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방곡곡

쉬멍 놀멍 제주여행...13, (3월 28일, 엉덩물 계곡과 산방산 그리고 송악산,)

쉰세대 2022. 5. 26. 23:56

요즘 제주도에는 유채꽃과 벚꽃이 한창인데

제대로 핀 벚꽃을 마음껏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서울에 사촌 동생이 엉덩물 계곡에 벚꽃과 유채꽃이 만발하였다는

어느 분의 블로그를 보내왔다.

이름이 특이하고 처음 들어본 이름이기에 검색을 했더니 꽤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버스를 서귀포 등기소 앞에서 지선 520번을 타고 가다 "플레이 팝 박물관" 정류장에 내리라는 안내가 있다.

이 버스 이외도 가는 버스가 많다.

 

플레이 팝 박물관 앞 버스에서 하차를 하니 희한하게 생긴 스타벅스가 보인다.

 

KFC 치킨집도 있는데 할아버지 옷을 잠수복으로 입고 있다.

제주도를 표현한 것이다.

 

나무 테크에서 내려다본 엉덩물 계곡...

계곡을 따라 벚꽃과 유채꽃이 피어있고 사람들도 제법 많다.

 

유채꽃은 살짝 늦은 감은 있지만 유채가 평지인 밭에서 핀 게 아니고

계곡을 따라 위아래로 입체감 있게 피어있고

나무 테크와 개울 위 다리가 있어 더 멋스럽다.

 

계곡물에는 황금 잉어도 헤엄쳐 다닌다.

 

노란 유채꽃 가운데 드문드문 연분홍 복사꽃이 있어

한결 화사하다.

 

복사꽃과 유채꽃이 봄이라고 말한다.

 

계곡을 따라 위아래를 다니며 꽃구경을 하는데 의자가 없어 앉아 쉴 곳이 없다.

멀리 바다도 보인다.

 

엉덩물 계곡에서 나와 버스 안내판을 보니 버스 방향이 산방산으로 향해있고

 유채와 산방산이 그려진 달력을 본 기억이 나서 산방산을 가기 위해

환승을 하려고 중문 마을 앞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블친 비비안나 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오늘의 일정을 묻기에 지금 유채 보러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고 이야기하는데

옆에 계시던 제주도민분이 산방산보다 송악산이 더 많이 핀다고 알려주신다.

이곳에서는 송악산 가는 버스가 없어 산방산으로 가서 버스를 환승해야기에

일단 산방산까지 가서 송악산 가려고 산방산행 버스를 탔다.

 

산방산과 유채꽃....

이미 꽃이 지고 있고 이곳은 사유지라 밭주인이 사진 촬영비를 받는단다.

꽃이 많고 좋으면 촬영비를 내고라도 찍을 텐데 내 눈에는 별로이다.

이곳은 유채가 지고 있어니 베어낸 곳도 있고 천막으로 덮어둔 곳도 있다.

용머리 해안 쪽을 한참 내려오면서 몇 장 찍었다.

 

 

 

이곳은 산방산과 좀 먼 거리이다.

 

청보리와 산방산,

 

용머리 해안 쪽으로 내려가다 만난 고메 밀면집.

고구마와 메밀을 넣어 만든 밀면이다.

점심때가 되었기에 식사를 하기 위해 들어갔다.

 

육전 비빔냉면을 시켰다.

크게 특색은 없어도 먹을만하다.

이 식당 사장님께 송악산을 갈려고 한다고 하니 걸어서 갈 수 있다며

해안 구경도 하며 걸어가란다.

 

식당에서 조금 내려와 용머리 해안과 반대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한참을 걸었더니 등대가 있는 바다를 만났다.

 

설명문에 고르바초프 러시아 대통령이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오른쪽 여자분이 노태우 영부인 김옥숙 여사인지 러시아 영부인 라이샤 여사인지

구분이 안 된다.

기왕 기념 동상을 만들 거면 두 분의 영부인을 다 만들어놓지 하는 마음이다.

 

올레 10코스인데 편한 길이라 휠체어도 다닐 수 있다.

 

멀리 보이는 섬이 마라도 갈 적에 배에서 보이는 형제섬,

 

이 해안은 모래가 아니고 누런색의 아주 넓은 너럭바위이다.

 

나도 바다 옆 너럭바위로 내려가서 걸었다.

바다 바로 옆은 굵은 모래사장이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바닷물에 손도 담가보고

신발 벗고 바닷물로 걸었다.

아직은 바닷물이 차지만 속까지 시원하고 상쾌하다.

 

동네 아주머니 한분이 해초를 따서 오신다.

나도 채취하고 싶었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

 

 

멀리 있는 산방산이 아주 가깝게 보인다.

 

형제섬은 계속 나를 따라온다.

 

멀리 형제섬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인어 아가씨.

 

 

드디어 송악산 입구에 도착했다.

산방산 아래 식당에서 그야말로 쉬멍 놀멍 걸었더니 2시간 30분 소요가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봐도 유채꽃이 한 송이도 안 보인다.

내가 잘못 왔나 싶어 물어볼 곳을 찾아 두리번거리다 제주 디저트 카페가 눈에 띈다.

물어보니 2년째 유채꽃을 안 심었다고 한다.

나에게 이곳이 유채꽃이 많이 핀다고 알려주신 분이 2년째 유채꽃을 심지 않는 걸 모르셨나 보다.

시들어가기는 해도 산방산에서 꽃을 못 봤더라면 더 속상할뻔했다.

송악산을 오르려니 바람도 많이 불고 추워서 망설여진다.

호떡 2개를 주문하고 서귀포 가는 버스시간을 물어보니

젊은 사장님이 7분 후에 이곳에 버스가 오는데 중간에서 환승을 해야 한다고 한다.

호떡을 먹을 사이도 없이 포장을 해서 버스정류장으로 빠르게 가는데

길 건너편에서 버스가 떠난다...ㅠ

다음 버스는 40분 후....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카페에서 호떡을 먹으려고 다시 돌아가는 길옆

무밭에 무가 싱싱한 게 보인다.

우리가 이맘때 서울에서 사 먹는 제주 무이다.

무 농사가 아주 잘 되었다.

 

다시 가게로 돌아와 가게를 한 번 둘러보며

따끈한 유자차와 아까 산 호떡을 먹었다.

가게 젊은 사장님이 추워서 손님이 없어서 일찍 문을 닫을 거라며

고맙게도 나를 202번 버스 타는 곳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한다.

내가 사양을 하니 자기 집 가는 길이니까 신경 쓰지 마라며 나를 안심시킨다.

 

가게 젊은 사장이 가게 청소하고 정리할 동안 나와서 다시 주위 구경하며 기다렸다.

젊은 사장의 배려로 환승할 버스정류장까지 편하게 잘 왔다.

이 글에서 그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다시 한번 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