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 2

감 풍년이예요...

가을이 되니 시장이나 마트에 주황색 감들이 많이 나왔다. 가을에 감을 보면 외할머니가 생각이 난다. 나의 외갓집은 씨 없는 감, " 반시"가 유명한 청도이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다음 해 추석에 외갓집에 갔는데 외할머니께서 아버지 없는 외손녀가 왔으니 마음이 안쓰러워 나를 잡고 많이 우셨다. 그리고는 밖에 나가시더니 감나무에서 익은 홍시를 따 오셔서 친손주들 안 볼 때 나에게 몰래 건네주셨다. 외할머니께서 내가 얼마나 안쓰럽고 불쌍하셨을까? 그 당시 시골에 먹을 게 없던 시절이라 홍시 하나라도 더 먹이고 싶으셨던 외할머니 마음이 어린 마음에도 참 고마웠다. 나훈아의 "홍시"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외할머니가 생각이 나서 코끝이 찡하였다. 그때부터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일은 홍시였다. 오빠의 지인 분이 청..

나의 이야기 2022.12.15

감 식초 뜨다.

재작년 (2020 년 ) 가을, 시댁 고향에 가니 주인도 없는 집에 감이 익어 주렁주렁 달려있다. 바구니를 들고 가서 따니 새들이 쪼아 먹은 것도 있고 나무에서 홍시가 되어 흘러내리는 것도 있다. 그중 상태가 좋은 것을 따서 왔는데 30%도 안된다. 며칠 있다 집에 와보니 홍시가 되었는데 그냥 먹을수가 없었다. 물행주로 몇번을 닦아 항아리에 넣고 비닐에 바늘구멍을 내어 덮고 또 그 위에 천으로 덮어 뒷베란다에 두고 깜빡 잊고 있었다. 며칠 전 생각이 나기에 열어보니 아주 숙성이 잘된 감식초가 되어있다. 이 항아리 뚜껑이 안 덮어질 정도였는데 다 삭아서 반 항아리도 안 된다. 채반에 고운 헝겊을 깔고 감을 올려놓았다. 식초 냄새가 집안에 가득하여 뒷 베란다에 두고 문을 닫아두었다. 천천히 내려오게 그냥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