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방곡곡

월정사에서 상원사 선재길을 걷다..

쉰세대 2020. 6. 30. 21:30

지난번 평창을 함께했던 동서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때 내가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걷고 싶어 했는데 시간도 없고

사촌동서가 걷기 불편해서 그냥 왔더니 걷지 못한 게 아쉬웠는지 다시 가잔다.

동서는 손자들을 볼보고 있기에 아들식구가 퇴근해서 와야 하기도 하고

오후 늦게 출발하는게 길이 막히지 않는다고

좀 늦게 출발했다.

 

이번의 숙소는 동서 친정동생이 별장용으로 장만해둔 아파트이다.

평소에는 늘 비워두고 있어니 우리가 일박하기로 했다.

숙소 베란다에서 바라본 풍경...

멀리 비닐하우스와 고랭지 배추가 한창이다.

 

 

주차장 입구에서 강원도 찰옥수수를 샀다.

 

주차장이 전나무 숲길 위쪽에 있어 전나무 숲길은 내려와서 걷기로 하고

일단 선재길로 들어섰다.

이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약 9Km 숲길이데 60년대 말 도로가 나기 전부터 스님들과 신도들이 다니던 길이다.

선재길을 걸으며 옛사람들의 생활상과 흔적을 볼 수가 있고 숲길이 아주 좋아 삼림욕 하기가 좋다.

가을이면 단풍도 멋지다고 하는데 그때도 오고 싶다.

 

 

오대산 월정사.

선재길을 갈려면 이 월정사 앞을 지나야 한다.

이 주일 전에 와서 참배했기에 이번에는 그냥 통과하잔다.

 

선재길을 걸어며 상원사까지는 여러 종류의 다리를 수없이 건너야 한다.

돌다리도 있고 징검다리도 건너고 이번엔 나무다리를 건너는 중...

 

이곳도 날씨가 오랫동안 가물어 계곡에 물이 많지 않다.

 

이제부터는 오르막길...

월정사에서 이곳까지는 무장애길이라 편했는데 지금부터는 약간의 오르막도 있고

돌길도 있다.

여기서 상원사까지 7.3Km...

이미 1Km 이상 걸었는 것 같다.

 

계곡으로 내려가 숨도 돌리고 땀도 식히고..

 

너럭바위들이 좋아 쉬면서 누워 찍은 하늘..

푸른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푸른 숲이 너무 좋다.

 

이곳은 날씨가 시원해 감자가 한창이다.

감자꽃 핀 곳이 있었는데 그냥 지나쳤나 보다.

 

무료로 엽서 보내기 이벤트가 잇다.

이곳에서 엽서를 작성하여 우체통에 넣으면 일정한 기간 후 집으로 배달 온단다.

 

이번에는 출렁다리..

선재길의 마지막 다리이다.

 

차를 월정사 주차장에 세워놓고 선재길을 걷고 상원사 참배하고 셔틀버스로 하산을 하려고 했는데

우리가 도착한 오후 2시에는 셔틀버스가 2시간 배차이다.

다른 시간대에는 한 시간 배차인데 이때는 하산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아니면 기사님 점심시간인지..?

버스는 우리가 이곳 도착 10분 전에 출발해버렸고 2시간 가까이 기다리기엔 배도 고프고

서울 올 시간도 늦을 것 같고....

걸어서 내려올려니 다시 2시간 이상을 걸으면 무리가 될 것 같아서

관리하시는 분께 택시를 물어보니 진부에서 택시가 오니까 요금이  4~5만 원이 될 거라고 하신다.

하는 수없이 내려가는 자동차에 부탁하여 운전할 남편이 그 차에 동승하여 월정사 주차장에서

자동차를 가지고 오기로 했다.

마침 내려가시는 분이 태워주셔서 남편은 주차장으로 가고

 

나와 동서는 차가 오기 전에 갔다 오려고 뛰다시피 상원사로 올라갔다.

 

상원사 입구에 들어서면 찻집 아래에 소년이 연잎을 쓰고 앉아있는 조형물이 있다.

다른 때는 물이 흘러가는 모양인데 이날은 물이 흐르지 않았다.

 

일원각 안에 스님께서 큰 지구본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 모습이 있다.

세계평화를 위한 기도를 하시나 보다.

 

상원사 입구.

이곳에 소독기를 설치해놓고 천천히 들어가게 한다.

 

대웅전 앞에는 손소독제와 방명록을 비치해서 이곳에 오는 모든 사람들이

전화번호 등 인적상황을 적게 하고 있다.

 

이 상원사는 문수동자의 상이 모셔져 있다.

문수동자와 문수보살 앞에서 스님께서 불경을 독경하고 계신다.

 

상원사의 동종각.

우리나라 종중에 제일 오래된 상원사의 동종인데 시간이 촉박해서

가까이 가지 못하고 멀리서 찍었다.

 

돌계단이 엄청 많아 올라갈 적에 야간 돌아서 옆길 비탈길로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이때는 자동차가 와서 기다릴까 봐 돌계단으로 내려왔는데

돌계단이 엄청 많다.

 

남편이 가져온 자동차로 내려오는데 월정사를 1Km쯤 남겨놓고 행사요원들이

3~4시까지 교통통제를 하는데 그 이유가 걷기 행사가 있다고 한다.

우리 차가 일등으로 잡혔는데 그때 시간이 3시 3분이다.

1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니 얼른 내려가서 월정사 전나무길을 걷자고 동서와 내려가는 중

올라올 때 없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조형물을 임시로 설치되어 있어 동서와 한컷 찍고....

 

아직 선재길을 걷고 있는데 걷기 행사를 하시는 분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분들이 지나가시고 잠시 후 길이 풀렸다고 전화가 왔다.

우린 아직 월정사도 못 왔는데...

아직 4시가 안되었는데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했더니

걷기 행사하는 스님께서 길을 막고 있는 행사요원에게 길을 열어주라고 하셨단다.

지방 자치 요원들이 과잉충성으로 길을 막았나 보다...

그래도 이곳까지 온 게 아까워서 전나무 숲길을 걸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진다,

어쩔 수 없이 전나무 숲길은 또 포기해야만 했다.

전나무 숲길이 나를 거부하나 보다.. 힝

 

오늘도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찾아온 부림 식당...

산채정식을 주문했더니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많은 나물과 반찬이 나왔다.

식탁 아래 손뜨개를 한 하얀 식탁보가 청결함을 자랑한다.

음식도 깔끔하고 맛도 좋고 시장하기도 하고... 꿀맛...

 

동서의 친정식구들이 강원도에 세컨드 하우스를 장만한 덕분에 우리가 잘 이용했다.

호텔이나 전문 숙박업소가 아니기에 갈 때는 우리들이 사용할 침구와 세면도구를 챙겨서 가니

그분들에게 덜 미안하게 지내다 올 수가 있어 좋다.

이번에도 전나무 숲길을 못 걷고 오니 동서가 다음에 또 가서 꼭 걷자고 한다.

이렇게 챙겨주는 동서가 고맙다.

사실 전나무 숲길은 월정사 아래쪽으로 1Km 정도 되는 짧은 거리이다..

은근히 오기가 생기네...

세 번을 이곳에 왔는데 한 번도 걷지를 못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