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이야기

잘못 찾아간 석파정, 그리고 윤동주 언덕...

쉰세대 2021. 5. 11. 10:13

흥선대원군이 살던 운현궁이 아니고 흥선대원군의 별서 라는 석파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번 가보고 싶었다.

서울시내 종로구에 있다기에 검색을 해서 가면 그리 어렵지 않게 갈 수 있을 거 같다.

마침 남편이 일어수업 끝나고 바로 인천으로 볼일 보러 간단다.

 다른날보다 조금 일찍 집을 나섰다.

보통 점심식사후에 운동 겸 산책을 나가면 저녁 준비시간이 빠듯하기에

이런 날은 마음 편히 다닐 수가 있다.

 

석파정은 조선 고종의 친아버지인 흥선대원군의 별장으로 원래는 

김흥근의 소유엿던 것을 고종 즉위 후 대원군이 사용하였다.

한국전쟁 후 고아원, 병원 등으로 사용되다가 현재는 개인 소유 건물이다.

정자의 앞산이 모두 바위라 대원군이 석파정 (石坡亭 )이라 이름 지었어며 삼계동 정자라고도 한다.

석파정은 현재 "서울 미술관"으로 관리 운영하고 있다.

 

석파정 별당이 있는 곳으로 찾아갔더니 "석파랑 "이라는 식당이다.

들어가기를 망설이다 살금살금 들어갔는데

이 식당의 종업원을 만나서 구경하고 싶어 왔다고 하니 얼마든지 구경하라고 한다.

개방이 된 곳이니까 구경 오는 사람이 많은가 보다.

 

 

대문 위 김홍도의 세한도가 걸려있다.

처음에는 현판이 오래되어 낡아서 그런가 했더니 자세히 보니 세한도이다.

왜 이곳에 있을까? 하며 들어갔다.

 

뜰에 있는 이 비석을 보고 이곳에 세한도가 있는 이유를 알았다.

서예가 소전 손재형 선생님은 일본에서 세한도를 한국으로 가져오기 위해

일본인인 후지스카 치카시를 매일 찾아가서 졸랐다고 한다.

결국 손재형 선생의 정성에 감복한 후지스카 치카시는 대가 없이 세한도를 

선생님께 넘겼다고 한다.

세한도를 선생님께 넘긴 직후 미군의 폭격으로 후지스카의 집은 불타버렸다고 한다.

조금만 늦었다면 세한도를 볼 수가 없을 뻔했다고 한다.

 

 

아치문이 예쁘다.

아치문 넘어 보이는 곳이 식당이라고 한다.

 

마당에 이름 모를 나무에 붉은 열매가 아주 많이 달려있다.

 

멋있는 돌의 언덕 옆 계단으로 올라갔다.

 

석파정 별당은

창의문 밖 부암동 고개에 있던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별장인

석파정의 부속 사랑채이다.

 

큰방은 흥선대원군이 사용하였고 건넛방은 손님 접대 공간이었고

대청은 흥선대원군이 사군자의 난초를 그릴 때만 사용하였다고 한다.

서예가 소전 손재형 선생이 1958년에 이곳에 집을 지으면서 별당을 뒤뜰 바위 위에

옮겨놓았다고 한다.

 

건물이 튼튼해 보이고 창문 모양이 다 다르다.

 

소문난 흥선대원군의 별장 치고는 소박하다.

석파정에서 내려다본 석파랑..

오래된 기와가 세월을 말해준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석파정.

큰 바위 위에 앉아있는 거 같다.

 

석파랑 요리 가격이 만만하지 않다.

자리값을 제대로 하는 거 같다.

 

이곳까지 온 김에 석파정 미술관에서 멀지 않은

윤동주 문학관을 가기로 하고 언덕을 올랐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으로 오르는 계단.

 

계단 옆 성곽에 핀 애기똥풀...

벽에 매달린 앙증맞은 꽃이 이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다.

 

걷고 산책하기 아주 좋은 길이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 조망지점,

밤 야경이 멋진 곳인가 보다.

나무 가지 사이로 멀리 남산 타워도 보인다.

 

바윗돌에 쓰인 윤동주 시인님의 대표 시...

 

성곽도 보이고 웅장한 북한산도 보인다.

 

시인의 언덕에서 내려다본 동네.

붉은 지붕이 특이하다.

 

시인의 언덕에서 내려오다 만난 카페...

일행이 있으면 들어가서 차 한잔을 마시고 싶었다.

 

윤동주 문화관 벽면에 새겨진 시...

 

"새로운 길.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문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一九三八, 五

 

월요일이어서 오늘은 휴관이다.

박물관이든 미술관이든 월요일이 휴관인 줄 알았지만

생각 없이 나가서 두 곳 다 허탕을 쳤다.ㅠㅠ

 

이렇게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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