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기분 씁쓸한 오후.

쉰세대 2026. 8. 24. 23:15

오후 치과에 예약이 있어 갔다 오는 길에 목동 오거리 지나 

맥도널드 햄버거 가게 앞을 지나는데

남루한 옷차림의 나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여자 노인이

천 원만 달라고 한다.

나는 요즘 핸드폰의 삼성패이에 카드를 넣고 있으니 현금을 잘 안 가지고 다닌다.

비상용으로 이만 원만 휴대폰 케이스에 들어있다.

현금이 없다고 하니 햄버거가 먹고 싶으니 햄버거 하나만 사 달라고 한다.

얼마나 먹고 싶으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사 달라고 할까 싶어서

사주겠다며 가게로 들어가서

키오스크로 주문하려고 하니 먹고 싶은 햄버거 이름을 이야기한다.

 주문을 하기 위해 버튼을 누르니 옆에 서서

감자튀김과 음료수도 먹고 싶다고 한다.

키오스크 화면의 가격을 보니 세트 메뉴가 거의 만원에 육박한다.

순간 나도 모르게 나도 이렇게 비싼 햄버거는 못 사 먹는다며 화를 냈다.

단품을 주문해서 번호표가 나오니 낚아채듯이 받아

음식 나오는 곳으로 가서 기다린다.

하는 모양이 처음이 아닌 듯하다.

어이가 없다.

 

우리 집 옥상에서 본 여름하늘.

 

 

오래전, 시장에 가는데 시장 입구에서 폐지 줍는 할머니의 손수레에서

박스와 폐지가 자꾸만 떨어지기에

내가 제대로 묶어주려고 하며 힘을 쓰니

그 할머니 하는 말이 이건 그냥 두고 천 원만 주고 가란다.

그때도 기분이 언짢았다.

 

오늘 햄버거 사 달라는 할머니를 보니 

그때 폐지 할머니가 생각이 난다.

남의 성의를 그런 식으로 말하니 화가 났는데

집에 와서 생각하니 기왕 사 주는 햄버거를 세트로 사 주구 올 걸, 하는 마음도 들고

또 어떻게 생각하면 괘씸하기도 하여 마음이 편하지 않고 

자꾸 생각이 난다.

 

옥상에서 해가 진후 하늘 풍경.

 

이제 아침저녁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 숨통이 틔인다.

우리 집은 다세대와 빌라 동네라서 멋은 없지만,

늦은 저녁 하나 둘 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보면

모두들 고단한 하루를 잘 보내고 안식을 취하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