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 안 주차장옆 이웃집과 경계 벽아래 아주 좁은 화단이 있다.
3년 전 그곳에 더덕과 도라지를 심었고
재작년에는 아스파라거스 씨앗을 심었다가 아스파라거스 뿌리를 파서
옥상으로 옮겨 심었다.
그런데 작년에 1층으로 이사 온 분이 꽃을 좋아하는지
나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꽃모종을 자꾸만 심는다.
처음에는 좀 괘심 하였는데 얼마나 꽃을 심고 싶었으면 그럴까 하고
올해는 꽃모종 심기 전에 도라지와 더덕 일부를 캤다.
도라지가 제법 튼실하고 크다.
이때가 3월이었는데 벌써 땅속에서
새순이 올라 올 준비를 하고 있었다.
더덕도 제법 통통하다.
그런데 작년에 1층 사람이 꽃모종을 심느라 파 헤쳐서 인지
도라지나 더덕이 몇 뿌리 되지 않는다.
도라지나 더덕이나 한 가지로는 반찬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양이 적었다.
그래서 두 가지를 합쳐서 고추장 무침을 하기로 했다.
껍질을 까고 방망이로 밀어서 잘게 쪼갰다.
칼로 써는 거보다 방망이나 칼등으로 두드리거나 밀어
손으로 찢으면 채소의 조직이 부드러워 양념이 더 잘 스며든다.
적당한 크기로 쪼개 고추장과 마늘, 올리고 당과 꿀을 넣고
조물조물 주물러 간이 잘 스며들게 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에 통참깨를 뿌려주었다.
도라지와 더덕을 캘 때 좀 넉넉하게 나올 줄 알았는데
너무 조금 나와 허무했다.
그래도 밑반찬으로 몇 끼는 먹을 수 있었다.
땅속에 도라지 뿌리가 남아 있었는지
여름에 도라지 꽃이 예쁘게 피었다.
1층 아주머니가 땅을 파헤치고 심은 꽃들....
가을에는 한쪽에 아직 캐지 않은 더덕을 다 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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