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방곡곡

황매산과 천불천탑..

쉰세대 2021. 5. 24. 21:25

고향에서 큰 행사인 산소 이장을 끝내고 고향에서 떠나올 때

남편에게 황매산 철쭉꽃 보러 가자고 했다.

지금이 가장 화려하게 피는 계절이다.

다른 지방 사람들은 일부러 시간을 내어 먼길을 오는데

우리는 지척에 황매산을 두고 오기에는 섭섭하지 않냐고...

황매산도 섭섭해할 거라고 꼬셨다..ㅎ

그래서 황매산으로 출발...~

 

요즘은 가을걷이를 하고 나면 소 사료용 풀을 심는다,

옛날에는 보리를 심어 지금쯤 보리가 익어갈 텐데

어디에도 보리밭을 구경할 수가 없다.

소 사료용 풀을 모심기 전에 베어 둥글게 만들어 보관한다.

 

황매산에 도착하니 철쭉꽃이 없다.

불과 일주일 전에는 피지 않았다고 하며 날씨가 며칠 갑자기 추워서 

꽃이 제대로 못 피었나 보다고 고향에 사시는 아지매가 말씀하신다.

실망....

5월 10일, 딱 이맘때가 절정인데..ㅠㅠ

 

그중 가장 이쁘게 핀 꽃을 앞에 두고 멀리 황매산 서삼봉을 찍었다.

 

온산이 불타는 거처럼 철쭉꽃이 피어있을걸 기대했는데.ㅠㅠ

 

황매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가회면의 또 다른 명소,

허굴산 천불천탑으로 차를 돌렸다.

자동차로 황매산에서 십 분 거리에 있다.

이곳은 용탑스님께서 혼자 십수 년 동안 탑을 세우셨다고 한다.

 

와!!!!!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입이 떠억 벌어졌다.

완전 자연석을 다듬지 않고 생긴 모양 그대로 수평을 맞추어 탑을 쌓았다..

 

흐르는 샘물도 있고

 

바위에 무언가 하얀 게 붙어있어 가까이 가보니 동전들이다.

모두들 소원성취를 빌며 정성스럽게 부쳤나 보다.

떨어진 게 있기에 다시 부쳐두었다.

 

탑마다 작은 불상을 모셔두었다.

 

작은 연못이 있는데 가운데 둥근돌 안에 동전을 들어가면 소원을 이루어진다고 한다.

아래 사진을 보면 이곳이 용의 여의주 모습이라고 쓰여있다.

사진에는 없는데 옆 팻말에 이 동전을 주기적으로  수거하여 불우아동 돕기에 쓰인다고 적혀있다.

 

탑을 쌓고 계시는 용탑스님의 걸개그림.

혼자서 이 탑을 쌓았는데 요즘은 자원봉사자가 많이 도와준다고 한다.

암튼 대단한 의지이다..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하는 소원 기도 쓰는 곳.

리본의 색상에 따라 소원이 다르다.

본인이 소원하는 것에 따라 색을 정해 정성을 다해 적어서 묶어둔다.

 

소원 리본을 걸어두고 천천히 올라가면 관세음보살 마애불을 만난다.

리본이 많기도 하다.

 

돌길을 걸어 올라가니 멀리 관세음보살 마애불이 보인다.

생각보다 작고 아담하다.

 

자연석 위에 생긴 모양 그대로 탑을 쌓았는데도 무너지지 않고 있다는 게

신기하다.

탑 아래 계시는 불상 뒷모습이 경건하기까지 하다.

 

천불천탑에서 내려와 

합천 가회면과 산청군 단계면 경계에 있는 친구 집으로 갔다.

큰길에서 이 집이 보이는데 내가 고향 갔다 올 때마다 방문하는 집이라

벌써 몇 번 이곳에 소개를 했다.

안양에서 사업을 하시다 십여 년 전에 고향으로 내려와 생활하신다.

 

살림집 외에 이렇게 예쁜 제실도 있다.

살림집은 양옥이다.

 

친구 집안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잠시 이야기만 나누었다.

마당에 나무들이 십 년쯤 지나니 많이 자라서 큰길에서 보이지 않는다.

좀 더 아래에는 벚꽃이 많이 피어 지나가는 차들을 세우고 구경을 하러 들어오기도 한다.

 

친구 집 마당에서 멀리 황매산 서삼봉이 보인다.

 

친구와 작별을 하고 

순천 송광사로 향해 길을 떠났다.

오랫만에 먼 길 왔어니 그냥 집으로 오기가 아까워 

평소에 가고 싶었던 송광사 불일암에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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