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가을비 따라 가버린 가을...

쉰세대 2021. 11. 9. 23:29

제주도에서 15일 동안 제주 여행을 마치고 서울로 오니 아직 가을의 끝이 조금 남아있다.

제주도에서는 여름 같은 기온으로 더워 겉옷 제대로 못 입고 다녔는데

서울에 오니 가을이 조금 남아있다.

마음이 급하다.

까딱했다가 가을도 못 보고 말뻔했다..

여행 다음날은 쉬고 토요일 안양천으로 갔다.

이곳 안양천은 벚꽃이 있는 곳이라 벚나무는 꼭대기에 붉은색이 내려앉기 시작했다.

 

이대 목동병원 쪽으로 가는 도중

목동 아파트 2단지.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 나를 반기는 거 같다.

기다려줘서 고마워...

 

이대 목동 병원 뒤쪽 안양천 둑방에 올라섰다.

벚꽃나무가 위에서부터 물들기 시작했다.

 

오목교를 지나 영등포 쪽 안양천변.

 

노랗고 빨간 장미들이 아직 싱싱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다.

꽃은 여름보다 더 제철 같은데 잎은 다 떨어졌다.

 

 

먼저 피었다 진 장미는 벌써 짚 이불을 덮고 겨울잠에 빠져있다.

작년에는 묘목 하나하나 짚으로 싸 메어 두었더니

올해는 이불로 덮어주었다.

 

둑위 벚나무에 단풍이 물들었다.

빨간 단풍나무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가을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코스모스도 나를 반긴다.

예뻐, 예뻐 소리를 연달아하면서....

 

억새도 한창 피어 바람에 백발을 나부낀다.

 

 

아파트 단지 안에는 단풍나무가 비를 맞고 있는데 곱다.

 

 

월요일 새벽부터 비바람이 불고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다.

문화회관에 가면서 이 벤치에 앉아 만추를 즐기려 했는데

비가 와서 앉을 수가 없다.

 

은행잎도 비바람에 떨어져 행인들의 발아래 짓밟히고 있다.

아~~ 아까워...

 

 

남부법원 옆 버스 정류장에도 낙엽이 잔뜩 떨어져 있다.

낙엽이 비에 젖어 도로에 찰싹 붙어있어니

환경 미화원분들이 엄청 힘이 들 거 같다.

 

우리 집 앞 대추나무.

대추나무의 잎들도 비바람에 다 떨어지고 있다.

올해는 해걸이를 하는지 대추가 위쪽에만 조금 열렸다.

 

어제, 오늘 비가 오지 않았으면 단풍 든 나뭇잎들을 일주일은 더 볼 수가 있었을 텐데

야속한 비바람이 가을을 데리고 간다.

 

 

어제는 센터에 갔다 오면서 우산을 열 번도 더 펼쳤다 접었다 했다.

오늘은 나가기 싫어 집에 있다가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다.

 

겨울을 재촉하는 비는 오늘도 계속 오고 있다.

나뭇잎이 다 떨어지면 얼마나 황량하고 쓸쓸할까.

올해는 가는 가을이 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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