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요,내손놀림이..?

엄청 어렵게 조끼를 짜다.

쉰세대 2021. 2. 25. 12:04

수년 전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질부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

박스 하나를 택배로 보내주었다.

큰 질부도 뜨개질을 참 잘해서 온갖 것을 다 만들고 옷도 예쁘게 잘 뜬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준비를 하면서 뜨개질을 하기 위해 사놓았던걸

나에게로 보내주었는데

그 박스에는 뜨다가 미완성의 스웨터와 여러 가지 실이 많이 있었다.

이제는 애들도 다 자라서 집에서 손으로 짠 뜨개옷을 안 좋아할 것 같아서

몇 년을 장롱 속에 두었는데

코로나로 외출이라든지 문화센터를 못 나가니까 시간이 많아 모자도 뜨고 가방도 뜨고...

그래도 시간이 남기에 장롱을 뒤져서 실뭉치를 꺼냈다.

질부가 누구껄 뜨다 말았는지 바늘이 달려있는 미완성 작품이 있어 시작했다.

 

이렇게 소매를 짜다 말기도 하고 몸판을 짜다 중단한 것도 있다.

 

책을 뒤져보니 이런 조끼 짜는 법이 있는데

나는 앞튀임을 짜려고 한다.

 

 

실이 색상도 여러 가지로 섞여있지만 무엇보다 실이 매듭도 있고

털의 길이도 길어 대바늘 아니면 코도 안 보인다.

 

실의 특성상 코가 빠지거나 잘못되면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코가 빠졌는지 찾지를 못해 아랫단 노란색까지 풀어야 했다.

몇 번을 풀었는지..ㅠㅠ

 

뒤판 완성~

앞판도 2장 완성~

질부는 아마 이 실로 스웨터를 짜려고 했나 보다.

소매가 있는 걸 보니..

코를 줒을수가 없어니 소매 달기가 어렵고

이 옷을 입을 사람이 누군지 아직 결정을 못했다.

길게 짜고 싶어도 실이 넉넉하지 않다.

 

원래 내 생각은 노란색으로 앞단을 하려고 했는데

코를 잡을 수가 없어니 앞단을 하지 않기로 하고 다 짜서

또 풀어 다시 짰다.

 

드디어 완성~~

앞판과 뒤판을 연결하는 어깨에서 코가 빠져 버렸는데

아무리 봐도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고

이대로 확 버려버릴까 생각도 했다.

 

천신만고 끝에 다 만들어 사진을 찍었더니 그럴싸하네.

속의 T셔츠 길이만 했으면 좋았을걸 실이 이것밖에 되지 않았다.

이런 실로 옷을 만들기는 처음인데

단순한 디자인과 짜기도 너무나 쉬운 것인데

실의 털과 매듭 때문에 몇 번씩 풀고 짜기를 했는데

(매듭 때문에 풀기도 쉽지 않았다.)

완전 나의 인내심 테스트였다.

사진 속의 색상은 낮에 햇빛이 있을 때 찍은 것과 전깃불 아래에서

찍은 것이 완전히 다른 색이다.

완성품 브라운 색이 원래의 색이다.

푸른색은 전깃불 아래에서 찍은 것..

 

토요일 애들이 왔을 때 맞는 사람이 가져가라고 했더니

작은 며느리 차지가 되었다.

작은 며느리도 길이 짧은걸 아쉬워했다.

미국에 있는 큰 질부에게 ( 실 주인 ) 블로그를 보내주었더니

새벽에 이렇게 답이 왔다.

질부가 블로그를 안 하니까 답글을 써놓고 못보낸건 지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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