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겨울의 행주 산성....( 11월 29일,)
남편이 고향친구와 점심식사 약속이 있다며 나가고
나 혼자 점심을 먹게 되었고 여유 시간이 있다.
요즘 겨울의 안양천은 너무 단조로워 볼 게 없어니
별로 가고 싶지 않아 어디로 갈까 하다 행주산성으로 향했다.
당산 역에서 1082번 광역 버스를 타고 행주산성 버스 정류장에 내리면
행주산성입구에 국숫집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점심을 먹기 위해 들어간 국숫집에는 자전거 의류 아울렛도 있다.
그리고 식당 안에는 자전거 거치대도 마련되어 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모양이다.
고양에서 소문난 맛집이고
TV에 출연했다는 사진도 있다.
사실 요즘은 TV에 출연 안 한 식당 찾기가 더 어려울 지경이다.
점심시간 좀 늦게 갔더니
큰 홀에 손님이 많지는 않다.
이 동네의 국숫집은 가격이 저렴하고
양도 푸짐하여 국수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이다.
나도 적십자 봉사원들과 몇 번 와봤는데
양이 너무 많아 다 먹지 못하고 늘 남겼다.
그래서 나 스스로는 안 오는 곳인데
오늘은 모처럼 들어왔다.
셀프 코너에 간단한 밑반찬들.
비빔국수가 나왔는데
예전처럼 양이 많지는 않고 처음은 밑반찬은 직접 가져다주신다.
비빔국수의 새콤하고 달콤하며 적당히 매워서 아주 맛있게 다 먹었다.
식당 거리에서 약 10분 정도 걸어가면 행주산성
대첩문 앞에 당도한다.
옆에는 주차장이 있다.
우리 집에서 직선거리는 아주 가까운 편인데
거의 20년 만에 온 것 같다.
이곳이 DMZ 평화의 길 시작점이다.
대첩문을 지나 조금 오르면
임진왜란 때 행주산성에서 왜구를 물리친
"권율 장군"동상을 먼저 만나게 된다.
권율 장군은 그 당시 금수저 출신으로 영의정 아들이었고
관직에는 관심이 없고 산과 들을 다니며 무예를 기르는 일에 재미를 부쳤다고 한다.
많이 늦은 45세 나이에 과거에 합격했다고 한다.
그러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어린 시절 갈고닦은 무예로 큰 공을 세웠기에
역사에 오래 기억되는 명장이 되었다.
권율 장군 동상 뒤에는 임진왜란 때
왜적을 물리치기 위해 고군분투한 백성들과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아녀자들이 치마로 돌을 나르는 모습이
새겨진 부조가 있다.
군과 민이 힘을 합쳐 왜구를 물리친 곳이다.
이틀 전에 온 눈과 아직 붉은 잎이 떨어지지 않은 단풍나무의 잎이 어우러져
가을인지 겨울인지 가늠이 안된다.
단풍나무만 본다면 아직 가을이다.
오르막길 오른쪽에 행주산성을 알기 쉽게 설명한 글과 그림이
줄 지어 서 있다.
여유를 가지고 하나하나 읽어보면
역사 공부가 될 것 같다.
먼저 "충장사"로 가는 길로 발길을 옮겼다.
입구에 홍살문이 서 있다.
"행주 대첩비"
여기에 적힌 설명문을 옮겨 적으려고 하니
글자가 풍우에 깎이기도 하였고
글자가 세로로 적혀있어 읽기도 어렵고 너무 길어 포기했다.
충장사 안 쪽 먼 곳에 권율 장군 영정이 보인다.
충장사 앞에서 바라본 모습.
눈이 아직 녹지 않아 완전 겨울 모습이다.
눈 무게에 대나무가 쓰러졌는데 부러지지는 않은 것 같다.
우람하게 큰 목련나무.
이른 봄 목련꽃이 피면 정말 예쁘겠다.
목 백일홍.
지금은 나목이지만 여름 빨간 목백일홍 필 때도 좋겠다.
내년 목련이 필 때이든 목 백일홍이 필 때이든 다시 오고 싶다.
가을일까요?
겨울일까요?
참 애매한 계절이네..
대첩 기념관 오르는 길.
다육이가 예쁘게 피어있다.
오르다 옆으로 보니
한강을 가로지르는 방화 대교가 보인다.
날씨가 맑지 않아 하늘이 우중충하다.
멋진 정자가 있다.
경치는 좋은데 추워서 앉아 여유를 부리지 못했다.
덕양정에서 내려다본 한강.
우뚝 서 있는 행주 대첩비와
예쁜 대첩비각,
대첩 비각 앞에 누군가가 예쁜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날씨가 흐려 먼 곳이 잘 안 보인다.
충의당은 문이 잠겨있어 들어가지 못했다.
소원 자물쇠.
다른 곳과 달리 통일의 바라는 글들이 많았다.
1번 행신역 뒤쪽에 있는 아파트에 큰 아들이 살고 있는 곳이다.
내려오는 길.
올라갈 때는 오른쪽으로 올라갔는데
왼쪽으로 내려오니 여러 가지 조형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행주산성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들도 전시되어 있다.
봄에 다시 오면 살구꽃도 보고
목련도 볼 수 있을 거 같아 봄에 오고 싶어진다.
겨울의 짧은 해가 어느덧 지고
저녁노을이 황금빛으로 밝혀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