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여행 마지막 날이다.
내일이면 3주일 동안 살망 살망 잘 다니며 즐겼던 제주도를 떠나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것이다.
그래서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으로 갈 예정이라 검색을 하니
"숨도"라는 곳이 나온다.



버스에서 내리니 귤밭에 하얀 귤꽃이 많이 피어있다.
처음 왔을 때는 일부러 찾아봐야 보일 정도였는데
3주가 지나니 귤밭 전체가 하얀 꽃으로 덮여있다.




중앙공영주차 빌딩 정류장에서 520번 버스를 타고
석부작 박물관 정류장에서 내렸다.
버스 온 길을 되돌아 조금 가니 "석부작 박물관"이 나오는데
입구 간판은 못 보았고 큰 대형 관광버스가 주차되어 있고
철문이 활짝 열려있어 들어갔더니.
불포직으로 덮인 비닐하우스 여러 동이 나온다.
그리고 단체 관광객들이 가이드 설명 들으며 구경하고 있다.
나도 그 틈에 끼어 설명을 잠깐 들었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석부작 박물관답게
여러 모양의 석부작과 란 종류와 식물들이 많이 있다.
어느새 관광객들은 다 떠나고 나 혼자 남았다.


석부작 박물관을 나오니 바로 앞의 바위에 콩 짜개가 붙어 예술 작품을 만들었다.

약간의 오르막 길을 오르니
숨도에 대한 설명서 간판이 보인다.



나무와 바위가 아주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게 가꾸어 놓았다.



잘 가꾸어진 숲길을 오르니 여러 종류의 꽃들이 피어있다.






초록 나무와 검은 바위돌 옆에 분홍 꽃이 먼 곳에서도 눈에 들어온다.
가까이 가보니 꽃이 지는 중이라 색이 약간 퇴색되었다.


클라마티스가 숨바꼭질하듯 바위틈에 숨어서 피어있다.



















이런저런 꽃을 보며 오르다 보니 전망대에 도착했다.
여기서도 한라산이 보인다.


전망대에 아주 큰 매실나무 한그루가 그늘을 만들어주고
아래에는 통나무 의자 의자 몇 개와 이 나무의자가 있다.
이곳에서 앉아 쉬고 있으니 참 편하다.




전망대에 앉았다 반대쪽으로 내려오니 물소리가 들리더니
아담한 폭포가 보인다.


카페 숨도 가는 알림판,
그러지 않아도 뭔가를 먹어야겠다 생각했는데 잘 되었다.



카페에서 주문을 하니 입장권을 보여주면 음식값을 20%를 공제해 준다고 한다.
나는 입장권을 사지 않았다고 하니 어떻게 들어오셨냐며
이곳에서 바로 입장권 구입하고 20% 공제받았다.
생각해 보니 내가 버스에서 내려 석부작 박물관으로 들어올 때
단체 관광객을 태운 버스가 들어가기 위해 철문을 열어 둔 것을
나는 그곳이 정문인 줄 알고 들어왔던 것이다.
정문에서 입장권을 제대로 구입했다면 경로 혜택을 받았을 텐데
이곳에서 성인 표를 끊었으니 손해 봤다.
성인 , 6.000원, 경로 , 3.000원, 군인, 청소년, 4.000원,



카페 내부 모습.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과 수제 감귤 스콘을 주문했다.
난 커피는 아케리카노 만 마신다.



카페에서 내다본 풍경들....



화장실 가는 길.
환경 보호를 위해서 인지 화장실이 정원에는 없고
한참 내려가면 있는 무슨 연수원 건물에 있다고 한다.



초록 나뭇잎만 있는 곳에 분홍색 꽃이 돋보이고
하귤도 좋은 경치 만드는데 한몫하고 하얀 꽃도 질세라
앞다투어 피고 있다.




화장실이 있는 건물.
카페에서 한참을 내려왔다.
오는 도중에 경치가 너무 예쁘니 한참 걸어온 것도 용서가 된다.






화장실 건물에서 다른 길로 다시 전망대로 오르는 길.
사용하지는 않는 거 같은 장독대도 있고
떨어진 하귤을 주워 의자에 올려놓은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다시 전망대로 올라왔다.
아까 있던 일가족은 떠나가고 매실나무만 덩그러니 서 있다.



전망대에서 더 높은 산비탈로 올라갔더니
숲도 좋고 수국이 많이 있다.
수국이 필 때도 아주 좋을 것 같았다.


해안에 해무가 끼어 시야가 답답하다.



내려오는 길옆 등나무 꽃이 피기 시작한다.





탐스러운 하귤들...
관광객들에게 구경시켜 주기 위해 새 하귤이 달릴 때까지
수확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귤 나무 아래 있는 철쭉들.
서귀포 와서 이곳을 먼저 왔다면 활짝 예쁘게 핀 꽃을 제대로 감상하였을 텐데
그 시기가 지나 꽃들이 다 져 버렸다.
아깝다.

숨도 안내도.

이곳이 <숨, 도>의 정문이다.
나는 뒷문으로 들어가 앞문으로 나오는 중이다.
나는 처음 "숨도"라고 하기에 섬인 줄 알았다.
*숨, 도*는
작은 제목처럼 "숨이 모여 쉼이 되는 정원>이라고 한다.
숨도의 다른 이름은 "굴림성, 또는 석부작 박물관"이라고 한다
제주의 현무암 돌의 트멍( 구멍의 제주 방언)에 물과 이끼가 쌓이면
그 사이사이에 식물이 자라 지금의 이런 형태가 되었다고 한다.
약 2만 평의 규모에 사철 볼 수 있는 꽃들을 잘 가꾸어 놓은 정원이다.
6~7월에 다녀온 사람들의 글을 보니 수국과 능소화가 멋들어지게 피었다고 한다.
동화 마을과 함께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만일 다시 제주도 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아직 호텔에 들어가기는 이른 시간이고 버스 타고 와보니 멀지 않은 거리이기에
천천히 걸어가기로 했다.
풀 속에서 뱀딸기도 만나고...

와~~~~ 대박이다.
제주에는 땅이 현무암이라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으니
벼농사짓는 논이 없다고 하는데
유일하게 한 곳 있다는 말은 들었다.
걷다 보니 논을 보게 되었다.
사실 이 논을 보고 싶었는데 생각하지도 않게 우연히 만났으니 횡제 한 기분이다.
그 이름 < 하논 >

일단 도로에서 내려다보며 사진 찍고 어디로 내려가는지
내려갈 길을 찾았다.

조금 걷다 보니 큰 나무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큰 나무 앞에 "하논분화구 방문자 센터>가 있는데
문이 잠겨있다.
아마 월요일이라 휴관인가 보다.
문이 열려 있다면 하논에 대한 설명서라도 가지고 올 수 있었을 텐데..


도로에서 수많은 계단을 내려왔다.
보통 분화구는 높은 곳에 있어 오름이라고 하는 데
이곳은 아주 낮은 곳에 있다.

이곳에서 방문자 센터가 85m라고 적혀 있는데
그럼 계단이 85m이겠다.
어쩐지 계단이 많더라.ㅠ

물기가 있는 곳이니 수선화가 아주 싱싱한 모습으로
많이 피어있다.

아직은 모내기할 때가 아니어서 빈 논인데
이달 말쯤이면 모내기하여 보기 좋을 거 같다.


수로에 많은 물이 고여있는 걸 보니 내가 반갑다.
여고 동창생 한 명이 제주도 남자와 결혼했는데
그 친구가 일 년에 한 번씩 쌀 한 가마니를 제주도 시댁에 정기 화물로 보내기에
이유를 물어보니 제주도에는 논이 없어 벼농사를 짓지 않아
며느리인 자기가 많이 보낼 능력이 없으니 일 년에 한 가마니 보내면
그 한 가마니로 일 년 양식한다고 해서 제주도에 논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70년대 그 당시는 쌀 한 가마니도 신혼 살림하는 친구에게 큰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참 착한 친구였다.
이 논을 보니 그 친구가 생각난다.
지금은 제주도 시댁에 쌀 안 보내겠지....
< 친구 선임아, 건강하게 잘 살고 있지?>
살짝 곰보인 친구가 보고 싶다.

이 설명문을 보니 경작할 수 있는 논이 약 26.000평이라고 해서
계산해 보니 130 마지기이다.
(마지기는 옛날 논을 세는 단위로 200평이 1마지기이고
밭은 100평이 1마지기라고 한다. 1평은 3.3 제곱미터,)




걸어오다 보니 이렇게 예쁘게 핀 장미도 보게 된다,
꽃 피는 걸 보니 3주일이 긴 시간인가 보다.
걷기를 정말 잘했다.

내일 아침 공항 갈 버스 시간표를 확인하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서귀포 환승 정류장인 이곳에서 9시 56분 버스를 타야 된다.

이제 떠나야 하는 날 아침이 밝았다.
날씨는 역시 맑음..

이번 여행에서 호텔 마지막 조식이다.
식빵 한 장과 계란 프라이 두 개와 수프와 시리얼들....
그동안 맛있게 잘 먹었다고 인사하고

커피 한잔 마시고....
식사 끝~~~
사장님과 프런트 직원이 섭섭하는 인사를 한다.
몇 번을 이곳에 왔으니 서로 정들었나 보다...


비행기에서 내려 집에 와서도 다음에 언제 갈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몇 달이 지난 지금 이 글을 올리며 생각하니
이번이 마지막 이겠다 싶다.
4주일 이상 지난 지금까지 감기와 코로나로 두문불출하며 집에 있다 보니
자신감이 바닥을 친다.
이제 무슨 낙으로 살까???
4월에 가서 5월에 여행을 마친 이야기를 다녀온 지 4개월이 지나서야
끝을 맺게 되었다.
그때와 계절이 많이 다르니 먼 다른 나라 갔다온 이야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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