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음식들....

감 식초 뜨다.

쉰세대 2022. 5. 23. 23:19

재작년 (2020 년 ) 가을,

시댁 고향에 가니 주인도 없는 집에 감이 익어 주렁주렁 달려있다.

바구니를 들고 가서 따니 새들이 쪼아 먹은 것도 있고

나무에서 홍시가 되어 흘러내리는 것도 있다.

그중 상태가 좋은 것을 따서 왔는데 30%도 안된다.

며칠 있다 집에 와보니

홍시가 되었는데 그냥 먹을수가 없었다.

물행주로 몇번을 닦아 항아리에 넣고 비닐에 바늘구멍을 내어 덮고

또 그 위에 천으로 덮어 뒷베란다에 두고 깜빡 잊고 있었다.

 

며칠 전 생각이 나기에 열어보니 아주 숙성이 잘된 감식초가 되어있다.

이 항아리 뚜껑이 안 덮어질 정도였는데 다 삭아서 반 항아리도 안 된다.

 

채반에 고운 헝겊을 깔고 감을 올려놓았다.

식초 냄새가 집안에 가득하여 뒷 베란다에 두고 문을 닫아두었다.

 

천천히 내려오게 그냥 두었더니 상당히 깨끗하게 이 만큼 나왔다.

아무것도 가미하지 않고 오로지 감으로만 했는데 풍미가 좋고

상당히 찐하다.

며느리도 맛을 보더니 시중에 파는 거보다 훨씬 맛있다고 하기에

한 병씩 챙겨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