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랜 친구와 함께...

쉰세대 2022. 10. 2. 00:25

내 친구 영숙이는 나와 인연을 맺은 지 60년이 되었고
미국에 사는 명숙이는 63년 지기이다.
부산에서 학교다닐때 만나 여태까지 연락 주고받고 가끔 찾아가기도 하고
미국에 사는 명숙이 집에 갈 때도 동부인해서 5번이나 함께 간 오랜 친구이다.
몇몇 친구 중에 명숙이와 이 친구는 제일 친한 친구이고
또 다른 친구 옥련이는 13년 전 혈압으로 쓰러져 병원 생활 12년하다
2020년 먼저 먼 나라로 갔는데 코로나 시작할 때라서 직접 배웅하러 못 갔다..
올 초여름 부산에 사는 친구들과 연락이 되어 영숙이와 내가 부산으로 가서
50년 만에 몇몇 친구를 만나 회포도 풀고 옥련이가 잠자고 있는 산에도 갔었다.
오랜 친구이고 친한 친구 중 명숙이는 미국 시애틀에 사니 자주 오고 가지 못하고
영숙이는 대전 신탄진에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찾아갈 수 있는 거리인데
다른 지방이라 멀게 느껴져서 잘 안 가게 된다.
이 가을,
갑자기 친구가 보고 싶다.
그래서 신탄진 가는 무궁화열차를 탔다.
신탄진역에 정차하는 열차는 무궁화 호뿐인데 열차가 많지 않다.

차창밖으로 보이는 들녘은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파란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누렇게 황금 색으로 변해가는 들녘이 너무 멋지다.

가면서 전화를 했더니 신탄진 역에 마중 나와있다.
신탄진 역에서 미국 친구 명숙이와 번갈아 가며 통화를 하니
명숙이가 오고 싶어 안달을 한다.
내년에 오기로 약속을 했다.

2019년 가을, 금강 둑 공원에 핑크 뮬리 ,
이렇게 핑크 뮬리가 피었을 거라고 생각하며
집으로 가기 전 금강 둑 공원에 갔는데
핑크 뮬리가 피지 않았다.
2019년 이때보다 일주일 먼저 갔는데 핑크 뮬리가 피지 않았다.
그래서 사진을 한 장도 안 찍었다.
지금쯤 많이 피어있겠지....
핑크 뮬리는 못 보고 공원만 한 바퀴 돌고 친구 집에 갔더니 외출 중이라던
친구의 남편이 집으로 돌아오셔 집에 계시면서 나를 반긴다.

서울로 오는 기차표를 예매를 하고 갔기에 기차 시간에 맞추어
식사하러 가자고 하시며 대청호 쪽으로 운전대를 잡는다.

시간이 넉넉하지 못해서 멀리는 못 가고 신탄진에서 가까운 쪽 대청호로 갔다.
올여름 비가 자주 와서 대청호에 물이 많다.

식당에 갔더니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며 30분 후에 오라고 한다.
기차 시간 맞추어야 하니 좀 일찍 서둘러 달라고 부탁을 하고
대청호 주변 테크를 걸었다.

우리가 식사할 식당, 야호...
친구네가 가끔 오는 식당이라고 한다.

밑반찬이 정갈하다.
친구 남편 앞이라 음식 찍기가 민망해서 3장만 찍었다.

민물 새우탕.
사진을 찍기 전에 휘저어버려 음식 사진이 깔끔하지 않다.

대청호에서 잡은 민물새우라고 한다.
맛이 깔끔하고 시원하다.

식사를 너무 부지런히 먹었더니 오히려 시간이 좀 남는다며
대청호의 보조댐을 한 바퀴 돌았다.

기차 시간 15분 전 도착.
나를 태우고 영등포로 갈 기차를 기다리며....

역에서 헤어질 때 내 손에 묵직한 가방을 쥐어준다.
집에 와서 꺼내보니 대청호 옆 작은 텃밭에서 직접 농사를 지은
참깨로 짠 참기름 한 병과 늦오이 3개와 텃밭 옆 밤나무에서 떨어진 밤을 모아 일일이 손으로 깐 밤 한 봉지.
그리고 겨울에 텃밭 옆 산에서 캔 칡뿌리를 곱게 간 칡가루 한 병이 들어있다.
집에 잘 도착했다고 전화했더니 다음에 올 때는 미리 전화하고 오라고 한다.
미리 전화를 했으면 좀 더 챙겨주었을 텐데 하며 아쉬워한다.

나이 들어 새로 사귄 친구도 좋지만 어릴 때 함께한 옛 친구의 정이 구수하고 마음에 더 와닿는다.
가능하면 자주 찾아가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