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태안 튤립 축제장에서 신기한 화분을 만났다. 잎은 동양란처럼 가늘고 긴데 잎 아래에는 동굴 동굴 한 풍선이 달려있고 꽃에서는 커피 향이 난다. 남편이 사고 싶어 하기에 2촉을 사 와서 큰 화분에 옮겨 심어 남편 방 창문 앞에 두었다. 꽃 파는 아저씨 말씀이 이 난은 물이 적으면 동글동글한 벌브가 쪼글쪼글 해지니 물을 자주 주라고 하신다. 열심히 물을 주었는데도 우리 집으로 온 지 4년이 되었는데 꽃이 피지 않았다. 어느 날 물을 주면서 보니 꽃 봉오리가 맺었더니 드디어 한송이가 피었다. 사 올 때는 여러 송이가 피어있었는데 몇 년 만에 딱 한송이가 핀 이유를 모르겠다. 한 송이라도 핀 게 너무 반갑다. 외출에서 돌아온 남편이 커피 향이 난다며 좋아한다. 헤이즐넛 향기도 나고 초콜릿 향기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