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이야기

창경궁을 거닐다...

쉰세대 2020. 11. 6. 13:41

작년 이맘때 창경궁을 거닐었는데 불현듯 그곳에 가고 싶다.

가고 싶으면 가야지...

마스크 꼭꼭 잘 눌러쓰고 지인과 길을 나섰다.

 

무슨 책을 읽고 계시나.?

옆에 앉아 살짝 곁눈질해서 보니 정지용 님의 별을 읽고 계신다.

누가 비닐우산을 씌워두었네....

광화문 세종문화원 앞 계단에서...

 

이 날은 날씨가 엄청 좋아 광화문에서 청와대 뒷산이 또렷하게 보인다.

 

창경궁,

 

궁에 들어서니 나무들이 한창 옷을 갈아입고 있다.

빨갛게 익은 산수유 열매..

색이 너무 곱다.

 

온실..

이곳은 이제 문을 열긴 했는데 열체크도 해야 하고 방명록도 작성해야 하고

손 소독도 해야 하고 그리고 몇 번 들어가봤어니까 그냥 통과하기로...

 

아래 설명부터 꼭대기까지 다 넣어 찍으려다 보니

피사의 사탑처럼 쓰러질 것 같은 모습으로 찍혔다.

 

춘당지의 물에 비친 모습..

정말 멋스럽다.

 

 

춘당지에서 야간에 빛 축제를 하는데 사전예약제이고

지금은 낮이라 준비 중이다.

 

바닥에 색색의 돌들이 깔려있는데 밤에 야광으로 빛나는 야광 돌이다.

 

보물 제818호 통명전은 내전의 중심으로 지붕에 용마루가 없다.

가운데 세 칸의 마루를 두고 양옆에 온돌방을 두어 왕과 왕비의 침실로 썼다.

 

경춘전...

성종이 인수대비를 위해 지은 대비의 침전인데

정조와 헌종이 이곳에서 태어났고

많은 왕비들이 여기서 승하도 했다.

 

환경전...

정조는 본인의 탄생을 기념해 경춘전 내부에 탄생 전이라는 현판을 친히 써서 걸기도 했다고 한다.

창경궁 창건 당시 지었다가 임진왜란과 이괄의 난등 여러 번 소실과 재건을 반복했다고 한다.

 

 

창경궁을 이 좋은 계절에 한 바퀴 돌고 이제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나왔다.

옛날 임금들과 왕비들의 파란만장한 삶도 있었지만

지금의 세월에서는 모든 게 역사 속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옛일들이다.

그래도 내가 살고 있는 곳에 이런 궁이 있어 한 번씩 나들이할 수가 있어

너무 좋다.

 

전 같어면 이 궁에 외국인과 관광객들이 북적거릴 땐데 조용해서 좋기는 한데

좀 허전하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