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보약같은 친구들...

쉰세대 2021. 9. 29. 19:15

며칠 전 아침,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우리 집 아래에 와 있다고 잠시 내려오라고 한다.

내려갔더니 쇼핑백과 작은 비닐봉지에 싼 걸 가지고 왔다.

일단 받아서 계단에 두고 교회 앞 벤치에 앉아 이야기 나누다 돌아갔다.

 

이 친구는 실버 문화센터에서 함께 수업을 받는 친구이다.

이제 사귄 지는 6년 차인데 우리 동네 옆 목동 아파트 3단지에 살다가

작년에  약간 떨어진 곳으로 이사를 갔다.

가끔 아들이 여행을 갈 때 나를 초대를 해서 몇 번의 여행을 함께했다.

그리고 내가 아플 때마다 밑반찬을 해서 갔다 준다.

그래서 내가 어디에 복을 지어서 친구를 만났을까? 하며

자기도 그렇게 말한다.

 

쇼핑백을 들고 올라와서 보니

생선이 들어있고 작은 반찬통에는 오이지 양념한 게 들어있다.

지난번 발 수술 후에도 오이소박이를 잔뜩 담아왔는데...

 

오이지를 견과류를 넣고 양념을 했는데 고소하고

아삭아삭한 게 아주 맛있다.

 

한살림의 간 삼치 살인데 두 팩이다.

 

 

한쪽을 구웠는데 간도 잘 되어있고 생선도 아주 담백하니 맛나다.

 

 지난번 수술 후 가져다준 오이소박이이다.

맛도 있었고 수술 후 밖을 제대로 못 나가니 반찬이 없었는데

얼마나 고마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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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탄진에 살고 있는 친구는 만난 지 55년이 된 친구이다.

미국에 있는 친구와 함께 절친이다.

친구네는 대청호 옆에 작은 밭이 있는데 그곳에서 농사지은 감자를 

한 박스 보내주었다.

그때는 사진을 찍지 않고 지금 찍었다.

초여름에 온 건데 거의 다 먹었는데 벌써 싹이 날려고 한다.

 

 

아래에 있는 칡즙은 친구의 남편이 밭 근처에서 손수 캐어 즙을 만들어 보내주셨다.

칡을 캐신다고 엄청 힘들었을 텐데 마누라 친구까지 챙겨 보내주셨다.

정말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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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온 소포....

미국의 이 친구는 친구가 된 지 딱 60년이 되었다.

부산 살 때는 며칠만 안 보면 서로 찾아가다 길에서 만난 적도 있다.

그러다 1972년 난 결혼해서 서울로 오고

친구는 1975년 미국 시애틀로 이민을 갔다.

눈물로 김포공항에서 이별을 한지도 50년이 거의 되어간다.

친구가 미국에 있는 초기에는 서로 살기 바빠서 서로 간간히 

편지로만 소식을 주고받았는데 아이들 다 키우고 난 후 

서로 오고 가며 만나 회포를 풀었다.

덕분에 미국을 6번이나 갔다 왔다.

 

 친구는 일 년에 3~4번씩 이렇게 소포를 보내준다.

세상에나~~~~~~~~~~~

우체국 소포 요금이 $ 123.10이다,

 

소포 박스에 들어있는 내용물들...

 

갖가지 영양제와 심지어 초콜릿까지...

무겁고 요금도 많이 나오는데 초콜릿은 왜 보내느냐고 하니

소포 박스를 오픈할 때 입에 달달한 과자를 물고 풀어라고 한다.ㅎㅎ

 

이렇게 챙겨서 먼 곳에 사는 나에게 보내주기에

이 약들을 잘 챙겨 먹고 아직은 건강을 잘 유지하는 거 같다.

 

박스 아래쪽에 들어있는 커피 원두와 초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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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호주에 살고 있는 55년 지기 남사친이 보내준 선물이다.

가끔 통화만 했는데 어느 날 집주소를 알려달라고 하더니

신탄진 있는 친구꺼랑 보내주었다.

신탄진 친구에게 보내주고 

이것은 내꺼...

미국의 친구에게 호주 친구가 보내줬다고 말하니까

죽고 싶어도 친구들 아까워서 못 죽겠네... 하면서 웃는다.

 

이 밖에 여러 친구들이 보내준 선물들이 있었는데 사진으로 남겨두지 않아서

소개를 할 수가 없다.

친구야 모두 모두 고마워....

오래 기억하며 살께..

친구들도 모두 항상 건강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내가 전생에 어느 나라를 구했기에 친구들이 이렇게 잘 챙겨줄까?

전화를 할 때마다 보약 같은 친구라는 말도 서로 잊지 않고 한다.

생각해보니 전생에 친구들의 나라는 구했나 본데

정작 나의 남편의 나라는 안 구했나 보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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