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 국가정원을 떠나 송광사로 향했다.
수십 년 전에 송광사에 갔을 땐 불일암을 잘 모르기도 했고
그저 잠깐 둘러보고 가람이 참 많고 정갈하다는 생각만 했는데
법정스님께서 불일암에 계시며 조선일보에 연재 글을 보며 스님을 알게 되었고
법정스님이 계셨던 그곳 불일암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스님께서 인도 여행을 하시고 기행문을 조선일보에 연재하셨던 글을 읽고
인도에 가보고 싶었섰는데 10년 전에 인도도 다녀왔었는데
불일암을 여태 못 가본 게 숙제를 안 한 거처럼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었다.
이번 고향에서 송광사와 불일암을 꼭 가보자고 남편에게 청을 넣어 가게 되었다.
송광사 일주문을 자동차로 통과했기에 차 안에서 찍었더니
제대로 못 찍었다.
사대천왕 문 앞에서 발열 체크도 하고 방명록을 작성하기도 한다.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며 문의하니까
송광사에서 오르면 힘이 많이 들 거라며
불일암부터 먼저 오르는 게 힘이 적게 든다고 알려주셨다.
그래서 무소유 길이라는 이 길을 스님 생각을 하며 오르기 시작했다.
하늘을 찌를듯한 큰 나무 아래로 걷는 길이 상괘 하고
마음이 편하다.
이 길을 오르면 법정스님의 말씀이 적힌 글을 볼 수가 있다고 했는데
이것 하나만 봤다.
왜 못 봤을까??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대나무 소리가 참 시원스럽다.
다른 나무의 바람소리도 시원스럽지만 대나무의 소리는 사각거리며
더 청아한 거 같다.
참배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고
묵언을 하라고 쓰여있다.
묵언이 내 전문이니까....
불일암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하사당...
스님께서 머무셨던 요사체라고 하는데
지금 스님 한 분이 앉아계신다.
스님께서 입적하실 때 유언으로 크게 행사하지 말고, 사리도 찾지 말고,
유골은 스님께서 가장 좋아하셨던 이 후박나무 아래에 묻어달라고 하셨다고 한다.
스님의 유언에 따라 스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이 후박나무 아래 모셨다.
나무 아래쪽 대나무 울타리 안 쪽에 모셨다.
서울 길상사 스님 거처 옆에도 스님을 모신 곳이 있다.
유골을 나누어 두 곳에 모셨는 거 같다.
스님의 비석의 글이 비바람에 깎이어 알아볼 수가 없다,
큰스님이 입적을 하시면 부도로 모시는데 부도에 안 모시고
이곳과 길상사에 계신다.
키 큰 후박나무 아래 비석 앞에 꽃병이 놓여있다.
불일암 전경...
댓돌이 돌이 아니고 나무이다. 그러니 댓나무이다.
위에 흰 고무신을 보니
스님이 안에서 정진하고 계시는 것 같다.
이곳에서 여러 가지 글을 많이 쓰셨다고 한다.
우리 집에도 스님의 책이 여러 권 있다.
스님께서 앉아 계셨다는 나무의자,
스님 사진이 유리에 반사가 되어 아무래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나무의자 위에 스님의 말씀이 적힌 책갈피가 세 종류가 있다.
어느 것을 선택할까 하다 스님께서 가부좌를 하시며 앉아 계시는 걸 가져왔다.
욕심대로 하면 세 가지 다 가지고 오고 싶었는데
스님의 가르침대로 무소유는 아니고 욕심 살짝 내려놓고
한 가지만 가지고 와서 코팅을 하고 실로 고리를 달았다.
의자 옆 바구니에 사탕도 담겨있다.
어린이들이 오면 하나씩 먹겠지..
근데 난 어린이도 아니면서 한 개를 먹었다.
방명록에는 우리와 같은 날 오신 분이 좋은 글을 남겨놓어셨기에....
불일암 오른쪽 언덕 위에
송광사의 제7세 국사인 자정 국사 부도 묘광 탑이 있다.
부도 묘광 탑은 모양이 단아하고 기풍이 있고
당시의 모습을 온전하게 잘 유지되어있다고 한다.
묘광 탑에서 내려다본 불일암.
후박나무 아래 스님 계시는 곳에 누가 꽃 공양을 하셨네.
이곳까지 올라오신 분의 목마름을 대비하여 주전자에 물을 준비해 놓으셨다.
스님들의 공양을 위해 가꾼 텃밭...
여러 가지 식재료 채소들이 심어져 있다.
내려오면서 한번 더 돌아보고...
스님의 샤워실,
여름에는 시원하겠는데 겨울에는 어떻게 하시는지...
이제 송광사 쪽으로 내려간다.
큰스님의 부도를 지나서
무량수전도 지나고
송광사 조계문.
송광사의 일주문으로 신라 말에 처음 세운 것을 몇 차례 고쳐짔고
1802년에 고쳐지었다고 한다.
승보사찰 송광사 대웅전 앞 도착...
부처님 오신 날을 며칠 앞두었기에 연등이 예쁘게 많이 달려있다.
대웅전 처마가 특이하고 단청이 너무 아름답다.
승보전...
관음전..
비사리 구시는 송광사 3 대명 물 중 하나이다.
느티나무로 만든 비사리 구시에는 쌀 7 가마 ( 4.000여 분 )의 밥이 들어간다고 하니
크기가 상당하다.
이곳이 승보사찰답게 스님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이야기이다.
더 아래 내려가서 승선교를 찍고 싶었는데 놓쳤다.
그래서 어느 분의 글에서 퍼왔다.
( 어느 님의 불방에서 승선교 사진을 보고 송광사인 줄 알고
너무 멋지기에 꼭 찾아서 사진을 찍어야지 했는데
찾지 못하고 사진을 퍼와서 올렸는데
사진을 보신 블로거님께서 송광사가 아니고 선암사의 승선교라고 알려주셨다.
검색을 해보니 승선교는 선암사의 대표적인 다리이다.
혹시 다음에 가면 직접 찍으려고 삭제를 했다. )
사찰에 가면
" 삼보에 귀의하옵고 "를 제일 먼저 하는데
삼보란 ( 佛, 法 , 僧 )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뜻이고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뜻이고
스님들께 귀의한다는 뜻인데
양산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기에 불보 ( 佛寶 ) 사찰이고
합천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소장하고 있기에 법보 ( 法寶 ) 사찰이고
순천 송광사는 스님의 교육과 많은 고승을 배출하였기에 승보 ( 僧寶 ) 사찰이라고 한다.
평소에 오고 싶었던 사찰을 오게 되었고
법정스님의 불일암도 와보게 되어 여행이 아주 좋았다.
이제 다시 순천만 습지공원으로 향했다,
'대한민국 방방곡곡'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강화 전등사에서.... (0) | 2021.06.06 |
---|---|
순천만 습지공원 에서... (0) | 2021.06.03 |
순천만 국가정원 에서....2 (0) | 2021.05.28 |
순천만 국가정원 에서...1 (0) | 2021.05.26 |
황매산과 천불천탑.. (0) | 2021.05.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