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 이야기

동구릉에 가다..(10월 27일,)

쉰세대 2023. 11. 7. 02:10

우연히 유튜브를 보니 동구릉 비밀의 숲을 일 년에 두 달 개방하는데
지금이 그때라고 한다.
나는 동구릉에 한 번도 안 가보았는데
남편도 동구릉에 안 가봤다고 하기에 날씨가 좋고 단풍도 좋을 거 같아
길을 나섰다.
지하철 타고 구리역에 내려 버스로 바꿔 타고 가기로 했다.


동구릉은 한양 동쪽에 아홉 개의 릉이 있어 동구릉이라고 한다.

태조 이성계의 릉인 견휜릉부터 영조의  원릉등이 있다.

 

느지막이 집을 나섰더니 이곳에 오니 점심 식사 때가 되었다.

아주 멀리 갈 때가 아니면 그 근처에서 식사하기 위해

집에서 나설 때 시간 계산해서 나선다.

버스에서 내리니 동구릉 흑염소 식당이 있어 들어갔다.

 

점심시간이 살짝 지나간 시간이라 식당이 한가하다.

이렇게 룸도 있고 홀도 있는데 우리는 홀 한쪽 좌석에 앉았다.

 

흑염소 엑기스 짜는 기계가 바로 내 앞에 있었다.

 

설명을 보니 한약재 23가지를 넣고 액기스를 내린다고 하고

가격도 적혀있다.

 

흑염소 액기스 효능을 보니 안 좋은 곳이 없는 만병통치약이다.

 

상차림의 밑반찬들.

간단하지만 백김치가 맛이 있었다.

 

흰쌀밥과 생강채에 들깨 가루를 뿌려주며

옆에 있는 들기름을 넣어 고기를 찍어 먹으라고 한다.

 

주문한 흑염소 탕인 보글보글 끓으며 나왔다.

고기를 건져 생강채와 함께 먹으니 또 다른 맛이다.

 

식사가 끝날 무렵 아주 앙증맞은 작은 컵에 흑염소 엑기스를 맛보기로 나왔다.

 

일회용 커피컵과 비교한 작은 컵.

엑기스 맛이 씁쓸하다.

그래도 몸에 좋다니까 마셔야지.

 

동구릉 입구 주차장옆 아주 키가 큰 소나무가 멋있게 서 있다.

 

어제 구리 쪽에 우박이 떨어졌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그 우박을 맞은 열매들이 땅에 떨어져 있다.

 

나무 위를 보니 빨갛고 영롱한 산수유 열매가 달려있다.

안 떨어졌으면 엄청 예뻤을 텐데....

 

주민등록증을 기계에 올리니 경로 우대권이 나온다.

 

동구릉 역사 문화관에 들어가니 옛날 임금님이 승하하였을 때

장례 절차를 영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영상실에 들어갔을 때 영상이 시작되어 중간에서 봤는데

끝나니 영어 자막으로 다시 영상이 나온다.

우리는 처음 못 본 것까지 보고 나왔다.

 

 

동구릉의 설명문.

우리나라 조선 왕릉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는 설명이다.

 

릉 입구의 홍살문.

 

우거진 숲과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조화롭다.

 

재실...

평상시에는 참봉이 거처를 하고 제례시에는 제관들이 머물며

준비를 하는 곳이라고 한다.

 

 

깔끔하게 관리를 잘해두었다.

 

 

남편이 이 집에서 살았으면 좋겠단다.

잔디가 없어 관리하기 쉽겠다며....

 

맨 처음 만나는 현릉,

문종과 현덕왕후의 능이다.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에는 억새가 있는데 이성계가 세상을 떠날 때

고향인 함흥의 억새로 자기 능을 덮어 달라는 유언을 했어

그 능에는 억새가 자라고 있다.

 

능 입구에서 능까지 돌길이 있는데 향로는 재향시 향과 축문을 들고 가는 길이고

어로는 왕이 걷는 길이니 이 길로 걸어가야 한다.

우리가 왕이 되는 것이다.

 

능 앞에 정자각.

정자각은 하늘에서 보면  정(丁) 자 모양으로 되어있어 정자각이라고 한다.

 

며칠 후 10월 31일부터 11월 5일까지 저 능위에 있는 억새를 개방한다고 한다.

그때가 억새의 절정일 거 같다.

 

주욱 당겨 찍어보았다.

 

능 아래에도 약간의 억새가 피어있다.

 

휘릉 가는 길.

 

능의 모습은 모두 비슷하여 나중에 헷갈린다.

 

휘릉에서 나와 비밀의 숲으로 가는 길.

평소에는 작은 문을 닫아 일반인들은 출입할 수가 없다.

 

비밀의 숲은 인위적으로 가꾸지 않고 자연 그대로 나무들이 자라게 한다.

그러니 특별히 예쁘다거나 멋진 모습은 볼 수가 없고 자연을 즐겨야 한다.

 

잠시 쉬면서 하늘을 보니 키 큰 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 서있고

파란 하늘에 흰구름만 두둥실 무심히 떠있다.

 

어제 내린 폭우와 우박으로 나뭇잎이 많이 떨어져 있다.

아직 떨어질 때가 아닌 파란 나뭇잎과 가지들도 꺾여있기도 했다.

 

어제 폭우로 새 물길이 생겼다.

 

원릉,

영조의 능이다.

 

영조가 세상을 떠난 후 영종이라고 하였는데

고종 때 영조라고 고쳤다고 적혀있다.

 

나무가 워낙 커서 끝이 보이지 않는다.

 

단풍나무잎이 햇볕이 잘 드는 쪽은 붉게 물들었는데

햇볕이 덜 드는 쪽은 아직 푸르다.

한 나무에 여러 가지 색이 있어 특이하다.

 

요즘 맨발 걷기 열풍이 불어 이곳에서도 맨발로 걷는 사람이 있는지

맨발 보행금지 안내판까지 설치해 두었다.

가끔 사찰에서 맨발로 걷는 사람들 때문에 스님들이 맨발로 걷지 마라고 말렸다고 한다.

무엇이든 때와 장소를 가려서 해야 하는데 일부 몰지각 한 사람들이 있나 보다.

 

숭릉 연지,

숭릉은 18대 현종과 왕후의 능인데

효종과 인선 왕후의 아들로 조선 국왕 중에 유일하게 

청나라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제위기간에 군사력을 강화에 힘쓰고 호남지역에서 대동법을 실시하여

농업을 발전시키고 두 차례의 청나라 침략의 피해로부터 국가체제의

회복을 위해 힘썼다고 한다. 

*  동구릉 해설문에서 발췌했다.*

 

 

승릉 연지는 사각으로 되어있고 가운데는 원형으로 작은 섬을 만들어져 있다.

지금은 연꽃은 다 지고 없는데 연꽃이 피어있었다면

예쁜 연지였겠다.

 

구릉을 다 보려면 시간도 길어지고 능의 모습이 모두 비슷해서

몇 분의 임금 능만 보고 숲길 걷고 나왔다.

늘 이름만 듣던 곳을 찾아와 맑은 공기도 마시고 걸으며

역사 공부도 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