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있을 때 작은 며느리가 전화를 해서
어머니, 흑백요리사 보셨어요? 하며 물어본다.
아니, 안 봤는데, 왜?
어머니 생신날 중국요리 어때요?
너네들이 제주도 호텔과 비행기 요금을 생일 선물 대신 지불했는데
식사는 사양할게.
그건 그 거구 생신 식사는 모두 모여해야죠.
벌써 큰아들과 의논했다고 한다.
흑백 요리사에 나온 식당을 예약이 어려운데 예약이 되었어요. 하며
시간 되시면 흑백 요리사 한번 보세요, 한다.
80명의 흑요리사 중 1차 생존한 20명과 20명의 백요리사의
대결이 시작된다.
철가방 요리사는 중식가의 대부인 여경래 셰프와 대결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있다.
제주에서 집으로 와서 넷플렉스로 흑백 요리사를 보기 시작했다.
여러 사람에게 흑백 요리사를 이야기 들었지만
우리는 TV를 잘 안 보기에 볼 생각도 안 했었다.
보다 보니 엄청 재미있고 요리사들의 집념과 정성이 대단하다.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TV를 보며 화면을 스마트 폰으로 찍었다.
스마트 폰으로 찍었더니 사진이 제대로 안 찍혔다.
여경래와 대결하고 싶은 흑수저 셰프들이 4명이 나왔다.
그중 철가방도 있고...
아~ 철가방은 이 시합에 출전한 사람의 닉네임이다.
처음에는 모두 본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닉네임으로 대결한다,
여경래 셰프가 철가방을 지목한다.
백수저 셰프가 나오면 대결하고 싶은 흑수저 요리사들이 지원을 한다.
여러 명이 나올 때는 백수저 셰프가 한 사람을 선택한다.
여경래 셰프가 철가방을 지목하며
저도 철가방 출신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요리 대결은 시작되고
여경래 셰프는 두반장 소꼬리 찜요리를 하고
철가방 요리사는 팔보 완자를 만들었다.
심사위원인 백종원 요리사와 안성재 요리사가 공정한 심사를 위해
눈을 가리고 음식을 먹어보며 점수를 매긴다.
누구의 무슨 음식인지 모르고 판단하게 된다
두 심사위원의 혀의 감각은 정말 대단하다.
심사위원 두 사람이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두 사람이 긴장된 모습으로 판정을 기다린다.
덩달아 나도 숨죽이며 발표를 기다리게 된다.
청출어람,
이럴 때 쓰는 말이겠다.
철가방이 롤모델인 여경래 셰프를 뛰어넘었다.
생존으로 발표가 되니 철가방이 넙쭉 엎드려
스승에게 큰 절을 올린다.
철가방이 여경래 셰프에게 직접 배우지는 않았지만
마음속으로 스승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가슴이 뭉클하다.
여경래 셰프가 축하인사를 하며
격려를 한다.
몇 고비를 넘겨 팀 대결로 접어들었다.
몇 번의 대결에서 쟁쟁한 요리사들을 물리치고
생존하여 이곳까지 올라왔다.
이 팀은 철가방과 청와대 요리사와 만찢남,
이렇게 세 사람이다.
안유성 씨는 청와대 요리사 이시고
만찢남은 만화를 보며 독학으로 요리를 배웠는데
제대로 배우고 나면 만화책을 찢기에 닉네임이 "만찢남"이다.
여태 생존해서 이곳까지 온 실력자이다.
이번 대결의 점수는 장사 수완을 보는 것이다.
팀 이름이 <방송국도 줄 서는 식당>이다.
모두들 방송에 여러 번 출연하였다고 한다.
먹방을 하는 판정단 20명이 일반 레스토랑에서 하는 것처럼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켜 먹는다.
최현석 셰프가 이끄는 팀의 이름은 <억수르 기사 식당>이다.
아주 비싼 요리로 승패를 걸었다.
매출이 제일 많은 1등의 팀은 <전원 생존>이고
꼴등 팀은 <전원 탈락>이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발표 결과 안타깝게도 4등으로 전원 탈락이이다.
더 이상 대결에 참석할 수 없다.
철가방이라는 닉네임으로 출전한 요리사는
본 이름은 " 임태훈"이며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고등학생 시절부터 철가방을 들고
배달하며 주방일을 배웠다고 한다.
아주 착실한 청년이다.
11월 16일 13시 30분 예약이 되어있어 가는 길.
광화문 역에서 내려가는 길 은행나무잎이 너무 예쁘게 물 들어있다.
식사 후 경복궁 산책하기로 했다.
하늘은 맑고 단풍도 예쁜데
토요일이라 광화문 주변에 각 정당에서 시위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짜증이 확 난다...
예쁜 것만 찍으며....
식당 건물,
1층은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2~3층이 식당이다.
경복궁 역에서 3분 거리이고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이며
브레이크 타임은 2시 30분에서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무라고 한다.
예약은 매달 25일 오후 6시에 다음 달 예약이 시작된다고 한다.
현장 웨이팅도 가능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서
오전 8시에도 대기 줄이 있다고 한다.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이층으로 올라가며 계단에서....
일층 모습.
나는 이런 요리 가격을 잘 모르지만
광화문 근처의 지역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좋은 편이라고 한다.
우리가 지하철에서 나와 조금 헤매다 늦게 들어갔더니
벌써 상차림이 다 되어있었다.
그래서 음식을 한꺼번에 찍을 수밖에 없었다.
식사하기 전 케이크부터 먼저 불 밝히자고 한다.
초가 왜 한 개냐고 했더니
팔십이 한 해 남았다고 해서 웃었다.
소고기 휘궈를 주문했는데 일인용 냄비로 나온다.
고기 일 인분,
예약한 후 미리 육수를 무엇으로 할 것인지 알려주어야 한다.
육수 종류는
백탕;사골 육수.
홍탕; 마라 육수,
황탕; 버섯육수,
세 가지 중 두 가지를 선택해서 알려주었다.
식사 도중 "방이 덥지 않으세요?
어에컨 켜 드릴까요?"
하는 소리가 나기에 종업원이 와서 말하는 줄 알았는데
아이들이 모두 놀란 표정을 하고 있기에 돌아보니
이 식당 오너 셰프인 철가방이 들어왔다.
아이들이 어머니와 사진 찍어도 되느냐고 물어보니
좋다고 한다.
TV에서 볼 때 보다 얼굴이 편해 보이고 앳되보인다.
나이가 우리 아들보다 훨씬 어리다.
아이들이 이것저것 물어보니
방송 뒷이야기를 재미있고 친절하게 하고 있다.
소고기 훠궈를 먹고 난 후
주문한 동파육.
동파육은 한정 판매라서 오후 늦게는 팔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한 탐에 한 접시만 판매한다고 하는데
확실히는 모르겠다.
동파육을 오래전 중국 여행 때 먹어보고 처음인데
고기가 부드럽고 청경채도 적당히 익어 맛있게 먹었다.
양고기 튀김.
양고기를 매운 빨간 고추와 튀겨 나왔다.
바싹하고 맛있다,
팔진 짬뽕, 13.000원,
마지막으로 식사를 한 그릇씩을 주문하여 나누어 먹기로 했다.
나와 남편이 주문한
새우 완탕면, 15.000원,
팔진 쟁반 짜장, 13.000원,
우리가 식사를 늦게 하고 나오니
옆방이 비어있어 찍었다.
아래층에도 손님이 거의 다 빠져나가고 조용하다.
나는 식당 지도나 명함을 잘 안 올리는데
이 집은 지도를 올려본다.
식사 후 경복궁을 산책하기 위해 경복궁 옆으로 오니
은행나무가 노랗게 물들어 너무 예쁘다.
식당과 멀지 않은 곳인 영추문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경복궁으로 들어오니 토요일 오후라 관광객이 많다.
한복을 입은 외국 관광객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노랗고 빨간 단풍들이 한복과 더 잘 어울려 보기 좋다.
언제 봐도 멋진 경회루.
물에 비친 경회루와 나무의 반영이 넋 잃고 쳐다보게 만든다.
경복궁 들어온 지 5분도 안 되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그칠 생각을 안 한다.
하는 수 없이 들어온 지 10분 만에 경복궁밖으로 나왔다.
오랜만에 가족들과 고궁을 거닐며 가을을 즐기려 했는데
무슨 심술인지 좀 전까지만 해도 좋았던 날씨가
비가 온다.
그냥 헤어지기 섭섭하다며
아이들이 카페를 찾아다니는데
비가 오니 관광객들이 모두 카페에 들어와서
우리가 들어갈 곳이 없다.
바람 불고 비 오니 그야말로 추풍낙엽이다.
이 비가 그치면 단풍잎과 은행잎이 다 떨어질 것 같다.
한참을 찾아다니던 아들이 전화가 와서 이곳으로 오라고 한다.
겨우 자리를 잡고 앉아 커피와 음료수를 마시며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
며느리들 모르게 도촬 했는데 작은 며느리눈이 감겼네.
철가방이 다시 백종원 씨와 녹화를 했다고 하기에
무슨 프로였는지 생각이 나지 않아 며느리에게 물어보니
이 프로라고 보내준다.
철가방이 자랄 때 불우하게 자랐지만 워낙 성실하게 살아
이렇게 성공한 걸 보니 박수를 보내주고 싶고
응원해 주고 싶어 이 프로를 올린다.
꼭 챙겨 보려고 한다,
아이들 덕분에 생각하지도 않은 맛있는 식사를 유명인 식당에서 하게 되어
추억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어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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