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이야기

손기정 체육 공원.

쉰세대 2022. 2. 7. 23:37

사촌 여동생이 아현동에 살고 있는데 직장생활을 하다

지난 연말에 정년퇴직을 했다.

며칠 전 신년 인사 전화가 와서 이야기하던 중

동생이 집 근처에 있는 손기정 체육공원에 운동하러 나간다고 한다.

급 관심이 쏠린다.

왜냐하면 내가 결혼 후 신혼을 아현동에서 지냈기에 그 동네가 궁금하고

어떻게 변했는지 보고 싶다.

동생과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손기정 체육공원으로 갔다.

 

입구 쪽으로 들어가니 먼저 손기정 어린이 도서관이 보인다.

 

먼저 손기정 기념관으로 갔는데

코로나 끝날 때까지 임시휴관을 한다고 문이 굳게 잠겨있다.

다른 곳 미술관이나 전시장은 문을 열었기에 이곳도 문이 열려있는 줄 알았다.

 

손기정 기념관 건물이 양정 고등학교 교무실이었나 보다.

이곳에 있던 양정고등학교는 우리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목동으로 이전을 했다.

가끔 내가 운동 겸 산책 다니는 안양천에서 양정고등학교 육상부 학생들이

달리기 연습하는 거 본다.

모두들 손기정 선배를 닮으려고 열심이다.

다시 양정고등학교 선수들이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기를 응원한다.

 

학교 건물이 고풍스럽고 여름에는 외벽에 담쟁이들이 타고 올라가

붉은 벽돌 건물에 초록 담쟁이 잎이 멋질 거 같다.

 

태극기가 바람이 부니 제대로 활짝 폈다.

손기정 선수의 가슴에 태극기 마냥....

이 장면을 찍으려고 바람이 불 때까지 한참을 기다렸다.

 

오....

드디어 장하고 자랑스러운 손기정 선수를 만났다.

 

일제 강점기에 어쩔 수 없이 일장기를 달고 뛰었지만

시상대에서는 화분으로 일장기를 가렸고

동아일보에 태극기를 부착한 사진이 실려 많은 고초를 당했다고 한다.

얼굴엔 슬프고 어두운 표정이 너무 안타깝다.

 

손기정 선수의 우승 소식을 들은 심훈이 쓴 즉흥시.

 

손기정 선수가 우승 기념으로 부상으로 묘목을 모교에 심었다는 월계관 나무.

월계수가 지중해 건조한 날씨에 자라는 것이기에

머리에 쓴 월계수는 미국이 원산지인 대왕 참나무 잎으로 화관을 만들었다고 한다.

 

축구장 옆 달리는 길에 손기정 선수의 달리는 모습의 동상이 있다.

달리는 얼굴을 보니 너무 힘들고 지쳐 보여 안타까운 마음이다.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

 

축구장을 돌 수 있는 달리기와 산책을 할 수 있는 길이 있다.

달리는 길이라고 하면 되지 굳이 외래어로 러닝 트랙이라고 해야 할까?

 

마스크를 쓴 초등학생들이 축구 연습이 한창이다.

 

축구하러 가는 학생들 발열 체크하는 곳..

언제쯤 마스크 벗고 운동할 수 있을지...

 

이렇게 한 바퀴 돌다 보니 정작 내가 가보고 싶었든 신혼살림을 살든 곳은

너무 많이 변해 어디가 어딘지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사진은 지난 1월 중순경에 찍었는데 미적거리다 이제 올리는데

마침 북경에서 동계 올림픽이 한창이다.

손기정 선수가 운동할 때 나라 전체가 가난하여 제대로 먹지도 못하였을 것이고

일제 침략으로 많은 고초를 당하면서도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사람 특유의 끈기와 집념이 이루어 낸 쾌거일 것이다.

참으로 장한 우리의 손기정 선수이다.

오늘 오후 산책을 안양천변으로 하다 길 건너 있는 양정고등학교를 찍었다.

그래서 수정을 해서 올리는데 내일은 이 학교정문 앞에서 찍어야겠다.

양정고등학교는 만리동에 있다가 지금은 목동 아파트 5단지 옆으로 이전을 했는데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 산책길에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