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에 사는 질녀가 지난달 우리 집으로 볼일이 있어 왔는데
시흥에서 김포 공항을 지나가는 전철 서해선이 생겨 대중교통으로 오기가
예전에 비해 엄청 편하고 시간도 많이 안 걸린다며
나에게 시흥 갯골 생태공원이 자기 집에서 멀지 않으니 놀러 오라고 하며
갯골 생태공원 축제 안내장을 보내준다.
축제 기간에는 틀림없이 사람이 많을 터
축제 지나고 가기로 약속을 했는데 질녀가 감기가 걸렸다며
고모에게 감기 옮길 까 걱정된다며 날짜를 미루자고 한다.
그리고 난 후 추석 지내고 연휴 지내고
지난 13일에 약속을 하고 갔다.
내 생각에는 서해선이 김포 공항을 빠져나오면 허허벌판을 달릴 줄 알았다.
그런데 계속 지하철이라는 이름 값 하느라고 지하로만 달리더니
시흥 시청을 지나니 갑자기 시야가 환해진다.
밖을 보니 들판이 보이고 누렇게 익은 벼도 보인다.
얼른 폰 카메라를 켜고 찍으니 창문의 유리창도 지저분하고
날씨도 흐려 사진이 흐리게 나왔다.
이 세 컷 찍고 나니 다시 지하로 들어간다.
시흥 능곡역 도착하니 질녀가 마중을 나왔다.
질녀의 안내로 점심 식사하기 위해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 이름은 두거리 이다.
식당 앞 사진을 안 찍었네....
날씨가 좀 쌀쌀하기에 우리는 우신탕을 주문했다.
먼저 나온 밑반찬,
특이하게 깻잎 소스를 넣었다.
무슨 소스인지는 모르겠는데 먹을 만하다.
보글보글 끓는 우신 탕이 나왔는데
내가 우신탕을 주문하니 남편과 질녀도 우신탕을 주문한다.
모두 우신탕으로 주문이 되었다.
나는 다른 걸 주문할걸....
돌솥밥과 우신탕이 나왔는데
밥을 푸고 뜨거운 물을 부어 누룽지 숭늉을 만들었는데
배가 불러 누룽지 숭늉은 먹지 못하고 그냥 두고 나왔다.
시흥 능곡역 근처에서 마을버스 5번을 타고 약 15분 정도 가니
시흥 갯골 공원이 나온다.
멀리서 볼 때 꽃인 줄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니 페리칸사시 열매였다.
옛날에 이곳은 염전이었다고 한다.
염전이 변하여 생태공원이 되었는데 체험과 그 시절이 염전이었던 걸 알리려고
염전을 그냥 보존하고 있다.
길옆 코스모스가 예쁘게 피어있다.
이곳의 코스모스는 옛날에 우리가 보았던 그 꽃이다.
전망대와 염전과 코스모스가 조화를 이룬다.
전망대 앞에 보이는 두 개의 건물이 소금창고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가보니 소금창고가 아니었다.
소금밭에 바닷물을 퍼 올렸던 수차의 모형.
소금을 모으는 염부의 모습의 조형물,
이 속에 뭐가 들었지?
궁금해하는 남편.
소금 포대의 형식으로 만들어 두었다.
실제 소금은 진열해 둘 수가 없기에...
진짜 소금 창고....
오래되어 부서지고 부식되었지만 여태 이렇게 있는 게 반갑다.
문이 열려있어 안으로 들어갔다.
학생들이 갯벌의 생명체를 그린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다.
창고 안에 소금 가마니나 염전에서 사용했던 기구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 당시 사진들이 진열되어 있다.
기증자를 보니 옛날 염부였던 분의 따님이 기증한 사진들이다.
그리고 안내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한 달 동안만 문을 개방한다고 한다.
우리는 운이 좋았다.
질녀도 이 창고 안은 처음으로 들어왔다고 한다.
우리는 소금이면 소금이라고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였는데
이야기 소재도 많고 염부들의 어려움도 많았다.
송홧가루가 날리는 계절에 소금이 제일 맛있다는 정보도 얻었다.
소금창고가 머지않은 세월 속에 내려앉을 거 같아 안쓰럽다.
나무가 우거진 곳을 지나니 갯벌이 보인다.
작은 화산처럼 생긴 구멍에 작은 게 들이 연방 들락거린다.
사진을 찍으려면 쏙 들어갔는데 이 게는 가만히 있기에
사진을 찍었더니 찍자마자 쏙 들어가 버린다.
제 할 일 다 했다는 듯...
이 사진으로는 위의 게가 무슨 게 인지 모르겠다.
물 빠진 갯벌 위로 나무 테크 끝에 나무집 한 채가 있어 걸어가 봤다.
새를 관찰하는 탐조 대이다.
질녀와 남편이 열심히 관찰하며 새가 보인다고 속삭인다.
나도 들여다보니 청둥오리 같은 새들이 웅크리고 앉아있다.
멀리 조금 큰 흰 새도 한 마리 보인다.
질녀가 준비해 온 따끈한 배 도라지 차를 마시며 다리 쉼을 하고...
액자 모양의 사진 찍는 명소.
다른 분들이 서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곳에 걸터앉아
뒤에 보이는 전망대를 가리고 찍고 있다.
바닷물이 들어오는 시간인지 수로에 물이 많아지고 있다.
억새와 잘 어울리는 전망대.
일출이나 일몰 때 한꺼번에 사람들이 많이 올라오면 위험하니
인원수를 줄인다는 내용의 안내문이다.
전망대에서 내려 다 본 경치,
수로 건너편 노랗게 익은 벼가 보인 곳이 내가 지하철 타고 오며
사진 찍은 곳이라고 한다.
내려다본 염전.
지금도 소금을 만들고 있고 학생들 체험한다고 한다.
질녀의 아들도 어릴 때 이곳으로 체험하러 갔다 오면
작은 소금 봉지를 가지고 왔다고 한다.
망원경을 보며 시흥시를 설명하고 있다.
제일 높은 곳 보다 몇 층 내려오니 억새가 하얗게 더 잘 보인다.
빨간 해당화가 곱다.
핑크뮬리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부드럽고 몽실몽실 할 거 같은데 만지면 콕콕 찌르며 까칠하다.
나뭇잎들이 초록 옷을 벗고 갈색 옷을 갈아입는 계절이다.
코스모스도 약간 지는 거 같다.
약 일주일 전이었으면 더 화사했을 거 같다.
하얀 해당화 한 송이가 빨간 열매를 달고 피어있다.
버베나 도 한 물 가서 색이 예쁘지 않고 우중충하다.
일주일만 빨리 갔었다면 정말 예뻤겠다.
버베나 꽃송이에 꿀이 있는지 벌 두 마리가 열심히 꿀을 빨고 있다.
공원안쪽에서 댑싸리를 찾아다녔는데 안 보이더니
공원 입구에 댑싸리가 있었다.
시흥 100년의 약속이라는 타임캡슐이 묻혀있다.
정말 100년 후는 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는 하네....
댑싸리가 이제 물 들기 시작하여 여러 가지 색이다.
그리고 키가 아주 작다.
사진을 찍고 있는데 우리가 타고 능곡역까지 갈 마을버스가 도착했다.
이 버스를 보내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기에 아쉬운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다.
질녀 덕분에 시흥 갯골 생태 공원에서 하루를 잘 보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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