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맨드라미 꽃을 별로 안 좋아했다.
빨간 꽃이 닭볏처럼 생긴 게 약간 징그럽기도 하고 이쁘다는 생각도 없고....
그런데 요즘 이 맨드라미가 고맙다.
작년에 사촌 동생이 아주 작은 맨드라미 씨앗을 주기에 그냥 빈 화분에 뿌렸는데
남편이 그 빈 화분의 흙을 부추화분을 덮었나 보다.
어느 날 부추화분에 작은 잎이 잔뜩 나기에 뭔가 했더니 맨드라미 싹이었다.
남편이 다 뽑아 버리고 한 포기만 두었는데
엄청 큰 꽃이 피었다.
어느 날 우연히 유튜브에 맨드라미의 효능이 눈에 띄었다.
꽃의 여러 가지 약효 중에 눈에 좋다는 설명에 급 관심을 가지고
좀 더 검색을 했더니 여자들의 여러 가지 질병과 망막변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난 다른 병은 두렵지않다.
그래서 몇 년 전에 큰 병이 오면 인공호흡이나 암수술은 안 하기로 하고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를 작성을 했다.
아래는 "사전 연명의료 의향서."
오래전 " 황반변성 " 진단을 받았기에 항상 걱정이다.
지금은 정상적으로 보고 있지만 많이 조심스럽다.
그래서 눈과 관절에 신경을 많이 쓰인다.
만일 눈이 안 보이게 되거나 걷지 못하면 살아있어도 사는 게 아니기도 하고
뒷바라지해줄 사람이 없을 거 같아 제일 무섭다.
근데 이렇게 눈에 좋다는 꽃을 이뻐하지 않고 홀대해서 미안해... 하며
그 꽃 한 송이를 잘라서 맨드라미 꽃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꽃송이가 내 손보다 더 크다.
꼭 우단이라는 옷감 같다.
씻어서 시간 절약을 위해 야채 탈수기로 물기를 제거하고
결대로 잘게 찢어준다.
장조림 고기 찢는 느낌으로...
덖음 질 시작.
옆에 흰 종이는 우유팩 뚜껑인데 이걸로 하니 소리도 안 나고
아래쪽에도 잘 저어진다.
2번째...
3번째....
옆에 이쑤시개는 몇 번 덖었는지 세는 중,
바른 정( 正 ) 자이니 5번째이네.
이어폰을 끼고 오디오를 들어며 했더니 숫자가 헷갈리기에..ㅎㅎ
아직은 색이 예쁘다.
9번을 덖었다.
생화일 때는 제법 많았는데 다 마르니 조금이다.
색깔도 많이 변했다.
그런데 구태여 9번을 덖을 필요가 없을 거 같다.
다 하고 생각하니 맛으로 마시는 게 아니고 약효를 보려면
너무 많이 볶으면 약효가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번 정도만 살짝 덖던지 아니면 햇볕에 건조하는 게 약효가 덜 없어지지 않을까?
이건 나의 생각...
맨드라미 꽃차 완성........
맨드라미 꽃차.
색갈이 아주 예쁘다.
이렇게 눈에 좋을 줄 알았으면 뽑지 말라고 할걸...
내년에는 더 많이 심어야겠다.
강서 도서관에서 함께 수업을 듣던 친구가 눈에 좋다며
마리골드 꽃차를 주었다.
마리골드 꽃은 우리 이름으로는 금송화 혹은 금잔화라고 브르며
장독대 근처에 심으면 벌레가 오지 않는다고 많이 심었던 꽃이다.
이상하게 난 이 금송화도 싫어했는데
이 꽃도 눈 건강에 좋은 베타카로틴이 많이 들어있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먹는 눈영양제 루테인에 이 꽃에서 추출한 것은 많이 사용하다고 한다.
마리골드 꽃차.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몰라도 먹어서 나쁜 일이 없을 거 같다.
왜 나는 눈에 좋다는 꽃은 싫어했을까??
이 꽃들에게 급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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