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초 시어머니 장례로 고향에 갔더니
친척 아주머니께서 손수 농사지은 무를 한 포대 주셨다.
무로 깍두기도 담고 국 끓이는데도 사용하였는데
겨울이 되니 목이 칼칼하고 가래가 생긴다.
목에 좋다는 무우꿀 저림을 하여 그 물을 마시면 효과가 있다는
유튜브를 보고 따라 했다.
무 생김새가 판매하는 거처럼 예쁘지 않고 울퉁불퉁한 게
못 생겼다.
무 껍질채 하면 더 좋다고 하는데 아무리 씻어도 깨끗하지 않아
하는 수 없이 껍질을 벗겼다.
채칼로 썰어서
열 소독한 병에 담고 꿀을 무가 잠기도록 부었다.
한 달후 냉장고에서 꺼내보니 무에서 수분이 빠져 아래까지 내려가 있다.
무를 건져내고
물을 따랐더니
무가 수분이 별로 없어 물이 조금 나왔다.
제주 무는 수분이 많아 물이 많이 나올 거 같다.
먹어보니 꿀맛이 너무 강하다.
먹을 때 물에 희석을 하여 먹어야겠다.
무에도 너무 꿀맛이 많이 난다.
그래서 뜨거운 물을 부어 헹구어 다른 병에 담고
그래도 너무 달아 버리기는 아깝다.
그래서 무 장아찌를 만들기로 했다.
장아찌에도 어차피 단것을 첨가해야 하니 이걸로 하면 좋을 거 같다.
무를 꼭 짠 다음 약간의 생강가루를 넣고
고추장, 마늘, 참깨, 미림, 그리고 김가루....
고추장 담근 지가 3년이 되어 색깔은 짙은 밤색이 되었다.
집 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골고루 조물조물 무쳐서....
아주 훌륭한 밑반찬이 되었다.
단맛은 꿀의 단맛이라 건강에도 나쁘지 않을 거 같고
씹히는 식감이 오돌오돌하여 맛있다.
또 다른 반찬 한가지.....
육수를 내기 위해 무 반개와 다시마 몇 쪽, 마른 표고버섯 한 줌,
그리고 멸치 대가리와 파뿌리, 새우 껍질은 삼베 주머니에 넣고 끓였다.
육수를 내고 버리려다 무를 먹어보니 맛이 있다.
무의 단물이 다 빠져 맛이 없을 줄 알고 여태 버렸는데
반대로 멸치랑 버섯이랑 다른 재료의 맛이 무에 다 스며들어 맛있다.
십수 년을 육수 내고 버린 무가 너무 아까워..,ㅠㅠ
삼베 주머니에 들었던 거 건져서 버리고
무와 표고버섯은 따로 건져내었다.
이 무를 가지고 무슨 반찬을 할까 하고 냉동실을 뒤지니
고향 친구가 보내준 고등어가 있다.
오~
고등어조림을 하자....
집 간장에 고춧가루, 파와 마늘, 미림을 넣고
양념장을 만들었다.
양파를 썰어 냄비 바닥에 깔고
무와 표고버섯을 넣고
손질한 고등어를 올린 다음 육수와 양념장을 넣고 센 불에 끓이다
뚜껑을 열고 졸였다..
맛있는 고등어조림이 완성되었다.
고등어조림이나 갈치조림을 할 때 미리 무를 육수로 익혀서
조리하면 생선이 흐물거리지 않고 무 도 아주 맛있다.
이렇게 버릴 뻔했던 무로 반찬을 두 가지나 만들었다.
십수 년을 육수 내고 버린 무 가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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