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서...1
음력 시월이면 조상의 산소를 찾아가서 그 넋을 기리는 묘사 (시제)를 지내는 풍습에 따라
시댁에서도 항상 연례행사로 이맘때면 묘사를 지낸다,
먼길 혼자 운전하고 가는 남편이 지루하기도 할것이고
여자들이 같이 가서 챙겨도 줘야하기때문에 가능하면 동행을 한다,
열심히 갔건만 길도 멀고 가을 해도 짧아 고향집에 도착하니 어둠이 내려앉았다,
빈집 청소하고 저녁해서 먹고 밖으로 나오니 시월 초아흐레 달이 제법 밝다.
사람이 없어 따지않은 감이 나무에 매달려 달빛에 빛난다,
다음날 11월 17일,
시댁 옆동네인 삼가면 장날이다,
매달 2일. 7일이 장날이라 여러가지 필요한것도 구입하고 시골 장 구경도 할겸 나갔다.
요즘 묘사철이고 가을 추수한지 얼마되지않아 장에 농사지어 가지고 나온 농산물도 많고
장을 보러나온 손님도 많다,
이렇게 심심산골인 이곳에도 통닭집이 생겼다,
이곳 어르신들 손님보다 도시에서 고향에다니러 온 손주들 덕분에 장사가 될것같다,
이집을 보니 아역 유승호 출연의 "집으로" 라는 영화가 생각이 난다.
이곳 합천은 삼천포가 가까워 생선이 싱싱하고 맛이 있다,
그래서 나도 갈치를 네마리 샀다,
장에 물건을 팔러오신분이나 구매하러오신분들은 모두 허리가 굽으신 어르신들이다.
마음이 편하지 않다.
장에 오면 국밥을 먹어야하는데 할일이 많아 한번도 여유있게 먹어보지 못했다,
시댁 마당에서 스마트 폰으로 당겨서 본 황매산삼봉.
정 중앙에 있는 봉우리 세개가 삼봉인데
황매산 정기를 이곳으로 총 결집하여 세사람의 현인이 태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곳으로
누구나 이 세봉우리를 넘으면서 지극정성으로 기원한다면
본인이나 후손들중 훌륭한 현인이 날 것이라고 믿는다,
몇년전 이 삼봉을 넘을때 본 글인데 나는 정성이 부족했나보다,
큰댁 마당에서 본 황매산과 황매삼봉...
그냥 찍으니 멀어서 잘 안보인다.
시조부님과 시백부님이 사셨던 큰댁,
앞건물이 사랑체, 뒷 건물이 안채..
얼마전에 사촌시동생이 거금을 들여 수리와 칠을 다시해서 새집이 되었다.
참 단아하다,
안채대청마루 에서 대문쪽을 바라본 정경.
사랑채와 앞산이 보인다,
옛날 내가 결혼해서 올때만해도 부속건물이 많았는데 지금은 다 정리하고
광(창고)과 이 건물만 있다,
황매산으로 가는 도중 어느농가에 열려있는 모과..
너무 많이 달려 꽃처럼 예쁘다.
황매산을 오르는 도중 멀리 보이는 황매삼봉,
예로부터 황매산은 수량이 풍부하고 온화한 기온으로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고,
전체적으로 풍요로움을 뜻하여 황매산에 들어오면 굶어죽진 않는다고 전해진다.
몇년전만 해도 황매산이라고 하면 철쭉꽃으로 유명세를 탔는데
요즈음은 억새 도 많이 알려져서 전국에서 많이들 찾아오신다.
우리가 간 이때는 살짝 늦어서 억새가 많이 날아가버리고
내년 철쭉을 잘 피우기위해 억새 제거 작업을 하고 있었다,
황매삼봉을 배경으로 옆지기도 한장 찍고....
황매산 정상가는길..
내년 봄을 기약하며 철쭉이 꽃봉우리를 키우고 있다.
철쭉제단이 이곳으로 옮겨져 있다.
철쭉군락지에 있는 멋진 소나무.
담장이 멋진 이집은 남편의 친척댁으로 옛날 박철수 감독의 영화 "학생부군신위"를 이집에서 촬영했다.
영화를 1995년 겨울 2개월 동안 이댁에서 촬영을 했는데
우리 시어머니께서 생전 처음 영화촬영하는걸 보셨다고 이야기 하신다,
그리고 이집 주인이신 친척 아저씨께서도 몇장면 출연하셨고
온동네사람들이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작은 시골동네에 영화를 촬영을 했어니 그당시에 엄청나게 큰 사건(?)이었다고 한다,
박철수 감독이 영화에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든중 이담장이 너무 마음에 들어 이곳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후일 박철수 감독이 KBS의 "그곳에 가고싶다"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집을 다시 방문하여
이 집 주인이신 아재와 같이 담소도 나누시고 하는게 방송되기도 했었다
이집도 주인인 집안 시동생은 서울과 부산에 살고 사랑채에선 관리인만 살고 있다.
주인없는 집 에 열린 산수유가 담 너머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듯 하다.
영화 포스터와 출연진들..
이장면이 두번째 사진 대문앞이다.
검색을 하다 어느분의 카페에서 캡쳐한 사진.
그해 제 32회 백상예술대상에 박철수 감독은 감독상과 작품상까지 받았는데
흥행에서는 그리 성공하지 못한것 같다.
너무 예술작품이라서 일반인들이 이해가 하기가 어렸웠던것 같기도 하다.
추수가 끝난 시골풍경은 황량하고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일년에 두번씩 오면 봄에는 오가는 길목에 새싻과 예쁜꽃들이 반겨주면 모든게 희망 차 보이고
요즘은 넓고 빈 논과 밭이 우리를 맞이하면 아~또 한해가 저물어 가는구나 하고 마음이 허전하다,
올 한해도 모든 농부들의 뜨거운 땀방울 덕분에 더 수확이 풍성했겠지.
모든 농부 여러분 감사합니다,^^~