고 선생님이 더 좋아하신다.

선생님이 친절하시고 훈남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