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마른 하늘에 날 벼락....( 11월 20일,)

쉰세대 2023. 12. 8. 23:44

어제 시제 지낸 후 모두 떠나고 나는 남편 동창생과 저녁 약속 때문에
하룻밤 더 머물고 아침 일찍 곤지암으로 떠났다.
이곳에 오기 전 친정 가족들과 곤지암 "화담숲"에서 만나기로 했다.
합천에서 네비로 가는 시간을 측정하여 만날 시간 전 도착하기 위해 좀 일찍 나섰다.
 

오늘도 하늘은 맑고 어제 해가 뜬 그 산봉우리에 어김없이 해가 뜬다.
이제 내년 이맘때 다시 올걸 기약하며 전기 스위치 내리고 
가스 잠그고 수도 계량기 잠그고 문도 잠그고 떠난다.

 

이웃집 친척 아저씨 내외께 작별 인사도 하고 현관열쇠 맡기러  갔더니
그저께 정미한 쌀 한 포대를 차에 실어주신다.
쌀을 7분도로 정미하신 거 같다.
우리 주시려고 정미하셨나 보다.
일 년 내내 고생하며 지은 쌀을 실어주시니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

 

차창 너머로 나뭇잎이 떨어진 산들이 앙상하지만 
웅장한 모습이다.
 무주 구천동의 어느 높은 산에는 흰 눈이 멀리 보인다.

 

가는 도중 길을 잘못 들기도 하고 공사구간이 많아 
약속 시간 20분 정도 늦게 약속한 식당에 도착하니
청송에서 과수원 하는 동생내외가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고 있다.
남편이 주차를 하려고 하니 주차요원이 자기가 주차할 테니
열쇠 꽂아놓고 식당으로 들어가시라고 한다.

 

곤지암 IC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해마루 식당에서 만나기로 했다.

 
이곳에서도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로봇이 실고 오면 여자 종업원들이 음식을 탁자에 올려준다.
사진 찍기가 불편해서 다른 분 방에서 퍼 왔다.
메뉴와 가격 때문에.... 

식당에 들어가니 먼저 도착한 동생이 해누리 정식을 주문을 해 두어
바로 음식이 나왔다.

간장게장 맛이 짜지 않고 맛있다.
 

잘 구워진 고등어구이.
 

돼지고기 두루치기,
해누리 정식을 주문하면 위의 3가지 반찬 이외는 무한 리필을 할 수 있다.

 

반찬 가짓수가 상당히 많고 모두 맛있다.
우리는 표고 탕수와 가지 튀김을 더 가져와서 먹었다.
 

청국장찌개를 탁자 위에서 인덕션으로 끓여 먹게 나온다.
 

밥은 강황밥이 나왔는데 색이 아주 곱다.
밥을 푸고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 숭늉을 만들어 먹었다.
 

먼저 도착한 우리가 식사가 거의 끝날 때쯤 
창원동생이 부산 오빠내외를 모시고 식당에 들어왔다.
창원 사는 동생내외가 부산을 둘러 오빠내외를 모시고 오는데
우리보다 2시간 먼저 출발하였는데 출근시간이라
창원에서 부산 가는 길이 교통체증이 생겨 힘들었고
부산을 빠져나오는 길도 엄청 밀려 고생을 했다고 한다.
오빠 내외와 동생 내외가 식사할 동안 나는 식당 안을 둘러보았다.

 

식당이 상당히 넓은 편이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진열되어 있고
 

셀프 코너가 있고
 

밥 짓는 주방이 따로 있다.
 

계산대 옆에는 전통 과자를 판매하는 코너가 있고
 

계산대 건너편에는 밑반찬을 파는 곳도 있다.
반찬들이 모두 맛있어 올케들이 집에 가는 길이면
구매하고 싶다고 말한다.
 

후식으로 수정과와 커피가 준비되어 원하는 음료를
마시면 된다.

식사 후 밖으로 나와 우리 차가 어디 있지? 하며
두리번거리는데 눈에 익은 자동차 번호가 보인다.
맙소사!!!!
우리 자동차가 이런 모습으로 있고 주위에 사람들이 둘러싸고 있다.
너무 놀라고 황당하여 말이 안 나온다.
이런 게 마른하늘에 날 벼락일 것이다.

 

나란히 주차되어 있는 차 두대가 이 모습이다.
우리 차를 주차요원이 주차 라인에 세워 두었는데.....
너무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TV에서 뉴스로 보던 광경이 우리에게도 왔다.
경찰이 오고 견인차가 오고 보험회사에서 오고
구급차도 오고....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지금 이 글을 쓰는데도 가슴이 떨리고 손이 떨린다.

 

분홍색 윗옷을 입은 여자가 가해차 운전수이다.
가해운전차 기사는 얼굴에 피는 났지만 많이 다치지는 않았고 울기만 한다.
사는 것도 넉넉하지 않은 거 같다.
차도 작은 차이지만 어디 식당에서 일하는 사람인지
사고가 나서 출근 못 하겠다는 전화를 한다.

경찰이 나에게 오더니 가해차 운전수에게 

음주 측정을 했는데 음성으로 음주 운전은 아니라고 한다.

남편도 기가 막혀  어찌할 줄을 망연자실하며 서있다.
이 작은 차가 얼마나 속력을 냈기에 자동차 두대를 한꺼번에 부셨는지 이해가 안 된다.
옆에 있는 사고차의 차주는 밖에서 커피 마시다 자기차가 사고를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가해차가 부딪치고 튕겨 나왔다고 한다.

 

차가 뒤로 밀려 옆 건물 담장도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

 

우리가 식당 밖으로 나오기 2~3분 전쯤에 사고가 났기 같다.
내가 커피를 마시고 있는데 식당 안에 있는 작은 동생이 밖을 내다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그때 사고가 난 모양이다.
만일 우리가 식사 후 차를 타기 위해 차 옆에 있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면 우리가 다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나중에 들었다.
사람이 안 다친걸 다행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견인차가 와서 차들을 싣고 가야 한다기에 차에 있는 물건들을
동생들 차에 나누어 실었다.
견인차에 실려 가는 우리 차를 보는데 정말 섭섭하고 속 상했다.
 
숙소에 있는데 정비회사에서 전화가 와서 수리비를 이야기한다.
잠시 후 보험회사에서도 전화가 와서 하는 말이
우리 차를 수리하려면 가해 보험회사에서 내는 보험료 이외에
수리비가 500~600만 원 정도가 더 나오는데 
그 수리비 500~600만 원을  우리가 지불해야 한다고 한다.
뭐 이런 멍멍이 같은 소리가 다 있는지
정말 어이가 없다,
우리 차 자차 보험료를 제하고 그렇다는 말이 이해가 안 간다.
보험회사 지점장으로 있는 아들에게 말하니 
자기도 회사에 알아보겠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로 우리 차는 주차선에 제대로 있는 걸 상대차가 사고를 냈으면
심적 위로금은 그냥 두고라도 차는 제대로 고쳐줄 줄 알았다.
 우리가 입은 피해는 자동차 이력에도 사고차로 등록 될 것이고
모두들 놀랐는데 우리 보고 많은 돈을 내라고 하니
어이없고 기가 찬다.
아들이 전화로 아버지가 우리 차 자차보험료 낸 만큼만
상대 보험회사에서 물어 준다고 한다.
그럼 여태 우리가 낸 보험은 어떻게 된 거냐고 하니
우리 차가 남의 차를 망가뜨렸을 때 상대차에게 보상하는 거라고 한다.

이런 멍멍이 같은 말이 어디있냐고 했더니 법이 그렇단다...
 

 
저녁 늦게 가해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우리 차랑 비슷한 급의 차를 숙소로 가지고 왔는데
10일 동안 우리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집으로 오는 도중 기름을 넣고 있다.

 
남편은 지금도 운전 면허증을 반납하고 운전을 끝 낼지
다른 차를 구입할지 망설이는 거 같아
나는 이제 당신 나이도 있으니 운전 그만하라는 계시인 거 같다고 했다.
아들들은 아버지께서 알아서 판단하시라고 한다.


 텅 빈 주차장.

생각하고 고심하더니 자동차를 폐차시키고 말았다,

주차장을 지날 때 마다 속상하고

부아가 치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