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청송 동생네 과수원 "초록 언덕" 의 겨울 풍경...1,( 2월 21~23,)

쉰세대 2024. 3. 8. 23:26

설을 지내러 미사리 집에 와 있던 동생내외가 청송으로 내려가는데

일주일 후면 다시 올라오니 올케가 나와 남편을 바람 쐬러 함께 갔다가

자기들이 올라올 때  올라오자고 한다.

남편에게 이야기하니 그러자고 하더니

다음날 인천에 볼일도 있고 자기가 가면 처수씨가 신경 쓰인다고 안 가겠다며

나 혼자 갔다 오라고 한다.

속으로 얏호 하면서 그래도 괜찮겠느냐고 다짐을 받고

혼자 동생 집 근처 미사리 역으로 가니 동생 내외가 기다리고 있다.

 

오랜만에 온 동생네 과수원 입구,

 

2월에 잦은 비로 개울물이 소리를 내며 제법 많이 내려간다.

 

 

 

 

마당에 큰 단풍나무가 가을이면 멋진 모습을 연출하는데

 잎이 떨어지지 않고 갈색으로 남아있어 단풍나무임을 알려준다.

 

얘 이름은 선홍이,

호밀밭의 파수꾼이 아니고

사과 과수원의 파수꾼 삼총사.

얘이름은 양광이,

사과 밭의 겨울 풍경은 초록빛 하나 없는 아주 황량한 모습이다.

 

좀 특이하게 생긴 난로,

과수원의 처음 주인이 설치해 놓은 것으로

무슨 원동기 같은 기계인데 난로로 사용한다.

엄청 무겁고 워낙 두꺼워 오랫동안 열이 식지 않고 아주 좋다.

난로에 사용하는 나무,

죽은 사과나무 둥치인데 버섯이 피어있다.

며칠 집을 비워두었으니 냉기가 심해 얼른 난로에 장작을 넣고

불을 지피니 방은 훈훈해지고

저녁밥 짓는 연기가 나는 거처럼 정겹다.

 

농장을 비워두고 미사리 집에 와 있는 동안

주문 들어온 사과를 택배로 보내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

저온 창고에 있는 사과 박스들.

 

사과를 저온 창고에 넣고 난 후 신선함을 지키기 위해 해야 하는 

규칙들을 적은 주의사항,

저온 창고에 넣어 두면 끝인 줄 알았는데

이런 주의가 필요하다.

이래서 사과를 수확하고 한동안  집을 비울 수가 없다.

 

사과 크기를 선별하는 기계,

가을 수확 후 다 선별하여 저온 창고에 보관했기에

지금은 이 기계가 한가하다.

 

2월 22일,

아침에 일어나니 눈이 내려 설국이 되어있다.

이날 남부지방을 제외하고 전국에 눈이 아주 많이 왔다고 야단이다.

실내에서 내다본 바깥풍경.

 

아침 식사,

호박 수프와 각종 과일과 식빵과 삶은 계란.

 

밤 사이 눈이 많이 내렸고 지금도 내리고 있다.

 

 

 

산과 밭에 눈이 내리니 서울에서 보는 눈과 완전 다르게 느껴진다.

멋지다, 멋져! 를 연발하며....

 

점심,

따뜻한 떡 만둣국..

 

점심 식사 후 나오니 그 사이 눈이 그쳤다.

멀리 산 봉우리에 눈이 쌓여있어

청송의 만년설산이라고 내가 이름을 지었는데

며칠 후면 다 녹을 거라고 한다.

 

이 파수꾼 이름은 자홍이,

파수꾼들 이름을 모두 사과 이름으로 지었다고 한다.

 

봄기운이 있어서인지 한나절만에 눈이 거의 다 녹았다.

 

멀리 갈 생각 안 하고 슬리퍼 신고 내려오다 보니

아래 동네 복숭아 과수원까지 내려왔다.

 

동생네 과수원 올라오는 길 아래 동네 복숭아 과수원에는 눈이 언제 왔느냐는 듯

눈이 조금도 없다.

복숭아나무가 꽤 나이가 들어 보이는 고목이다.

이 복숭아꽃이 피면 너무 예뻐 감탄사가 절로 날거 같다.

그 봄에 다시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