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 고향인 합천을 무려 일 년 반 만에 갔다.
시어머님이 우리 집으로 오시고 난 후 빈집인 시댁 고향에
해마다 일 년에 봄, 남편의 동창회 때와 늦가을 묘사 지내러 두 번씩은 꼭 가는데
혼자 운전하고 가기도 지루하고 나 역시 바람도 쐴 겸 동행을 하는데
작년 가을 묘사때 못 갈 일이 있어 빠졌고
올봄에는 코로나 때문에 동창회를 하지 않아서 안 갔다.
사실 묘사도 다른 집안에서는 올해는 안 지내는 집도 많다고 한다.
요즘 개통된 긴 터널에는 이런 무지개색과
속도 주의 경보가 나오도록 장치를 해 두었다.
도시에 있다 시골에 내려가면 밤이 칠흑 같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이때는 음력 시월 열사흘이라 달이 꽤 밝다.
한참있다 밖으로 나오니 달이 어느새 목련나무 위까지 와있다.
고향집 뒷산에 대나무가 하늘을 찌를듯 컸다.
참 신기하게도 대나무는 일년에 이렇게 다 커 버린다.
올해는 봄에 가지않아서 죽순을 못 캤더니 대나무가 더 빽빽하게 자랐다.
시백부님과 시부님께서 후학들에게 학문을 가르키셨던 곳인데
우리는" 산정"이라고 한다.
앞쪽 대문은 들어가기가 불편해서 이 작은 문으로 내왕을 한다.
산정으로 들어갈려는 남편을 잠깐 뒤돌아 보게 해서 한 장...
연천정, 전경...
마당에는 작은 연못이 있는데 자꾸만 물이 새어나가니
사촌 시동생이 시멘트로 방수를 해서 지금의 모양이 되었다.
뒷산에서 흘러오는 물은 사철 끊이지 않는다.
시댁 큰집 사랑채와 본채..
큰집 마당에서 보이는 황매산 전경.
초봄에는 진달래꽃이 절경이고 늦봄에는 황매산 철쭉이 사람들을 현혹 시키고
가을에는 억새가 장관을 이룬다.
합천의 유명 명소이다.
올해는 올라가지 않았다.
목련나무에 내년을 기약하는 꽃봉오리가 맺혀있다.
황매산 모산제..
등산객들에게 인기 있는 코스이다.
남편의 친구 집 마당에 모과가 잔뜩 떨어져 썩고 있다.
나무에 달린 건 몇 개 없고 모두 떨어져
도랑에도 모여져 있다.
아까워라...
재작년에는 많이 얻어와서 모과차를 담았는데..
주인장이 필요할 만큼만 줍고 모두 이렇게 떨어져 썩고 있다.
서울로 오는 길 잠깐 차를 세우고 사촌형님의 산소를 들렸는데
멀리 황매산과 서삼봉(빨간 화살표)이 뚜렷하게 보인다.
전에 갔을 때에도 몇 번 올렸기에 이번에는 사진을 몇 장만 찍었다.
사실 요즘은 고향에 집이 있는 사람들은 관리비용 때문에 골치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나의 시댁만 해도 지난여름 장마에 돌담 일부가 무너져서
거금을 들여 돌담을 다시 쌓는 보수공사를 했다.
서울로 돌아오는날 다시 빈집이 되는 고향집에 자물통으로 꼭꼭 잠그고 나왔는데
빨라야 내년 5월에 갈수가 있을것이다.
그것도 코로나가 물러가서 동창회를 하게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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