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향 가는 길....( 11월 15일,)

쉰세대 2023. 11. 26. 23:23

해마다 음력 시월이면 시댁의 사촌들이 모여
조상님 산소에 묘사(  시제 )를 지낸다.
올해도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지내기로 결정되어 가야 하는데
합천 군청에 볼일이 있어 미리 가기로 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옥천에서 국도로 들어가
남편이 군 생활을 했던 이원면이라는 동네로 갈 거라고 하며
옥천으로 갔다.
작년에 시제 지내고 오며 갈려고 했는데 남편이 네비 아가씨 말을 안 듣고
나름 아는 길로 갔는데 엉뚱한 곳으로 가서 이원면이라는 곳을 못 갔다.
남편이 나이가 드니 젊었을 때 군 생활한 곳이 그립나 보나.
사실 고속도로보다 국도가 더 구경거리도 많고 재미있다.
 

우리는 출근 시간을 피해서 떠나다 보니 옥천가니 점심때가 되었다.
옥천 IC로 나가 식당을 찾으니 주차할 곳이 마땅하지 않다.
공영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나오니 바로 앞이 옥천 장이 보인다.
 

마침 옥천 장날이라기에 장 구경도 할 겸 식사도 옛날 생각하며
장에서 먹기로 하고 장으로 들어갔다.
 

이곳에는 식당들이 한 곳에 모여있는데 식당가라고 쓰지 않고
유식하게 *푸드코트*라고 적혀있어 씁쓸하다.
어디 한 군데도 식당이라는 말이 없다....
 

식당 내부는 그야말로 시골스럽다.
밖에서 볼 수 있는 주방은 어수선하기 짝이 없고....
 

 

             먼저 나온 밑반찬들...
 

            남편은 소내장탕,
 

           나는 육개장을 주문하였다.
 

           밥은 갖지은 밥을 퍼 준다.
 

시장 안 잡화점.
이 상점은 장날이 아니라도 매일 영업을 할 거 같다.
 

 

여러 군데 구경은 했는데 할머니들께서 장사를 하시는데
사진을 찍기 민망해서 할머니나 상인 없는 곳 몇 장만 찍었다.
 

포도밭 비닐하우스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끝이 안 보인다.
 

무주를 지나 라제통문으로 달리고 있다.
 

라제통문 로터리에 모과나무에 모과가 주렁주렁 달려있다.
 

라제통문 ( 羅濟通門 )은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국경을 이루던 곳으로 추정되고
굴이 생기기 전에 석모산에는 무풍면과 설천면을 오가던 사람들이 넘어 다니던 
고갯길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일제 강점 기간에 금광 개발등을 위해 굴을 뚫었다고 하는
가슴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이 굴을 경계로 동쪽과 서쪽의 언어와 풍습이 서로 다른데
옛 신라지역인 동쪽 ( 무풍면)은 경상도 방언을 쓰고 풍습도 경상권을 따르며
옛 백제인 서쪽 ( 설천면 )은 전라권 방언을 쓰며 
전라, 충청권의 생활풍습을 따른다,
 
라제통문은 본래 " 기니미굴"로 불리다가 1950년경 안성면장이었던 
김철수 옹이 무주군의 항토지인 [적성지]에 " 라제통문"으로 불러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함으로써 이 관문의 이름이 " 라제통문"으로 정착하게 되었다고 한다.
*라제통문 안내판에서....*
 

 자동차 한대가 지날 수 있는 좁은 굴이다.

큰 트럭이 지나가니 아슬아슬하다.

석각으로 조성된 현판은 전북이 낳은 서예의 대가 강암 ( 剛菴 ) 송성용 ( 宋成鏞 ) 선생이
1976년에 썼다.라고 안내판에 적혀있다.
 

자동차들이 아주 많이 다닌다.
굴 밖으로 보이는 곳이 삼국시대 신라땅이다.
 

나는 지금 백제땅에서 국경을 넘어 신라땅으로 가고 있다.
 굴 속은 암벽으로 이루어져있어 자연 그대로이다.

 

신라땅 도착....
 

신라땅에서 본 백제모습.
우리는 이제 37번 국도를 따라 함양, 거창 방면으로 갈 예정이다.
십몇년전 대전에서 통영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없을 때 
이곳으로 지나 무주구천동 고개를 넘어 다녔다.
 

이 작은 언덕 같은 산이 국경이 되어
신라와 백제로 나누어졌고
말도 다르고 생활 방식이 다르다고 하니 우습기조차 하다.
 

신라시대의 열녀 김 씨의 묘가 있다.
그런데 내용이 없어 어떻게 열녀였는지는 알 수가 없다.
 

다시 국경을 지나 백제로 왔다.
라제통문 앞에 팔각정도 있고
 

의병장 강무경 동상도 있는데
가까이 가서 내용을 읽지 않아 어느 시대 의병장인지 모르겠다.
 

식당이 많이 있고 주차장도 있고 화장실도 있다.
 

 

이곳은 구천동 33경 중 재 1경의 명소로 33경의 덕유산 향적봉까지 이르는 
계곡을 따라 기암괴석과 소( 沼 )가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며,
2019년부터 환경부 인증 국가지질공원 지질 명소로 보호하고 있다.
*안내판에서 따옴....*
 

나는 여태 라제통문을 신라시대에 뚫었다고 생각했는데 
일정 강점기에 뚫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무풍면으로 가기위해 라제통문을 통과하고 있다.

 

이렇게 국도로 가니
옥천 장에도 가보고 남편의 군 생활했던 이원면이라는 곳 을 지나가며
군생활 이야기도 하고
라제통문도 구경하며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