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이야기

선유도 공원 겨울 풍경.

쉰세대 2022. 2. 18. 23:12

정월 대보름날 ,

밝고 큰 보름달이 뜨면 달맞이를 어디로 갈까 하고

검색을 해보니 보름날은 달 뜨는 시간이 오후 4시 35이라고 하니

해가 있는 시간이라 달이 예쁘지도 않을 거 같고

그나마 흐려서 한밤중에도 달을 볼 수가 없을 거 같다. 

그래서 포기하고

다음날 열엿새이기는 하지만 날씨가 좋아 둥근달이 뜰 것 같아

산책코스를 선유도 월출을 보러 가기로 했다.

항상 보름날 보다 그다음 날인 열엿새가 달이 더 둥글고 크다.

크고 둥근달을 기대하면서 오랜만에 선유도를 향해 출발~~

 

 

선유도를 가기 위해 버스를 타지 않고 1시간 거리를 걸어서 간다.

양천구 목동에서 영등포구 양평동을 잇는 양평교에서 내려다본 안양천.

이곳은 작년만 해도 억새가 우거지고 아주 지저분하고 무서운 곳이었는데

얼마 전 공사를 하여 아주 깨끗하게 정비를 하고 잔디를 심어 두어서

아주 보기가 좋다.

봄이 되면 잔디의 초록색이 아주 예쁠 거 같고

여름에는 그늘이 별로 없어 뜨거울거 같다.

 

안양천을 중심으로 왼쪽은 영등포구 양평동,

오른쪽은 양천구 목동.

양천구에도 안양천둑을 정비하여 개천 바로 옆으로 걸을 수 있는 길

만드는 공사를 하고있다.

두 구청이 경쟁을 하듯 열심히 하고 있다.

 

선유도를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야 한다.

옆에 계단이 있는데 편한 게 좋으니까...

 

엘리베이터 문에서 나오니 멀리 북한산이 깨끗하게 보인다.

 

선유교는 올림픽대로 위를 지나간다.

아직 퇴근시간이 아니어서 대로가 한가하다.

선유교 아래는 한강 시민공원이다.

 

선유교에서 오른쪽에는 여의도가 있고

양화대교가 있고 지하철 2호선에는 지금 지하철이 지나가고 있다.

왼쪽에는 성산대교와 뒤쪽에는 얼마 전에 개통한 월드컵 대교 주탑이 보인다.

 

[월드컵 대교는 폭 30.7m , 길이 1.980m의 6차선이고

높이 100m의 경사주탑 (경사각도 78도)이다.

2010년 4월에 착공하여 2015년 8월에 완공될 예정이었는데

2011년 박원순 서울시장으로 취임 후 예산을 대폭 삭감하여

6년간 공사를 진행하지 못하였다.

공사 시작한 지 11년 4개월이란 국내 교량 가운데 최장의 공사기간인데

아직은 완전히 끝나지 않아 지나가는 길이 어수선하다.

공사 지연으로 늘어난 서울시민 혈세가 1.500억 원이 더 투입되었다는 기사가 났다.

2021년 9월 1일 정오에 개통을 하였는데

선개통 후 완공이라 2022년 6월에 완공이 되면 걸어서 건널 수 있다는

안내는 되어있었지만 지금은 해당 안내문은 가려진 상태이고

아직까지는 보행자 출입이 금지되어있다.

( 나무 위키 월드컵 대교 )에서...

 

멀리 난지도가 보인다.

 

선유도 한강 옆에 있는 버드나무에 보일 듯 말 듯 초록색이 보인다.

나무들이 봄을 맞이하기 위해 물을 끌어올리는 거 같다.

 

방금 지나온 선유교 아치...

 

워낙 추운 날씨 탓에 산책 나온 사람들이 별로 없어

이 그네가 휴업 중이다.

그래서 내가 잠시 앉아 흔들거렸는데 너무 추워서 일어났다.

 

 

선유도가 정수장일 때 사용했던 기계들을 진열도 해놓고

어린이놀이터도 만들고

 

겨울을 이겨내는 맥문동도 날씨가 너무 추우니 모두 납작 엎드려있다.

 

거북이가 엉금엉금 기어 나오는 형상.

 

지난번 왔을 때 온실 공사한다고 출입금지였는데

공사가 끝난 거 같아 몸도 녹일 겸 들어갔다.

 

온실 실내에는 사진 촬영 금지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사진을 찍을 수가 있었는데...

공사를 했다고 하는데 출입구만 옆으로 옮겼고 아무런 변화가 없다.

전에는 의자와 탁자가 있었는데 그것도 없다.

꽃과 나무들도 늘어난 게 없다.

온실 밖에서 유리창을 통해 찍은 부겐베리아 꽃.

 

역시 유리를 통해 은 파파야 열매.

온실에서 나오면 제2 한강교인 양화대교로 나가는 정문이다.

 

양화대교 쪽 정문에서 선유도를 향해...

메타 스퀘아가 나목인 채 나란히 나란히 서 있다.

 

양화대교 아래에서...

 

추운 날씨에 피아노를 연주하는 학생.

피아노가 다른 걸로 바뀌었다.

전에는 검은색에 온갖 딱지가 붙어 있었는데

지금의 것은 나무색으로 깔끔하니 새것 같다.

 

피아노 소리가 울리기에 봤더니 학생이 연주에 몰두하고 있다.

잘은 모르지만 수준급인데 오랫동안 연주를 한다.

추운 날 손이 시릴 텐데 음악에 몰두를 하고 있어니

추위도 잊었나 보다.

방해가 될까 봐 멀리서 줌으로 찍었다.

이 피아노는 아무나 연주를 할 수가 있다.

오늘은 이 학생의 연주로  나의 귀도 호사를 했다.

 

내가 선유도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 선유정.

이곳에도 텅텅  비어있다.

 

 

대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가 좋아 영상으로 찍었는데

세찬 바람소리만 들린다.

 

여름이면 수생식물들과 수련이 예쁜 곳.

 

가페 나루도 영업을 안 하나보다.

 

원형극장?

가끔 댄스동아리들이 모여 댄스 경연도 한다.

강물에 햇빛이 반사가 되고 바람에 물결이 흔들리니

보석이 반짝이는 거 같다.

 

해가 아파트 너머로 내려가고

달 뜨는 시간이 되었겠다 싶어 두리번거려도

달이 안 보인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보일 거 같아 엘리베이터 앞에 와서 돌아보니

어느덧 하얀 달이 두둥실 떠 올라있다.

달 아래 옅은 구름이 있고 아직 밝으니까 뜨는 모습이 안 보였나 보다.

 

올림픽 경기를 보고 열 시가 넘은 시간에 올라가니

달이 아주 작게 그래도 환하게 주위를 밝히고 있다.

차라리 선유도 가지 말고 옥상에서 달 뜨는 걸 볼걸

추운데 한강 바람을 맞으며 고생했다는 생각을 했다.

 

선유도는 자주 가는 공원이니 몇 번을 이곳에 사진을 올리기도 했지만

갈 때마다 새롭고 차 소리도 안 나고 조용하고 공기도 좋아 이곳을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