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식초 2

고향의 정( 情 )보따리....

어머님이 고향에 계실 때는 일 년에 몇 번씩 내려가 어머니도 뵙고 남편은 고향친구들과 놀다 오고 했는데 어머니를 우리 집으로 모시고 온 뒤로는 봄 에는 동창회 때 가고 가을에는 시제 지내러 정기적으로 일 년에 두 번 내려갔는데 코로나 발병하고는 고향에 시제 지내러 가도 시제만 지내고 아무도 안 만나고 올라오고 동창회도 안 하니 봄에는 내려가지 않았다. 그러다 어머니 돌아가실 때는 코로나로 돌아가셨기에 어머니 장례식때는 사람들이 문상을 오지 못하고 아주 쓸쓸하고 간소하게 치르고 왔다. 그게 너무 아쉬워 작년 시제 때 우리 아이들 모두 다 함께 내려가기도 하였다. 올해는 큰 아들만 내려왔다. 고향에는 먼 친척 아저씨내외분만 계시고 모두 빈집들이고 남편 친구분들도 편찮으시고 돌아가시기도 하여 동창회도 끝낸다고..

나의 이야기 2023.12.24

감 식초 뜨다.

재작년 (2020 년 ) 가을, 시댁 고향에 가니 주인도 없는 집에 감이 익어 주렁주렁 달려있다. 바구니를 들고 가서 따니 새들이 쪼아 먹은 것도 있고 나무에서 홍시가 되어 흘러내리는 것도 있다. 그중 상태가 좋은 것을 따서 왔는데 30%도 안된다. 며칠 있다 집에 와보니 홍시가 되었는데 그냥 먹을수가 없었다. 물행주로 몇번을 닦아 항아리에 넣고 비닐에 바늘구멍을 내어 덮고 또 그 위에 천으로 덮어 뒷베란다에 두고 깜빡 잊고 있었다. 며칠 전 생각이 나기에 열어보니 아주 숙성이 잘된 감식초가 되어있다. 이 항아리 뚜껑이 안 덮어질 정도였는데 다 삭아서 반 항아리도 안 된다. 채반에 고운 헝겊을 깔고 감을 올려놓았다. 식초 냄새가 집안에 가득하여 뒷 베란다에 두고 문을 닫아두었다. 천천히 내려오게 그냥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