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실패로 끝난 마니산 낙조보기..

쉰세대 2020. 10. 25. 19:39

30년도 더 된 오래전 강화도 마니산에 이맘때쯤에 올랐더니 참성단에서 바라본 경치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푸른 바다 수평선이 하늘과 맞닿아 있고 들판에는 노란색 보자기를 펼쳐 놓은 듯

황금빛 들판이 이 가을에 너무 보고 싶다.

남편도 그때가 좋았다고 하기에 길을 나섰다.

 

가는 길옆 들판에 추수를 하여 볏짚을 가축 먹이용으로 말아놓았다..

아~안되는데....

난 마니산 정상에서 노랗게 변한 들판을 보려고 지금 가고 있는데

벼를 다 베어버리면 어떡해..

마음이 급하다...

 

분명 집에서 나올 때는 하늘이 맑아서 참성단에서 낙조를 보면

멋질 거라고 생각하며 왔는데 하늘이 뿌였게 변해 멀리 산이 잘 안 보인다.

아 ~하늘도 이러면 안 되는데...ㅠㅠ

 

마니산 입구 도착..

사실 이 사진은 돌아서 나올 때 찍은 것이다.

들어갈 땐 지나치기도 했지만 빨리 산에 오르려고 지나쳤다.

 

 

 

 

매표소에서 조금 올라가니 천부인 광장이 있다.

 

 

 

참성단 올라가는 길은 여러 곳이 있는데 이곳에는 계단길과 단군로가 있다.

옛날에 왔을 때 계단길을 올라가 봤기에 30분이 더 소요되는 단군로로 향했다.

 

이 단군로도 가끔 계단이 있다.

힘들게 올라가면서

남편 왈,

옛날에는 점심을 먹고 올라가니 배가 불러 힘들었는데

오늘은 나이를 먹고 올라가니 힘이 든다고..ㅎ

 

 

 

 

135개의 웅녀 계단..

미끄럼 방지용으로 타이어 그물을 깔아 두어 좋다.

 

 

 

절반쯤 올라오다 옆을 보니 미세먼지인지 구름인지 더 안 보인다.

 

 

3/2 쯤 올라와 숨을 고르며 바라본 동네와 평야 쪽..

너무 흐리다..ㅠㅠ

 

 

 

멀리 보이는 정상 옆 약간 평평해 보이는 곳이 참성단인데

올라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 중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30분인데.....

그쪽 하늘은 좀 푸르게 보인다.

 

 

해 인지 달 인지????

해가 지는 방향도 이 시기에는 바다로 떨어지지 않고

산 위로 질 것 같다.

어떻게 할까? 하며 망설이는데 하산하시는 분이 지금 올라가도

멋진 일몰도 볼수없고 내려올 때 어두워지면 힘들 거라며

우리 걱정을 해주신다.

 

그래서 하산을 하기로 마음을 고쳐 먹었다.

내려오면서 올라갈 때 못 본 풍경도 보고....

 

 

 

내려오는 길에 만난 산국화가 우리를 위로해준다.

 

 

참성단에 만들어진 제단..

옛날에 갔을 땐 이런 제단이 없고 약간의 제단의 흔적만 있었는데

이젠 이렇게 제단을 만들어두었나 보다.

전국체전 때 이곳에서 채화를 하는 곳이다.

 

정상에도 참성단에도 오르지 못하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날씨도 안 도와줘서 올라가도 멋진 낙조를 볼 수가 없을 것 같아서

포기를 하고 아쉬움만 남기고 내려왔는데

여태 산에 다니면서 정상에 오르지 않고 내려오기는 처음이라

은근히 속상한다.

 

10 월 25 일 ,

오늘 우리 집 옥상에서 본 일몰..

너무 멋진 모습이다.

우리 집에서 이렇게 편하게 볼 수 있는 일몰을 귀하게 생각하지 않고

힘들게 산을 올랐는데 참성단 일몰은 우리에게 허락하지 않는다.

 

이건 더 편하게 내 방에서 본 일몰...

이제 이것으로 만족해야 하나 보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