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음식들....

처음 만든 콩국수....

쉰세대 2022. 8. 14. 23:35

이 나이 되도록 콩국수를 한 번도 안 만들어봤다.

콩국수는 식당에서 사 먹거나 시장 두부 집에서 파는 콩물을 사 와서

국수 삶아 말아먹기만 했다.

콩물 하는 과정을 설명만 들어도 나는 자신이 없었다.

콩을 밤새 불려서 삶아서 콩껍질을 벗겨서

곱게 갈아서 체나 헝겊에 거른다고 말을 들었다.

그리고 한 번도 콩물을 만드는 걸 본 적이 없다.

 

몇 년 전만 해도 가게를 하였으니 항상 바빠서 콩물을 만들 마음과 시간의 여유가 없었다.

 

얼마 전 어머니 기일 지나고 청송 동생네 사과 과수원 갔을 때

올케가 점심으로 콩국수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올케가 콩물 만드는 과정을 옆에서 보게 되었다.

물론 콩은 미리 삶아서 식혀 두었는데

콩껍질을 까지 않고 믹서기에 넣어 갈기에 물어보니 안 까도 곱게 갈면 된다고 한다.

" 백문이 불여 일견 "이라고

하는 걸 보니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이 생긴다.

 

재작년 고향에 갔을 때 고향에 계시는 친척 아주머니께서 콩 농사가 풍년이었다고

콩을 넉넉하게 주셨다.

봄에 일부를 삶아서 된장에 넣고 남은 콩이 있는데

 묵은 콩이라 잘될는지 걱정을  하며 일단 시작을 했다.

한 번도 안 해봤기에 양을 가늠할 수가 없어 콩 300g을 해보기로 했다.

 

혹시 더운 날씨에 변할까 걱정이 되어 냉장고에 밤새 넣어 두었더니

콩이 불면서 위의 물을 모두 흡수하고 상당히 크게 변했다.

 

콩을 삶을 때 위에 뜬 단백질 거품 때문에 넘치게 된다.

거품을 다 걷어 낼 필요는 없고 일부만 걷어내고 넘치지 않게 조심 힌디.

끓기 시작한 약 5분 후에 콩을 먹어보면 살강 살강 하며 비린내가 안 나면 된다.

콩을 너무 오래 삶으면 메주 냄새가 나고 덜 삶으면 비린내가 나기 때문에

약 5분 후 먹어봐야 한다.

 

냄비를 찬물에 담가 식힌 다음 콩껍질과 땅콩, 호두도 함께 넣어

믹서에 30초 정도 갈고 중간중간 쉬어가며 약 30초씩 3번 갈았다.

국물을 먹어보니 아주 곱게 갈렸다.

 

옥상에서 따온 오이 채 썰고

 

계란 자르고

 

역시 옥상에서 딴 토마토를 위에 +로 칼집을 내어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후 껍질을 깐다.

 

국수를 삶아 재빨리 찬물에 헹구고 마지막에는 얼음물로 차게 식힌다.

 

호두와 땅콩을 넣었더니 약간 갈색을 띤다.

첫 솜씨치고는 제대로 흉내를 냈다.

백번 말로만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게 났고

한번 보는 것보다 직접 해보는 게 제대로 할 수 있다.

고향 아주머니께서 주신 콩으로 올여름 콩국수를 자주 해서 먹는다.

묵은 콩이라 걱정했는데 아무렇지도 않고

진짜 국산 콩이니 더 맛있는 것 같다.

 

콩 300g으로 했더니 5인분 정도가 되었다.

 

지난 주말 아이들 모두 온다기에 미리 콩을 씻어 불려 놓았다가

아침에 삶아 식혀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

2인분 할 때는 잘했는데 10분을 하는데

손녀는 땅콩 엘러지가 있어 땅콩을 넣지 않고 갈고

손자는 콩국을 잘 안 먹는다고 해서 육수내어 국수 말고 했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래도 아들과 며느리들이 맛있게 먹으니까 기분이 좋고 

자신감이 생긴다.

내일 도 콩국수를 하기위해 콩을 씻어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