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이야기

눈 온 후 선유도 공원에는.... ( 12월 16일,)

쉰세대 2022. 12. 17. 23:05

오전 내내 내라앉은 듯한 하늘에서 눈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눈송이가 얼마나 큰지 거짓말 보태서 아기 손바닥만 하다.

창문을 열고 이웃집 지붕 위에 떨어지는 걸 구경을 하다

화들짝 놀랬다.

잠시 후 복지관에 노쇠 예방 운동 마지막 수업을 가야 하는데

어떡하지????

걱정이다.

우리 집은 우리 동네에서 제일 꼭대기에 있다.

비탈이 심해서 엄청 미끄러울 거 같아 결석을 할까 생각이 드는데

결석을 할 수가 없는 날이다.

 마지막 수업 후 결과 체크를 하기 위해 간호사 쌤과 2시에 가기로 약속이 되어있다.

바닥에 홈이 많이 파져 덜 미끄러운 운동화를 신고 내려왔더니

그동안 주민센터에서 직원이 뿌렸는지 염화칼슘을 뿌려 사람이 다닐 수 있게

눈이 녹아있다.

주민센터 직원들이 언덕이 있는 동네는 우선적으로 제설제를 뿌려준다.

운동 후 결과 체크를 하고 복지관을 나서니 눈이 그쳤다.

나의 개인적 사정으로 이 눈이 올겨울의 첫눈과 마지막 눈을 밟는 것이 될 것이기에

선유도 가는 마을버스에 올랐다.

 

선유도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니 공원 관리하시는 아저씨께서

눈을 바람으로 날려 보내고 계신다.

빗자루로 쓸지 않으니 힘이 덜 들 거 같다.

 

여의도 쪽을 바라보니 하늘이 금방이라도 내려앉을 거 같다.

 

사실 이 공원에 오며 이 다리가 미끄러울 것이 걱정을 하며 왔는데

아저씨의 수고로 아주 깨끗하게 치워져 있어 안심하고 걸을 수 있었다.

 

선유교에서 내려다본 한강 공원.

저 길을 걸으면 발아래에서 뽀드득뽀드득 소리가 들릴걸 생각하며

나도 얼른 선유도 공원에서 눈 길을 걸어야지 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곳에서는 두 분이 눈을 치우고 계신다.

이 분들의 수고 덕분에 미끄럽지 않게 걸을 수는 있는데

약간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추운 날씨에 수고하시는 모습에 감사함을 전한다.

 

좀처럼 앉을 기회가 없는 그네에 오늘은 눈이 앉아있다.

그래서 오늘도 못 앉겠다.

 

이른 봄 이 복사나무에 복사꽃이 참 예뻤는데

지금은 앙상한 가지에 흰 눈이 올려져 있네.

 

바닥에는 눈이 많이 남아있는데 높은 나무 위에는 바람에 날아갔는지

눈이 많지 않다.

 

오늘 이곳에 오며 이 소나무와 정자 지붕 기와에 흰 눈이 소복이 쌓인 모습을 상상하며 왔는데

기대에 못 미친다.

 

여리디 여린 억새꽃 위에 하얀 눈이 소복이 쌓여있다.

 

사람들 발자국이 도장처럼 선명하다.

 

이 벤치는 누가 앉았었는지 눈이 치워져 있다.

 

오후 5시인데 날씨가 흐리니 벌써 가로등이 들어온다.

실제로 볼 때는 전등불이 예뻤는데 스마트 폰으로 찍으니

아무래도 눈으로 볼 때 보다 덜 예쁘다.

 

 

눈 온 다음날 우리 집 옥상 풍경.

좀 늦게 올라갔더니 맑은 햇살에 눈이 많이 녹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