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음식들....

고향에서 체취한 식재료로...

쉰세대 2021. 5. 22. 13:13

고향에 이맘때 내려가며는 여러 가지 식재료들이 있는데

어느 것은 시기를 놓쳐 먹을 수 없는 것도 있고

아직은 먹을만한 것도 있다.

우리 시댁은 밭을 다 남에게 세를 줘버렸기에 내 마음대로 뜯을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래도 감나무에는 감잎차 하기에 딱 좋은 감잎이 있고

들판에 나가니 쑥도 지천인데 앉아서 캐지 않고 위쪽만 자르면 되니 

뜯을 수가 있다.

쪽파와 대파는 모두 너무 세어서 먹을 수가 없고..

 

시골 이웃마을 삼가장에 가서 사 온 취나물.

직접 뜯어온 나물이라고 한다,

만원 어치인데 생나물일 때 제법 많은 거 같았는데

삶아 말리니 조금이다.

 

 

산에서 내려오는데 자연산 머위가 많이 있다.

이건 주인없는거니까 뜯어도 된다.

 

서울 집으로 가지고 와서 껍질을 까고 삶고

 

*********** 머위 줄기 찜 만들기 ******

 

머위 찜을 하기 위해 삶은 머위 줄기를 방망이로 밀어서 부드럽게 한 다음 손으로 짼다.

 

머위 찜에는 바지락이 제맛을 내기에 이 마트에서 바지락을 구입했다.

 

들기름으로 머위 줄기와 바지락을 볶다가

 

쌀가루와 들깨를 준비하여 믹서기로 살짝 갈아준다.

옛날 어머니들은 쌀을 불려서 들깨와 같이 갈았는데

지금은 가루들이 있어니 편하다.

그래도 따로 넣는거보다 함께 갈아서 넣으면 더 맛있다고 어머님이 말씀하셨기에....

 

 

냉동실에 얼려두었던 청홍고추를 다져 넣고....

아래의 사진은 남편의 고향에서 즐겨해서 먹었던 머위 줄기 찜이 완성이 되었다.

다른 곳에서는 머위 줄기 볶음을 들깨가루를 넣고 하는데

경상도에서는 국물이 찰박하게 있는 찜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 찜국 "이라고도 한다.

 

 

          ********* 감잎차 만들기...*****

 

5월 초 중순쯤에 감잎이 연두에서 초록으로 변할 무렵 감잎차 만들기가 제철인 거 같다.

감꽃도 조금 함께 땄다.

 

끓는 물에 데쳐서 가위로 잘라준다.

 

두꺼운 냄비를 사용하여 덖어준다.

9번 덖는다고 하는데 지루해서 난 5번으로 끝냈다.

덖어서 하면 감잎차에서 약간 구수한 맛도 난다.

 

감잎차를 우려서 먹었다.

감잎차의 효능이 참 많은데

난 그중에 카페인이 전혀 없고

비타민 씨가 아주 많다고 하고 맛이 내입에는 녹차보다 좋다.

 

 

****  제피잎 북어 고추장 장아찌 ****

 

어머님 댁에 제피 ( 다른 지방에서는 산초라고 부르기도 표준말은 초피라고 한다 ) 나무가 몇 그루 있다.

계절이 살짝 늦어서 아주 연한 것만 땄다.

그래도 가시가 있어 찔려 아프기도 하였다.

 

집에 와서 씻어 물기를 탈수기로 빼고 

황태포를 잘게 잘라준다.

 

고추장에 설탕, 올리고당, 물엿을 넣고 잘 섞어서

물에 빨리 씻어 북어포를 물기를 꼭 짜서 함께 넣고 잘 주물러준다.

북어포를 오래 물에 담그면 변질될 수도 있고 물컹거리며 식감도 좋지 않으니

빨리 씻는 게 중요하다.

 

고추장이 잘 버무려진 북어포에 제피 잎을 넣고 골고루 무쳐준다.

완성된 " 제피 잎 북어 고추장 장아찌 "를 냉장고에 보관하여

두고두고 밑반찬 하면 아주 좋다.

남편은 아주 좋아하는데 큰아들은 이 제피 향을 아주 싫어해서

추어탕 먹을 때도 제피가루를 안 넣는다.

 

어머니 집 수도 옆에 자란 부추.

이것도 억세어져서 조금만 베었다.

 

산책을 다니면서 뜯은 쑥..

쑥떡을 하기 위해 방앗간에 물어보니 방앗 삯이 장난이 아니게 비싸다.

 

방앗간에서 인절미를 만들었다.

하나하나 포장을 해서 보관하기가 좋겠다.

삯은 바쌌지만 내가 편하고 싶어서..ㅎㅎ

 

 

******  산청에서 사 온 추어탕  *****

 

서울 추어탕 식당에서 추어탕을 사 먹으면 남원식이거나

설악이라는 상호가 있는 곳이 대부분인데

남편과 나는 경상도식을 더 선호한다.

경상도식이란 국물이 맑고 들어가는 야채도 시래기가 아니고

풋배추 ( 솎음배추 )를 넣고 숙주나물이 들어가고

들깨가루는 안 넣은 맑은 국이다.

작년 사촌동서가 이 식당 추어탕을 한 봉지 주기에 먹어보니

그야말로 옛날 우리의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맛이다.

그래서 겨울에 몇 번 택배로 주문해서 먹기도 하고

이모와 여러 친지들에게 선물로도 보내드렸더니 모두 입맛에 맞다고 좋아하신다.

이번에 고향에서 올라오는 길에 일부러 이 식당을 찾아가서 

점심으로 먹고 또 포장을 해서 가지고 왔다.

 

이렇게 고향에서 가지고 온 식재료로 나만의 별난 음식을 하였다.

두 사람이 다 경상도 사람이라 다른 고장 사람들이 보면 이상한 음식이라고

생각하실 것이다.

어릴 때부터 먹고 자란 음식이 나이가 드니 더 댕기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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