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방곡곡

송광사와 불일암에서...

쉰세대 2021. 5. 31. 16:28

순천만 국가정원을 떠나 송광사로 향했다.

 

수십 년 전에 송광사에 갔을 땐 불일암을 잘 모르기도 했고

그저 잠깐 둘러보고 가람이 참 많고 정갈하다는 생각만 했는데

 법정스님께서 불일암에 계시며 조선일보에 연재 글을 보며 스님을 알게 되었고

법정스님이 계셨던 그곳 불일암을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스님께서 인도 여행을 하시고 기행문을 조선일보에 연재하셨던 글을 읽고

인도에 가보고 싶었섰는데 10년 전에 인도도 다녀왔었는데

불일암을 여태 못 가본 게 숙제를 안 한 거처럼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었다.

이번 고향에서 송광사와 불일암을 꼭 가보자고 남편에게 청을 넣어 가게 되었다.

 

송광사 일주문을 자동차로 통과했기에 차 안에서 찍었더니 

제대로 못 찍었다.

 

사대천왕 문 앞에서 발열 체크도 하고 방명록을 작성하기도 한다.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으며 문의하니까

송광사에서 오르면 힘이 많이 들 거라며

불일암부터 먼저 오르는 게 힘이 적게 든다고 알려주셨다.

그래서 무소유 길이라는 이 길을 스님 생각을 하며 오르기 시작했다.

 

하늘을 찌를듯한 큰 나무 아래로 걷는 길이 상괘 하고 

마음이 편하다.

 

이 길을 오르면 법정스님의 말씀이 적힌 글을 볼 수가 있다고 했는데

이것 하나만 봤다.

왜 못 봤을까??

 

바람에 흔들리며 내는 대나무 소리가 참 시원스럽다.

다른 나무의 바람소리도 시원스럽지만 대나무의 소리는 사각거리며

더 청아한 거 같다.

 

참배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이고 

묵언을 하라고 쓰여있다.

묵언이 내 전문이니까....

 

불일암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하사당...

스님께서 머무셨던 요사체라고 하는데

지금 스님 한 분이 앉아계신다.

 

스님께서 입적하실 때 유언으로 크게 행사하지 말고, 사리도 찾지 말고,

유골은 스님께서 가장 좋아하셨던 이 후박나무 아래에 묻어달라고 하셨다고 한다.

스님의 유언에 따라 스님께서 가장 좋아하시는 이 후박나무 아래 모셨다.

나무 아래쪽 대나무 울타리 안 쪽에 모셨다.

 

서울 길상사 스님 거처 옆에도 스님을 모신 곳이 있다.

유골을 나누어 두 곳에 모셨는 거 같다.

 

스님의 비석의 글이 비바람에 깎이어 알아볼 수가 없다,

큰스님이 입적을 하시면 부도로 모시는데 부도에 안 모시고

이곳과 길상사에 계신다.

 

키 큰 후박나무 아래 비석 앞에 꽃병이 놓여있다.

 

불일암 전경...

댓돌이 돌이 아니고 나무이다. 그러니 댓나무이다.

위에 흰 고무신을 보니

스님이 안에서 정진하고 계시는 것 같다.

이곳에서 여러 가지 글을 많이 쓰셨다고 한다.

우리 집에도 스님의 책이 여러 권 있다.

 

스님께서 앉아 계셨다는 나무의자,

스님 사진이 유리에 반사가 되어 아무래도 제대로 찍을 수가 없었다.

 

 

나무의자 위에 스님의 말씀이 적힌 책갈피가 세 종류가 있다.

어느 것을 선택할까 하다 스님께서 가부좌를 하시며 앉아 계시는 걸 가져왔다.

 

욕심대로 하면 세 가지 다 가지고 오고 싶었는데

스님의 가르침대로 무소유는 아니고 욕심 살짝 내려놓고

한 가지만 가지고 와서 코팅을 하고 실로 고리를 달았다.

 

의자 옆 바구니에 사탕도 담겨있다.

어린이들이 오면 하나씩 먹겠지..

근데 난 어린이도 아니면서 한 개를 먹었다.

 

방명록에는 우리와 같은 날 오신 분이 좋은 글을 남겨놓어셨기에....

 

불일암 오른쪽 언덕 위에 

송광사의 제7세 국사인 자정 국사 부도 묘광 탑이 있다.

부도 묘광 탑은 모양이 단아하고 기풍이 있고

당시의 모습을 온전하게 잘 유지되어있다고 한다.

 

묘광 탑에서 내려다본 불일암.

후박나무 아래 스님 계시는 곳에 누가 꽃 공양을 하셨네.

 

이곳까지 올라오신 분의 목마름을 대비하여 주전자에 물을 준비해 놓으셨다.

 

스님들의 공양을 위해 가꾼 텃밭...

여러 가지 식재료 채소들이 심어져 있다.

 

내려오면서 한번 더 돌아보고...

 

스님의 샤워실,

여름에는 시원하겠는데 겨울에는 어떻게 하시는지...

 

이제 송광사 쪽으로 내려간다.

 

큰스님의 부도를 지나서

 

무량수전도 지나고

 

송광사 조계문.

송광사의 일주문으로 신라 말에 처음 세운 것을 몇 차례 고쳐짔고

1802년에 고쳐지었다고 한다.

 

승보사찰 송광사 대웅전 앞 도착...

부처님 오신 날을 며칠 앞두었기에 연등이 예쁘게 많이 달려있다.

 

대웅전 처마가 특이하고 단청이 너무 아름답다.

 

승보전...

 

관음전..

 

비사리 구시는 송광사 3 대명 물 중 하나이다.

느티나무로 만든 비사리 구시에는 쌀 7 가마 ( 4.000여 분 )의 밥이 들어간다고 하니 

크기가 상당하다.

이곳이  승보사찰답게 스님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이야기이다.

 

더 아래 내려가서 승선교를 찍고 싶었는데 놓쳤다.

그래서 어느 분의 글에서 퍼왔다.

( 어느 님의 불방에서 승선교 사진을 보고 송광사인 줄 알고 

너무 멋지기에  꼭 찾아서 사진을 찍어야지 했는데

찾지 못하고 사진을 퍼와서 올렸는데 

사진을 보신 블로거님께서 송광사가 아니고 선암사의 승선교라고 알려주셨다.

검색을 해보니 승선교는 선암사의 대표적인 다리이다.

혹시 다음에 가면 직접 찍으려고 삭제를 했다. )

 

사찰에 가면 

" 삼보에 귀의하옵고 "를 제일 먼저 하는데 

삼보란 ( 佛, 法 , 僧 )

부처님께 귀의한다는 뜻이고 가르침에 귀의한다는 뜻이고

스님들께 귀의한다는 뜻인데 

양산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기에 불보 ( 佛寶 ) 사찰이고

합천 해인사는 팔만대장경을 소장하고 있기에 법보 ( 法寶 ) 사찰이고

순천 송광사는 스님의 교육과 많은 고승을 배출하였기에 승보 ( 僧寶 ) 사찰이라고 한다.

평소에 오고 싶었던 사찰을 오게 되었고

법정스님의 불일암도 와보게 되어 여행이 아주 좋았다.

 

이제 다시 순천만 습지공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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