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이야기

12월의 서울 식물 원 풍경....( 12월 25일,)

쉰세대 2024. 1. 8. 23:10

겨울 접어드니 늘 가던 안양천이 재미가 없다.
기온이 너무 내려가니 황톳길을 맨발로 걸을 수 도 없고
꽃이나 초록 잎들은 구경할 수가 없고
잎 떨어진 벚꽃나무도 쓸쓸하다.
어디로 갈까?
크리스마스이브에 눈이 왔었고
오늘 크리스마스 새벽에도 눈이 와서 앞집 지붕에 하얀 눈이 쌓여있었다.
근데 날씨가 따뜻해서인지 제설 작업을 해서인지
창문으로 내다보니 도로에 눈이 안 보인다.
서울 식물원에 눈꽃이 피었을까? 하며 서울 식물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오늘은 온실도 안 가고 주제원도 안 들어가고
연못을 돌기로 했다.
다른 날 같으면 늘 사람이 앉아 있는 그네인데 
날씨가 추워 사람이 많지 않으니 그네가 비어있어
이곳에 한참 앉아 흔들흔들하며 물멍이 아니고 얼음멍을 했다.
 

그네에 앉아 있는데 갑자기 스피커에서 "연못에 들어가 있는 시민분! 빨리 나오세요"한다.
몇 명의 사람들이 강아지까지 데리고 연못 얼음 위에 들어 가 있다.
분명 연못옆에 들어가지 말라는 주의 팻말이 있는데
 얼음이 깨어져 깊이가 3m인 물에 빠진다면 큰 사고가 될 것이다.
사고가 나면 누구를 원망하려고....

,

연못 얼음 위에 눈이 쌓여있어 물보다 더 깨끗하다.
 

옛날 이 자리 에는 I♡ SEDUL U라는 로고가 있던 곳인데
대신 얘가 서 있다.
 

내가 이해 못 하는 대형화분에 심긴 큰 나무.
이 대형화분이 줄 지어 서있다.

건너편으로 가기 위해 다리를 건너는데
오리인지 물닭인지 새 종류가 얼음 위에 앉아 있고 헤엄치는 아이들도 있다.
애들은 춥지도 않은지 얼음물에서 놀고 있는 게 신기하다.
그리고 이곳만 얼음이 얼지 않고 물이 있으니
새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물이 모두 꽁꽁 얼면 저 새들과 물속에 고기들은 숨이 막혀 어떻게 지낼까? 하며
별 걱정을 다 해본다. 
 

오전에 눈이 제법 많이 왔는데 
지열 때문인지 이곳은 눈이 녹아있다.
멀리서 보니 남천의 빨간 잎들이 꽃처럼 예쁘다.
 

시멘트 도로에는 눈이 그냥 덮여있는 걸 보니
사람들이 다니는 길은 눈 치우기를 하였나 보다.
 

연못의 얼음 위에 누군가가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두었다.
 

어느덧 해가 지니 제법 둥근달이 하얗게 떠 있다.
하얀 달을 보니 더 추워 보인다.

여름철 연꽃이 피었던 연못이 꽁꽁 얼어 갈대가 섬처럼 보인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장갑을 벗어야 하니 번거롭기도 하고 손이 시리다.
그래도 이곳에 갔다 온 증거로 몇 장만 찍고 
집으로 오는 지하철 타기 위해 마곡나루역으로 발길을 옮겼다.


 벤치를 작은 눈 오리가 차지했네..


( 2024년 1월 4일,)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 점심을 먹고 조용한 곳에 가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우리 동네는 카페들이 작아 밀린 이야기 하기는 좀 어렵겠기에
서울 식물원 카페로 가기로 했다.
 

지난번 왔을 때는 주제원 쪽으로 안 가서 못 보았는데
아주 멋진 " 스트로브 잣나무" 두 그루가 심어져 있다.
 

주제원으로 들어가니 크리스마스 와 연말을 위해
작은 소품들이 놓여있다.

카페로 가기 전 온실로 들어갔더니 예쁜 서양란들이 활짝 피어 온실 안이 환하다.
 

 
이곳을 여러 번 왔지만 이렇게 서양란 꽃이 많이 핀 건 처음 본다.
이곳저곳에서 예쁘다는 탄성이 들린다.
 

온실 안이 더워 겉옷을 벗어 들고....
 

포인세티아 꽃이 황금색도 있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오래 못 만나 밀린 이야기를 한참 하고....
 

온실밖 이층에서 내려다 본 온실 모습..

사색의 정원 기와집 툇마루에 한참 앉아있었다.
 

장미원의 장미를 보호하기 위해 짚으로 보호막을 쳐 놓았다.
 

내가 이해 못 하는 대형 화분에 큰 나무들....
넓은 땅을 두고 왜 화분에 심었을까? 하고 
볼 때마다 그 이유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