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방곡곡

얼결에 을왕리 해수욕장.

쉰세대 2021. 3. 20. 13:38

며칠 동안 마음도 답답하여 확 트인 바다가 보고 싶다.

오늘은 토요일인데 남편이 친구와 점심 약속을 잡는다.

그러면 나는 점심을 안 차려도 되니 좀 일찍 나가도 되겠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고

또 오늘이 토요일이니 서울의 공원들은 사람들이 많을 것 같기도 해서

말로만 듣던 자기 부상 철도를 타고 용유도로 가볼까 하고

지인에게 연락을 하니 가족들과 다른 곳에 있다고 하고

토요일이니 친구를 부르기도 어렵고 해서

혼자 나섰다.

 

 

자기 부상 열차를 타기 위해 3층으로 올라갔다.

 

자기 부상 열차 타는 곳에 다다르니 열차 운행을 안 한다고 적혀있어

자세히 보니 운행시간을 조정하여 오전, 오후에만 운행한다고 적혀있다.

허탕인가 하고 돌아서려니 다른 분이 일행에게 그럼 버스 타고 가야겠다고 하며

자리를 뜬다.

그럼 나도 기왕 이 곳까지 왔어니 버스로 가야겠다 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텅 빈 공항청사...

그렇게 복잡하든 여행객들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너무나 을씨년스러워 눈물이 나려고 한다.

이곳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텅 빈 인천공항 내부가 너무 낯설다...

 

버스기사분에게 용유도 가느냐고 물어보니 간다고 하신다.

얼른 올라탔다.

버스요금이 카드 사용할 때와 현금으로 낼 때가 너무 차이가 많다

무려 750원이 차이가 난다.

나야 카드를 사용하지만 카드가 없을 수도 있는 연세 드신 분들은 억울하겠다.

서울시내버스는 50원 차이가 나는데...

 

근데 용유도 해수욕장이 목표 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용유도 해수욕장이라는

안내방송이 없어 바닷가로 가려면 어디서 내려야 하냐고 여쭈어보니

다음 정거장이 을왕리 해수욕장이라고 한다.

이곳 전체가 용유도인 것을 용유도 해수욕장이 따로 있는 줄 알았다..ㅎ

 

해수욕장으로 들어가니 소나무 숲도 있고 모래 백사장도 있다.

토요일이고 날씨가 많이 따뜻하니 가족단위로 나들이를 많이 나와서

텐트도 치고 아이들은 모래장난도 하고 보기가 참 좋다.

 

물이 많이 빠진 썰물 시간인 것 같다.

모래가 엄청 곱고 넓은데 물이 너무 많이 빠져 물 옆으로 가려면 한참을 가야 한다.

 

내 앞에서 아들 내외인지 딸 내외인지와 같이 가시든 어르신이 모래에 걷기가 힘들어하시니

이곳에서 가방을 깔아드리며 앉아 계시라고 하며 자기들은 물 가까이 간다.

외로이 앉아 계시면서 수평선을 응시하고 계시는 뒷모습이 얼마 후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옆에 앉아 말벗이 되어드리고 싶었는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가까이 가지는 못했다.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이라 출출하여 식사할 곳을 찾아다녔는데

식당들이 모두 칼국수와 횟집만 있어 혼자 먹으러 들어가기는 마뜩잖다.

마침 튀김집이 있기에 들어갔다.

 

왕모둠튀김을 시켰더니 이렇게 많이 나왔다.

다 못 드시면 포장해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한다.

 

몇 개를 포장해달라고 하고 속이 느끼하기에 아이스크림 튀김을 한 개 주문했다.

 

왼쪽으로 가면 선녀바위 해변이 있다는 팻말이 있다.

그럼 선녀를 만나야지...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며 수상스키를 타는 모습이 참 재미있겠다..

 

어.....

낚시하시는 아저씨가 계시는데 수상 스키가 가까이 오고 있다.

스키 물살에 고기들이 놀라 도망을 가면은 이 아저씨는 낚시가 안 될 텐데...

 

하트 모양의 포트 존이 있는데 아기를 앉혀놓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이 날은 미세먼지인지 황사인지가 너무 심해 온통 뿌였다.

덩달아 내 마음도 심란하다.

 

산모퉁이를 나무테크로 만들어 둬 다니기가 쉽다.

 

나무테크가 끝나고 산으로 오르는 나무 계단이 있다.

 

나무 계단 위에서 바라본 바다...

물도 흐리고 날씨도 황사에 미세먼지에 뿌였고 내 마음도 뿌였다..ㅠ

 

이곳까지 올 때까지 이정표가 없어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드디어 절반 왔다는 이정표가 있다.

반대편에서 오는 몇 사람에게 물어보니 모두 가다가 되돌아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짧은 출렁다리가 있는데 아직 개통을 안 한 거 같다.

 

이쪽은 나무 테크가 아니고 마대를 깔아 두었다.

 

이곳은 모래가 아니고 굴 껍데기와 조개껍데기가 해변에 널려있다.

 

물이 빠졌을 때 누군가가 돌탑을 쌓았나 보다.

바닷물이 저 높이로 안 차는지 돌탑이 잘 서있다.

 

멀리 전망대가 보인다.

 

역시 이곳도 폐쇄를 시켜놓았다.

 

멀리 선녀바위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의 백사장은 모래이고 아이들이 삽으로 파내며 놀고 있다.

 

가까이 서본 선녀바위.

치마를 입은 여인으로 보이기는 하다.

 

물고기들이 있는지 갈매기들이 제법 많이 날아다닌다.

 

마음이 답답하고 갑갑해서 툭 터인 바다가 보고 싶어 왔는데

하늘은 잿빛으로 흐리고 바다 물빛도 우중충하고

버스는 너무 오랫동안 오지 않아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생각했던 것만큼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부산의 앞바다,

파도가 철썩이고 푸른 바다 끝 수평선이 보고 싶다.

그럼 내 마음이 시원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