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옥상에 심었던 배추가 약을 치지 않으니 벌레들이 다 갉아먹었다.
가을이 되어 뽑아 보니 먹을 수 있는 게 한 포기도 없다.
버릴려니 남편의 정성이 아까워 모두 삶았다.
끓는 물에 삶아
씻고 또 씻었다.
명색이 12포기이니 양이 제법 많다.
한 번씩 사용할 수 있게 비닐 팩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을 했다.
예전 같으면 이 배추로 추어 탕을 끓였을 텐데 요즘은 너무 번거로워
추어탕을 택배로 시켜 먹는다.
암튼 얼려 두면 배춧국도 끓이고 용도가 있겠지 하며....
선짓국을 좋아하는 남편은 추워지는 이맘때면 은근히 기다릴 거 같아
선짓국을 끓이기로 했다.
근데 선지를 파는 정육점이 우리 동네 시장에는 없다.
이웃 동네 시장에 가서 선지를 사 왔다.
얼려 두었던 배춧잎을 한 팩 꺼내어 해동을 한 뒤
고춧가루와 마늘, 그리고 국 간장을 넣어 조물조물 무쳤다.
준비한 콩나물도 씻어 놓고
선지는 양은 소쿠리에 담아 칼로 잘게 난도질을 해서
끓는 물로 한 번 데쳐 낸다.
선지 덩어리는 익으면 엄청 부풀기 때문에 잘게 잘라야 한다.
선지를 구입할 때 정육점에서 약간의 쇠기름을 얻어왔다.
일반 식용유로 배추를 볶으면 제맛이 나지 않는다.
쇠기름을 살짝 달군 냄비에 넣고 기름이 나오게 한다.
쇠기름이 어느 정도 나오면 양념한 배춧잎을 넣고 볶아 코팅을 한 뒤
.
물을 부어 끓이다 준비해둔 선지와 콩나물을 넣고 파, 마늘을 넣어 다시 푹 끓이다
국 간장으로 제대로 간을 맞춘다.
난 소금 간을 안 한다.
이후에는 냄비두껑은 덮지말아야 한다.
선지가 부풀기때문에 넘치기 때문이다.
선지가 엄청 크게 부플어 졌다.
완성 된 선지 해장국.
남편은 국이나 찌개 없어면 안 되는데 국도 이런 국을 더 좋아한다.
술은 밀밭 근처에도 안 가는데 해장국 이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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