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방곡곡

쉬멍 놀멍 제주여행....15, ( 3월 30일,소천지와 제지기 오름,)

쉰세대 2022. 6. 3. 23:51

소천지에 한라산 반영이 비치는 사진을 보고는 가서 보고 싶었다

그곳은 날씨가 좋고 바람도 불지 않아야 소천지에 비치는 한라산을 볼 수가 있다기에

날씨 좋기만 기다렸는데 늘 바람 불고 흐려서 기회만 보다 보니

이러다 못 가보겠다고 생각을 하고 비록 날씨는 흐리지만 우산까지 챙기고 길을 나섰다.

가는 길 검색을 하니 호텔에서 도보로는 1시간 7분이 소요되고

버스를 타면 30분 소요가 된다고 한다.

버스를 서귀포 농협 앞에서 521번이나 630번을 타고

보목 하수처리장 입구 정류장에서 하차하라고 한다.

우리 동네처럼 아는 길이면 걸어서 가겠는데 아무래도 낯선 길이라 버스를 타기로 했다.

 

 

보목 하수처리장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해안 쪽으로 걸어가는데

야자수와 돌담이 멋스럽다.

 

 

무슨 나무인지 처음 보는 나무인데 열매가 달려있고

새순도 나오고 있다.

열매 모양은 무화과처럼 생겼다.

제주도에 와서 처음 보는 나무도 많고 처음 보는 꽃도 많다.

 

바위에 쓰인 안내문을 따라 바다 구경을 하면서 걸었다.

날씨는 흐려도 경치가 좋아 기분은 아주 좋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는데

일전에 여기에 올린 "그놈의 목소리" 전화가 왔다.

어이없고 김이 팍 쌨다.

 

작년 가을 올레 6코스를 지나가는 곳인데

그때는 소천지를 모를 때라 그냥 지나쳤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이렇게 험한 길을 내려갔다.

 

그런데 이곳은 소천지가 아니고 소천지 조금 못 간 해안가이다.

나름 이곳도 멋있다.

 

소천지 위쪽 전망대에 도착했다.

날씨가 좋으면 이렇게 한라산이 소천지에 비친 모습.

이 모습이 보고 싶어 기다렸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사실 유유님의 소천지 사진에 한라산 설산의 모습을 처음 보고 반했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바위가 많아 아주 위험했다.

혹시 넘어질까 봐 조심조심하며 내려갔는데

물도 맑고 주변의 바위가 험하기는 해도 너무 멋있다.

 

 

다시 전망대에 올라와 동영상을 찍었다.

이 날은 날씨가 흐려 어느 쪽이 한라산이 있는지 감도 안 잡힌다.

 

바닷가에 있는 바위들이 모두 재미고 신기한 모양을 하고 있다.

흐린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와서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지난번 나미님께서 이름을 아르켜준 꽃인데

꽃 이름이 기억이 안 난다.

 

소천지에서 나오니 보목포구가 있고

멀지 않은 곳에 오름이 있기에 가 보기로 했다.

 

오름 입구에 도착하니 제지기 오름이라는 표시가 있다.

이곳에 오르면 보목포구와 먼바다까지 잘 보일 거 같다.

 

제지기 오름도 올레 6길인데 작년에 친구와 걸을때

잠깐 올레길을 잃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이 오름을 놓친 거 같다.

 

오름 전망대.

전망대에서 보니 보목포구와 동네도 보이고 섶섬과 문섬이 잘 보이고

망원경도 있는데 성능이 꽤 좋아 멀리까지 잘 보인다.

 

오름은 계단과 테크로 되어있어 동네분들이 오셔서 운동을 하시는지

운동기구가 설치되어있다.

 

잔뜩 흐리던 하늘에서 드디어 비가 내린다.

챙겨간 비옷을 입고 우산을 쓰고 앉아서 나뭇잎에 떨어지는 비 소리를 들으니

마음이 차분하고 기분이 좋은데

빗물에 젖은 계단이 미끄러울까 걱정이 되어 내려가려고 낭만 놀이는 끝을 내고 일어섰다.

 

올라올 때는 보목포구에서 왔는데

내려갈 땐 효돈 쪽으로 내려왔다.

 

계단 손잡이에 비친 내 모습이 재미있다.

 

내려오다 보니 온 들판에 비닐하우스이다.

무엇이 자라고 있을까?

 

나무 계단이 관리가 안되어 많이 허술하고 위험하다.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돌계단이면 좋을 텐데...

 

오름에서 내려와서 걷는 도중 어느 집 정원에 아주 큰 열매가 달려있다.

밀감도 아니고 하귤도 아닌데 수박 크기이다.

옆에 일반 귤과 비교가 된다.

 

제지기 오름에서 내려와 식사할 곳을 찾어니 버스 정류장 근처에

돈가스 집이 눈에 띈다.

돈가스를 주문했는데 밑반찬을 차려주기에 잘못 들은 줄 알고 저 "돈가스 시켰는데요..." 했더니

사장님이 " 예 "한다.

이곳은 이렇게 하나보다.

 

돈가스에 밑반찬 챙겨주는 식당은 처음 봤다.

안 주는 거보다 좋네.

그래도 국은 미소된장국이다.

 

버스를 타고 오는 도중 비가 멎었다.

시간이 5시가 조금 덜 되었기에 이중섭 미술관 관람을 하려고

미술관 앞에서 내렸다.

예약을 하지 않았고 대기자가 많아 오늘은 관람할 수가 없다고 하신다.

예약을 하려고 하니 내일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을 테니 오면 관람할 수 있게

도와주시겠다고 한다.

내일 오전 10시에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고

 

이중섭 화백이 거주했던 초가집과 공원으로 갔다.

며칠 전 남편과 왔을 때는 6시가 넘어서 문이 닫혀있었다.

 

위 초가집 사진 중 문이 열려있는 곳에 붙어있는 이중섭 화백의 "소의 말"

 

이중섭 공원에 핀 홍매화,

이때 홍매화가 절정이었다.

 

숙소에서 가까이 있어 자주 지나치던 국밥 전문집 충청도 식당으로 들어갔다.

비는 그쳤지만 바람이 불어 따뜻한 국물 생각이 났다.

 

순댓국 정식을 주문하였다.

국밥집 밑반찬이 모두 거기서 거기지만 그릇에 아주 깔끔하게 담아 나왔다.

 

하얀 쌀밥이 나오고 순댓국도 고기가 상당히 많이 들어있고

양도 푸짐하다.

사진을 찍으니까 종업원 아주머니가 왜 사진을 찍느냐고 물어보신다.

이 식당에는 현지인들이 많이 오시고 남자분들이 주로 오시니까 사진 찍는 사람이 없나 보다.

기대 이상으로 맛있고 깔끔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